[시승기]볼보, 더 뉴 V40 ‘서울에서 남해까지 평균연비 20.1km/ℓ’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8-20 08:03 수정 2016-08-21 23:0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와 통영대전고속도로를 지나 남해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경남 남해군에 위치한 독일마을까지 약 5시간 30분, 380km를 달렸다.

국토를 종단하는 코스 대부분은 ‘제한 속도 준수’, ‘졸면 죽는다’ 두 가지 잔상만을 남긴 길고 지루한 고속도로에서 여정의 약 80%를 보냈다. 도심의 익숙한 정체를 시작으로 국도의 낯설지만 마음을 정화시키는 풍경을 끝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볼보자동차의 프리미엄 해치백 V40의 계기판 평균연비는 20.1km/ℓ를 기록했다.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드리워진다. 그렇게 달렸건만 기름도 아직 절반 가까이 남았다. 뒷자리 승객들이 “목이 너무 불편하다”는 볼멘소리를 했지만 잘 들리지 않는다. 센터페시아 상단 다양한 차량 정보와 내비게이션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는 터치식이 아니라 큰 쓸모가 없었지만 없는 것 보단 나은 것 같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접근했다. 짐을 실을 공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 역시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부분변경을 통해 최신 트렌드가 적극 반영된 전면부 디자인은 V40의 인상을 더욱 역동적이고 고급스럽게 변화시켰다. 2.0리터 싱글터보 디젤엔진은 정부공동고시 복합 16.0km/ℓ로 1등급 평가를 받고도 실연비는 이 보다 3~5km/ℓ가 더 높아 연료 효율성 부분은 특히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사실 이 부분 V40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디젤엔진 특유의 풍부한 토크로 부족함 없는 주행패턴을 보이고 변속기 레버를 왼쪽으로 ‘툭’ 치면 간단히 스포츠 모드로 전환돼 보다 높은 엔진회전영역을 폭넓게 활용해 볼 수 있다.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V40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V40’을 출시하고 공식 판매에 돌입했다. 가장 큰 특징은 올 뉴 XC90을 통해 선보인 새로운 볼보자동차 아이언마크, 세로 그릴, ‘토르의 망치’ 헤드램프가 적용된 부분. 이를 통해 이전 모델보다 한층 더 다이내믹해진 인상을 느낄 수 있다.

볼보 V40의 차체는 전장×전폭×전고의 크기가 각각 4370×1800×1440mm로 현대차 i30(4300×1780×1470)와 비교해 전고는 더 낮고 전체적으로 조금씩 더 크다. 실내공간을 가늠하는 휠베이스는 i30가 2650mm로 V40보다 5mm더 여유롭다.
실내는 기존과 동일한 모습으로 동급의 경쟁모델과 비교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부분이 특징이다. 단순하지만 볼보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직관적이라 사용할수록 편리함을 더한다. 상단 내비게이션 기능을 포함한 디스플레이는 비교적 우수한 시인성과 다양한 차량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터치식이 아니라 불편하고 메뉴를 선택하는 과정이 직관적이지 못한 구조는 아쉽다.

실내에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계기판 디자인으로, 디지털로 이뤄진 계기판은 차가 좀 더 젊어졌다는 느낌을 어필한다. 속도계 중앙에 배치된 정보 창에는 도어 열림 표시를 비롯한 각종 차량 정보가 표시된다.
계기판 디자인은 중앙 속도계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회전계와 에코게이지 등이 세로 형태로 표시됐다. 양옆의 게이지는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주행모드는 엘레강스와 에코, 퍼포먼스 등 3개로 나뉜다. 상황에 따라 계기판 디스플레이가 다채롭게 변하지만 동력성능의 변화는 없는 디자인적 요소만 발휘할 뿐이다.

2열은 성인이 오랜 시간 앉아 있기에는 불편하다. 시트 포지션 또한 1열에 비해 조금 높아 답답함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툭 튀어나온 헤드레스트 구조로 인해 장시간 탑승 시 부담스럽다. 다만 열리지는 앉으만 광활한 크기의 파노라마루프는 확 트인 개방감을 줘 탑승자를 조금 위로했다.
V40은 볼보의 최신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국내는 디젤 엔진인 D3와 D4, 가솔린 엔진인 T5 세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시승차는 직렬 4기통 싱글터보 디젤엔진을 얹어 신연비 기준 복합 16.0km/ℓ(도심 14.3km/ℓ, 고속 18.8 km/ℓ)의 1등급 연비 효율을 자랑한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32.6kg.m를 발휘해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비교적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초반 가속력이 좋고 중고속 영역에 이르기까지 엔진의 부족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여기에 맞물린 6단 자동변속기는 낮은 단수에서 약간의 변속충격이 느껴지는 것을 제외한다면 전영역에서 기본에 충실한 실력을 발휘하며 차체 중량 대비 고속에서도 꽤 안정적이다.
한편 볼보 V40은 지난 2012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지난 6월까지 총 30만6861대가 팔린 볼보자동차 인기 모델이다. 최근 2년 연속 국내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볼보자동차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어온 주요 전략 모델 중 하나로, 출시 이후 지난 6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는 총 1914대를 기록했다.

더 뉴 V40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3670만~443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