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터쇼 현장]여전히 ‘씽씽’… 100년 넘은 프랑스산 클래식카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8-10-01 11:19 수정 2018-10-01 11:45
파리 한복판에 위치한 콩코르드 광장. 1792년 프랑스 혁명이 발발한 역사적인 장소인 만큼 언제나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지난달 30일 이른 아침부터 광장은 유난히 북적거렸다. 보통 파리 여행 코스로 콩코르드 광장을 둘러본 뒤 샹젤리제 거리를 거쳐 개선문으로 향하는데 마침 이날은 평소 보기 힘든 클래식카 퍼레이드와 전시가 열리면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 발길을 붙들었다.
이번 행사는 ‘파리모터쇼 12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마련됐다. 여기에는 프랑스 자동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클래식카와 모터사이클 230대가 총동원됐다.
프랑스는 초창기 현대식 자동차 산업을 개척한 국가다. 특히 파리와 리옹은 19세기 말 유럽 전체를 통틀어 독일 바덴 비텐베르크(Bade-Wurtenberg)와 함께 자동차 산업이 발달된 도시로 꼽힌다. 리옹 앙리 말라르트르 자동차박물관에 따르면 현재는 르노·푸조·시트로엥이 프랑스 완성차 업체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시기 프랑스에서는 130개의 자동차 메이커가 있었다.
프랑스 업체 중 가장 대표되는 시트로엥은 1919년 모델 트랙션 아반트(Traction Avant), 2CV, DS, 메하리(Mehari), CX 등과 새로운 C5 에어크로스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25 개 이상의 아이콘 모델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르노는 자체 수집한 모델 약 30대의 차량을 전시했다. 퍼레이드는 과거에 많은 자동차 쇼를 개최 한 샹젤리제와 그랜드 팔레스를 포함 해 파리의 많은 상징적 장소를 통과했다.
이날 행사에는 개인 소유 클래식카가 상당수 포함됐다. 파리 시민 미쉘 르모네(Michel lemoine)도 직접 개인용 클래식카 1955년식 푸조 403 컨버터들을 들고 축제를 즐겼다. 403은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첫 번째 푸조다. 1468cc 58마력 엔진에 최고속도 시속 136km를 내는 이 차는 각종 랠리에 출전하면서 내구성까지 인정받았고 출시 후 12년간 110만 대가 팔리면서 푸조 전성기를 이끌었다. 유럽 클래식카 시장에서 403 가격대는 옵션과 관리 수준에 따라 5억 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
미쉘 르모네(사진)는 “파리는 현대식 자동차 산업을 이끈 나라였지만 2차 세계대전 여파로 인해 급격히 내리막을 걸었다”며 “옛 영광을 간직하기 위해 프랑스 클래식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곁에만 두고 있던 클래식카를 파리모터쇼를 통해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광장 한쪽에서는 모터사이클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푸조 모터사이클은 쌍용자동차 모회사인 인도 마힌드라가 인수하기 전까지 116년 역사를 자랑한 대표 제조사였다. 배기량 50㏄ 스쿠터부터 엔진 자전거 모페드, 400㏄ 삼륜차까지 연식별로 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제품군이 광장 주변을 메웠다. 여기에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푸조 전기 스쿠터도 전시돼 인상적이었다.
한편, 10월초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와 격년으로 개최되는 파리모터쇼는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다. 이 전시회는 1898년 시작돼 햇수로 120년을 맞았다. 오는 2일(현지 시간) 언론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파리=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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