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車업계 불어 닥친 ‘정권교체’ 바람… 신임 사장 대거 등판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7-12-29 09:00 수정 2017-12-29 12:18
2017년은 그야말로 격동의 해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후속 조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정부와 재계 실세들이 연일 이슈를 몰고 다녔다. 이런 가운데 조기대선이 치러져 정권교체까지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운 수장에 오르면서 대한민국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이 변화는 산업 전반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특히 CEO 교체가 눈에 띈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신임 CEO를 중심으로 각 업체별 현황을 짚어봤다.
○ 새 수장 맞은 ‘한국닛산·인피니티코리아’… 엇갈린 운명
캐시카이와 Q50 디젤의 판매 정지는 한국닛산과 인피니티코리아에게 큰 손실이었다. 캐시카이는 소형 SUV 인기에 힘입어 상승세였고 Q50 디젤은 인피니티 브랜드 내에서 유일하게 1700대(전체의 약 60% 비중) 넘게 팔리는 주력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임한 허성중 신임 사장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을 법하다. 두 달 뒤에는 강승원 영업부문 부장이 인피니티코리아의 새 대표에 올랐다.
○ ‘악몽’ 겪은 아우디·폴크스바겐… 새 그룹총괄 부임 후 판매재개 가시화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가운데 국내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전면에 나섰다. 지난 5월 독일 본사로부터 인증 담당 이사 2명을 영입해 내부 인증 체계를 강화한 것. 회사는 당시 요한 헤겔 이사와 마틴 바 이사를 임명해 차량 재인증과 신규 인증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판매재개는 아우디코리아가 스타트를 끊었다. 정부 인증이 가장 먼저 완료된 스포츠카 ‘신형 R8 V10 플러스 쿠페’를 내놓았다. 특히 이 모델은 2억49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 달 무려 33대가 팔렸다. 구형이 팔리던 작년 한 해 판매량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법 위반 여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판매재개를 기다려온 소비자들의 갈증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 ‘철수 논란’ 한국GM… 신임 사장 나섰지만 ‘불씨 여전’
결국 신임 사장이 철수설 불식에 나섰다. 내년 신차로 신형 에퀴녹스 투입 계획을 밝히고 흑자전환 의지를 표명한 것. 하지만 철수설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GM은 올해 실적 부진과 수출 감소, 이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 노사 갈등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에 있는 GM 본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추진 중인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국내 철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철수설과 노사 갈등 등 회사 내부 이슈도 실적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불안한 회사 사정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샀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GM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까지 타결되지 않은 상태다. 노사 간 이견이 여전한 상태로 노조는 내달 총파업을 예고했다.
○ 르노삼성,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 선임… 성장 불구 ‘과제 산적’
퇴임한 박동훈 전임 사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개인적인 이유라고 발표했지만 갑작스러운 행보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올해 부진했던 회사는 급작스러운 ‘정권교체’로 더욱 어수선해진 모양새다.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은 미래차 개발에 중점을 둔 르노그룹의 중기 전략에 맞춰 르노삼성의 저력과 그룹 역량을 접목한 새로운 비전을 설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BMW코리아, 내년 한상윤 사장 체제 가동… 김효준 사장은 회장에
후임 사장으로 부임하는 한상윤 법인장은 지난 2015년까지 BMW코리아에서 세일즈 부문을 이끌었다. 이후 독일 본사 발령으로 BMW말레이시아 법인장에 올랐다. 당시 한국인이 처음으로 해외법인 수장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업계는 내년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이 가세하는 가운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수입차 판매 1위가 유력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성적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상윤 신임 사장은 과열 조짐이 보이는 시장 속에서 벤츠를 따라잡고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의 도전을 물리쳐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또한 인증 서류 조작으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특히 CEO 교체가 눈에 띈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신임 CEO를 중심으로 각 업체별 현황을 짚어봤다.
