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승기]마세라티 2018년형 콰트로포르테·기블리·르반떼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12-20 06:53 수정 2017-12-20 08:21
이탈리아 최고급 자동차 메이커 마세라티가 내년 한국에서 주력으로 판매할 2018년형 콰트로포르테·기블리·르반떼를 한꺼번에 만나봤다. 3개 차종을 합한 가격은 무려 5억 원에 달한다. 한 차종만 따져도 최소 1억 원이 넘는다. 범상치 않은 녀석들이다.
최근 마세라티는 국내 럭셔리 시장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마세라티 수입사인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에 따르면 지난해 1200대 수준으로 팔렸는데 올해는 2000대 돌파가 예상된다. 지난 6일 ‘2018 올 모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 참석한 루카 델피노 마세라티 아시아중동 세일즈 담당은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미국·독일 다음으로 판매 점유율이 높은 국가”라며 “마세라티의 글로벌 성장을 이끈 중요한 요충지”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에는 콰트로포르테·기블리·르반떼 역할이 컸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가 가세하면서 마세라티는 한국 시장에서 더욱 관심을 받게 됐다. 이런 마세라티 삼총사가 연식변경을 통해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인천 송도 경원재에서 네스트호텔을 두 번 왕복하는 약 120㎞ 구간에서 신형 모델들의 상품성을 파악해봤다.
우선 르반떼S를 몰고 첫 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시승차는 르반떼 가운데 성능이 월등한 모델이다. 배기량 2979cc의 V형6기통 가솔린직접분사방식 트윈터보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2kg.m의 힘을 낸다.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5.2초가 걸린다. 최고시속은 264㎞다.
르반떼의 가장 큰 변화는 엔진 배기사운드다. 르반떼 엔진 소리는 마세라티 특유의 중저음에서 한 단계 진화해 우렁찬 기운을 뽐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그르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목소리를 냈다. 확실히 엔진 사운드는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응답성과 민첩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느 SUV와는 확연히 다르다. 운전자의 주행 패턴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는 르반떼는 저속에서는 부드럽다가도 고속에서는 숨겨뒀던 힘을 자랑했다. 가벼운 답력에도 쉽사리 뻗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스포츠모드로 두고 주행하면 SUV가 아닌 스포츠카로 바로 돌변해 보다 더 시원스런 주행을 선사한다.
영종대교 위에서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도 작동시켜봤다. 운전대에 달려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도로 규정 속도를 맞췄다. 르반떼는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상황에 맞게 설정된 속도를 주행해냈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도 탑재돼 알아서 차선을 유지해줬다. 다만 초보적인 수준의 기능 수행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직선 구간에서는 차체를 차선 정중앙에 올려놓지 못하고 지그재그로 움직여 댔다.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으면 주행 차선 양 옆을 왔다갔다 계속 침범하기 바빴다. 차선만 간신히 유지할 정도다.
다음으로는 마세라티 플래그십 스포츠세단 콰트로포르테와 이보다 한 단계 아래인 기블리를 경험했다.
콰트로포르테 GTS에 탑재된 3.8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6700rpm에서 530마력, 2000rpm과 4000rpm 사이에서 66.3㎏·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310㎞. 주행 모드는 오토 노멀·오토 스포츠·수동 노멀·수동 스포츠·ICE 등 5가지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265mm·1950mm·1475mm다.
최상위 모델답게 승차감이 안정적이고 뛰어났다. 정숙성 또한 갖추고 있었다. 시동을 켰을 때 잠시 마세라티 상징인 엔진 배기사운드를 듣고 나면 이내 실내가 조용해졌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지 않았는데도 여유롭게 시속 100㎞를 주파한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심장을 울리는 엔진 소리는 르반떼와 차이가 있었다. 마세라티는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을 차종마다 다르게 적용하는데 콰트로포르테는 좀 더 음역대가 낮아 기품이 느껴졌다.
콰트로포르테는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무척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콰트로포르테 섀시는 차체의 무게는 줄이는 반면 성능은 최대로 발휘하고 전후 무게를 50:50으로 완벽하게 배분했기 때문이다. 전륜 서스펜션은 알루미늄 더블 위시본을 사용해 가볍고 정밀한 핸들링을 도왔다. 후륜 서스펜션은 4개의 알루미늄 서스펜션 암이 있는 5멀티 링크 시스템을 적용해 스포츠 주행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그란스포트 트림 내부는 경주차 느낌이 물씬 풍겼다. 12방향 전동 조정 스포츠 시트, 알루미늄 기어시프트 패들이 장착된 스포츠 스티어링 휠, 이녹스(Inox) 스포츠 풋 페달 등의 특징으로 마세라티 레이싱 DNA를 직관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여기에 고광택 블랙 피아노 우드 트림이 적용되어 콰트로포르테를 더욱 역동적으로 보이게 했다.
마지막으로 기블리에 올라탔다. 2014년 새롭게 등장한 기블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7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하는 등 마세라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이 차는 콰트로포르테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차대와 서스펜션 레이아웃, 파워트레인 등을 콰트로포르테와 공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체 길이가 짧고, 무게가 50㎏ 더 가벼워 도로를 경쾌하게 누빌 수 있다.
시승차는 기블리 S Q4로 3.0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2㎏·m의 힘을 지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4.7초다.
날렵한 주행성능은 코너 구간에서 잘 발휘됐다. 가벼운 차체와 압도적인 동력성능이 결합돼 차선 변경 시 움직임이 무척 자유로웠다. 곡선 주로에서도 주행 방향을 유지하면서 재빠르게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낮게 깔리는 유려한 디자인을 지닌 기블리는 생김새나 동력 성능면에서 스포츠카에 가장 가까웠다. 차량 특성상 공간은 넓지 않았다. 뒷좌석의 경우 평균 체형의 성인 두 명이 앉으면 꽉 찼다.
이번에 시승한 마세라티 3개 차종 최종 연비는 5㎞~6.8㎞/ℓ 수준이었다. 역동성에 초점이 맞춰진 강력한 엔진을 탑재한 탓에 뛰어난 연료효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판매 가격은 각 트림에 따라 르반떼 1억1240만~1억6590만 원, 콰트로포르테 1억5380만~2억3330만 원, 기블리 1억1240만~1억4080만 원이다.
인천=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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