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스마트폰 처럼 자동차도 충전하는 시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7-17 09:00 수정 2016-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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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마리나 클럽 & 요트에는 오후에 있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IONIQ electric)’의 미디어 시승회를 앞두고 삼삼오오 기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상품설명을 앞둔 회의장 전면 스크린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TV CF가 흘러나와 시선은 자연스럽게 스크린으로 향했다.

가필드(Garfield)를 닮은 능청스런 고양이 캐릭터의 등장. 그리고 이어진 “자기 전에 충전이나 해야겠다”는 한마디.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도 충전하는 시대’가 어느 틈에 일상으로 다가왔음을 말한다. 새로운 에너지 시대로 자동차는 발전하고 현대차는 그 대표주자로 아이오닉을, 구체적으로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내세웠다.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열린 ‘2016 국제전기차 엑스포’를 통해 최초 공개되고 지난달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복합주행거리 191km의 국내 출시 전기차 최장 거리 달성이 특징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정부로부터 인증 받은 191km는 국내에 정식 판매되는 전기차들 보다 짧게는 43km, 길게는 100km 더 우수한 수준이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도심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06km로, 국내 전기차 중 처음으로 200km 고지를 밟은 전기차라는 타이틀 역시 얻게 됐다. 현대차는 기존 전기차들의 최대 단점이던 짧은 주행 가능거리에 대한 해답을 자사 최초의 첫 양산형 전기차로 찾아갔다.

여의도를 출발해 신사역과 영동대교 남단을 지나 강변북로를 타고 올림픽대로에 위치한 카페 스테이지 28에 이르는 편도 29.09km를 약 1시간 동안 달렸다. 코스는 도심 정체 구간과 일반 주행, 고속 주행이 고르게 포함돼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행성능을 가감 없이 평가해 볼 수 있었다.
먼저 외관은 앞서 출시된 아이오닉의 첫 번째 모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는 전면부 그릴이 매끄럽게 다듬어져 공기역학성을 고려한 모습으로 변경되고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 LED를 더한 부분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또한 휠 에어커튼과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범퍼 하단부는 액티브 에어플랩과 언더 커버를 적용하는 등 전기차의 특징과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강조됐다. 이를 통해 각종 저항을 줄이는 디자인 적용으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공기저항계수는 0.24Cd를 달성해 주행거리 향상에 힘을 보탰다.

실내 디자인은 전체적인 구조를 하이브리드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스틱형 변속레버 대신 버튼형 전자식 변속레버, 3가지 주행모드에 따라 변하는 계기판,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 패들시프트 등의 신규 탑재로 조금씩 변화된 모습이다. 작은 물건들을 수납할 공간은 더 늘어났고 고급감은 높아졌다.
현대차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88kW, 최대토크 295Nm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119마력, 30.1kg.m 정도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28kWh의 고용량 리튬이온 폴리머배터리가 맞물렸다. 50kW 급속충전기로는 약 30여분, 완속 충전 시는 4시간 25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정도면 스마트폰과 유사한 수준이긴 하다.

알고는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생김새로 어색한 동작과 반응을 유발하는 버튼형 전자식 변속버튼을 ‘D’ 모드에 놓고 천천히 오른발에 힘을 덜했다. 전기모터의 ‘윙윙윙’ 소리와 함께 차체는 천천히 전진한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동일한 주행감이다. 과거 일부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시승에서 경험했던 가속페달을 밟아야만 전지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차이’ 일 뿐 좋고, 나쁨의 평가는 할 수 없었다. 다만 아이오닉의 방식이 내연기관에 좀 더 가까워 전기차에 대한 이질감은 덜했다.

주행모드는 노멀, 에코, 스포츠 등 3가지를 선택 할 수 있고 각 모드에 따라 계기판 디자인 변화와 공조장치, 회생제동량의 증가감 폭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재밌는 부분은 운전대 넘어 패들쉬프트가 눈에 띈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기어 단수를 조작하는 역할을 했다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패들쉬프트는 회생제동량을 조절한다. 역할이야 어떻든 느낌은 내연기관과 다르지 않아 좌측 버튼을 누르면 감속량이 증가하며 쉬프트다운, 우측 버튼은 감속량 감소와 함께 쉬프트업과 동일한 느낌이다.
전기차의 특성상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정지 상태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중고속에 이르기까지 부드럽지만 빠른 가속성을 발휘해 스포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10.2초(노멀 모드 기준) 이내에 도달할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165km/h에 이른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앞서 출시된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오히려 더 만족스럽다. 적당한 무게감을 더한 운전대 반응은 물론 중고속에 이르기까지 부족함 없는 토크, 의도보다 조금은 민감했던 제동성능, 언제나 정숙했던 실내 등 아쉬운 부분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60여분 시승에서 각종 버튼과 아쉬움 없이 전기를 끌어다 썼던 결과 시승 마무리 계기판 연비는 7.4km/Kwh를 기록했다. 이날 동일한 코스를 달린 기자들 중 가장 높은 연비는 10.2km/Kwh를 보였다. 이런 수준이라면 주행 가능거리는 확연히 줄어든다. 다만 이번 시승을 통해 결국 충전에 대한 걱정만 덜 한다면 전기차의 주행감은 일반 내연기관의 것을 충분히 만족시켜 줄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운전석만 부분적으로 냉난방을 실시하는 운전석 개별 공조, 차량의 운동에너지 일부를 다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회생 제동 시스템 등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들도 적용하고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LKAS),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등의 다양한 안전사양을 적용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가격은 주력 트림인 N트림이 4000만원, Q트림이 4300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전국 지자체별 전기차 민간 공모에서 정부 지원금 혜택을 받게 되면 2500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진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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