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 시공사 현대산업개발 압수수색

광주=이형주 기자

입력 2021-06-17 03:00:00 수정 2021-06-1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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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서울 본사 전산실 등 3곳 압색
철거지시-불법하도급 묵인여부 조사
현장 감독 안한 감리자 영장 신청
5·18단체 ‘공사 관여 前대표’ 사과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4구역 5층 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가 16일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HDC) 본사를 압수수색을 마친 후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1.6.16 /뉴스1 © News1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의 사고 원인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학동재개발구역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전산실과 건축부서, 안전부서 등 3곳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전문수사관 등 13명을 보내 각종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재개발구역 철거 공사를 한솔기업에 맡겼는데, 한솔기업은 다시 백솔건설에 재하청을 줬다. ‘철거왕’으로 불리는 이모 전 회장이 운영하는 다원그룹의 다원디앤씨 등도 철거 과정에 참여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참사 이후 “불법 하도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측이 불법 하도급 계약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철거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는지 등도 경찰의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붕괴된 5층 건물 철거 공사 당시 현대산업개발 측 직원이 ‘분진 민원이 발생하니 물을 많이 뿌리라’는 지시를 해 평소보다 2배 정도의 살수 펌프가 동원됐다”는 백솔건설 측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5층 건물의 위층부터 철거하기로 되어 있는 해체계획서를 보지도 않고 아래층부터 철거가 진행되는 것을 현장에서 관리감독하지 않은 감리자 A 씨에 대해 건축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1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감리 지정 절차와 건물 해체계획서 작성 과정 등에 위법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감리일지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15일 굴착기 기사인 백솔건설 대표 B 씨와 현장 공사 책임자 C 씨 등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 C 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17일 오전 11시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전현직 공무원 등 일부 유력 인사가 재개발구역 2282가구 중 잔여 가구 분양권을 할인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다만 경찰은 “분양권 할인 의혹은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재개발공사 등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 수사가 시작되자 13일 오후 6시 22분 미국으로 출국한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D 씨의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 D 씨가 대표를 맡았던 5·18 관련 단체는 16일 사과문을 내고 “5·18 유공자라는 명예는 무한한 도덕적 면책 특권이 아니다. 국민들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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