○ 새 수장 맞은 ‘한국닛산·인피니티코리아’… 엇갈린 운명
허성중 한국닛산 사장
올해 가장 먼저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업체는 한국닛산이다. 지난 2월 1일 허성중 신임 사장이 대표직에 올랐다. 전임 타케히코 키쿠치 사장은 작년 12월 말 사임했다. 당시 업계는 대표 사임을 문책성 인사로 내다봤다. 닛산 캐시카이와 인피니티 Q50 디젤 등 2개 차종이 배출가스·인증서류 조작으로 판매가 정지됐고 과징금까지 부과 받았다. 이로 인해 타케히코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분석했다.캐시카이와 Q50 디젤의 판매 정지는 한국닛산과 인피니티코리아에게 큰 손실이었다. 캐시카이는 소형 SUV 인기에 힘입어 상승세였고 Q50 디젤은 인피니티 브랜드 내에서 유일하게 1700대(전체의 약 60% 비중) 넘게 팔리는 주력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임한 허성중 신임 사장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을 법하다. 두 달 뒤에는 강승원 영업부문 부장이 인피니티코리아의 새 대표에 올랐다.
닛산 캐시카이
주요 모델 1개 차종이 각각 판매 정지된 상황에서 두 브랜드의 실적은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한국닛산은 상품성을 개선한 알티마를 앞세워 올해 1~11월 누적 판매대수 5827대를 기록했다. 지난해(5206대)보다 11.9% 증가한 실적으로 캐시카이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반면 인피니티코리아는 신차 Q30을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Q50 디젤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하반기엔 상품성을 개선한 Q50S 하이브리드를 출시했지만 이 역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달까지 판매대수는 2454대로 작년(3043대)보다 19.4%나 감소했다.인피니티 Q50
실적 방어에 성공한 허성중 사장은 지난 2005년 인피니티에 입사해 한국과 호주, 필리핀 등 다양한 시장에서 영업과 마케팅 직책을 담당했다. 강승원 대표는 인피니티 호주 대표로 임명된 이창환 전임 대표에 이어 인피니티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악몽’ 겪은 아우디·폴크스바겐… 새 그룹총괄 부임 후 판매재개 가시화
르노 코네베아그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그룹총괄 사장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에게 올해 국내 시장은 악몽 그 자체였다. 지난 2015년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과 서류 위조 사실이 적발되면서 주력 차종이 대부분 판매 정지됐기 때문이다. 특히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올해 국내 판매 ‘0대’의 수모를 겪었다. 아우디는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마찬가지로 주력 모델 대부분이 판매 정지됐지만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차종을 중심으로 총 919대를 팔 수 있었다.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가운데 국내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전면에 나섰다. 지난 5월 독일 본사로부터 인증 담당 이사 2명을 영입해 내부 인증 체계를 강화한 것. 회사는 당시 요한 헤겔 이사와 마틴 바 이사를 임명해 차량 재인증과 신규 인증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우디 신형 R8
이후 9월에는 르네 코네베아그 전 아우디홍콩·마카오 사장이 신임 그룹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르네 사장은 현재 마커스 헬만 공동 총괄사장과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판매재개 활동은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속도가 붙었다. 이런 가운데 한 달 뒤엔 슈테판 크랩 신임 사장이 임기가 만료된 토마스 쿨 사장에 이어 폴크스바겐코리아 대표직에 올랐다. 과거 국내에서 마케팅을 총괄했던 인물로 국내 영업 및 마케팅 강화 의지를 엿볼 수 있다.판매재개는 아우디코리아가 스타트를 끊었다. 정부 인증이 가장 먼저 완료된 스포츠카 ‘신형 R8 V10 플러스 쿠페’를 내놓았다. 특히 이 모델은 2억49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 달 무려 33대가 팔렸다. 구형이 팔리던 작년 한 해 판매량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법 위반 여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판매재개를 기다려온 소비자들의 갈증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폴크스바겐 아테온
아우디의 기세를 엿본 폴크스바겐은 TV광고와 소셜미디어 이벤트, 업계 관계자 해외 출장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이며 이미지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내달 신차를 선보이고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재개에 나설 전망이다. 일부 영업점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신차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입차협회는 시장 전망을 통해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가세로 내년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법을 어긴 두 업체에 대한 시장 전망이 긍정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추세대로라면 ‘디젤게이트’ 사태는 과거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처럼 미화될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철수 논란’ 한국GM… 신임 사장 나섰지만 ‘불씨 여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가운데)
한국GM은 지난 9월 카허 카젬 전 GM인도 사장을 새로운 CEO로 맞았다. 카허 카젬 사장은 자동차 생산과 사업운영 분야 등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다. 때문에 전문경영인 출신 제임스 김 전임 사장과는 다른 이력으로 주목 받았다. 반면 인도에서 GM 철수 작업을 이끌었던 신임 사장의 경력은 그동안 불거진 국내 철수설을 더욱 증폭시켰다. 결국 신임 사장이 철수설 불식에 나섰다. 내년 신차로 신형 에퀴녹스 투입 계획을 밝히고 흑자전환 의지를 표명한 것. 하지만 철수설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GM은 올해 실적 부진과 수출 감소, 이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 노사 갈등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에 있는 GM 본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추진 중인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국내 철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쉐보레 신형 크루즈
한국GM은 올해 1~11월 내수 시장에서 총 12만525대를 팔았다. 작년에 비해 무려 25.6% 감소한 성적이다. 야심차게 선보인 신형 크루즈의 부진과 주력 모델 경쟁력 저하가 실적을 끌어내렸다. 수출 역시 5.9% 줄어든 35만8533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실적은 11.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철수설과 노사 갈등 등 회사 내부 이슈도 실적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불안한 회사 사정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샀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GM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까지 타결되지 않은 상태다. 노사 간 이견이 여전한 상태로 노조는 내달 총파업을 예고했다.
○ 르노삼성,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 선임… 성장 불구 ‘과제 산적’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0월 회사 성장을 이끈 박동훈 사장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대표로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을 맞았다. 시뇨라 신임 사장은 지난 1991년 르노그룹에 입사해 금융 분야 전문가로 성장한 인물이다. 르노삼성은 새로운 사장이 본사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전략 수립과 신차 배정 등 관련 업무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임한 박동훈 전임 사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개인적인 이유라고 발표했지만 갑작스러운 행보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올해 부진했던 회사는 급작스러운 ‘정권교체’로 더욱 어수선해진 모양새다.
르노삼성 QM6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 실적은 성장했지만 저조한 내수 실적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계획했던 신차 도입이 무산됐고 SM6와 QM6 등 주력 모델들이 가파른 판매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노조 임금 문제는 순조롭게 넘겼지만 여전히 성장 동력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사내 성희롱 관련 법원 판결까지 나오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 받고 있다. 다양한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신임 사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은 미래차 개발에 중점을 둔 르노그룹의 중기 전략에 맞춰 르노삼성의 저력과 그룹 역량을 접목한 새로운 비전을 설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BMW코리아, 내년 한상윤 사장 체제 가동… 김효준 사장은 회장에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BMW코리아를 이끈 김효준 사장은 내달 1일부로 회장에 취임한다. 후임으로는 한상윤 현 BMW말레이시아 법인 총괄이 내년 3월 1일부터 신임 사장에 오른다. 회사는 회장에 오르는 김효준 사장이 기존 대표직을 유지하고 신임 사장은 사업운영 전반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윤리경영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팀을 신설해 임원급 업무 책임자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상윤 BMW코리아 신임 사장
수입차 한국법인이 회장직을 두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이는 김 사장에 대한 BMW 본사의 신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회장직과 함께 임기 2020년까지 대표이사직도 그대로 이어진다. 여기에 겸직하고 있는 BMW그룹 수석사장 자리도 변함없이 유지된다.후임 사장으로 부임하는 한상윤 법인장은 지난 2015년까지 BMW코리아에서 세일즈 부문을 이끌었다. 이후 독일 본사 발령으로 BMW말레이시아 법인장에 올랐다. 당시 한국인이 처음으로 해외법인 수장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업계는 내년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이 가세하는 가운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수입차 판매 1위가 유력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성적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상윤 신임 사장은 과열 조짐이 보이는 시장 속에서 벤츠를 따라잡고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의 도전을 물리쳐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또한 인증 서류 조작으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BMW 신형 X3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비즈N 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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