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모조부품 해외 유통 업자 적발… “국내 유통 가능성”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7-11-16 19:47 수정 2017-11-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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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필터 순정품(좌)과 모조품(우) 비교 모습.

현대모비스가 불법 모조부품을 해외로 유통해 온 일당 등 11개 업체를 적발했다. 특히 해당 모조부품은 국내에도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수원서부경찰서, 수원지방검찰청과 협조해 지난 2월부터 모조부품 유통과 관련된 단속을 벌였다고 16일 밝혔다.

단속을 통해 총 16명이 검거됐으며 5명은 구속 기소됐다. 이중 주모자 등 2명에게는 각각 1년 6개월과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8명은 벌금형을 받았고 나머지 3명은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기관은 이들이 수년간 불법 유통한 모조필터가 30만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정황을 포착하고 사법기관과 공조해 추적해왔다. 특히 지난 2008년 동일 혐의로 징역 8개월 실형을 받은 주모자가 이번에도 동업자를 모집해 불법 모조품을 러시아와 베트남 등지에 대량 유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공모자는 가중처벌을 받게 됐다.

이번 단속에 따른 압수 물량은 오일필터 10만7000여 개를 비롯해 연료필터 3000개, 포장재 8만개와 인쇄기, 제작 장비 등으로 5톤 트럭 6대 분량이 넘는다. 압수품은 사건 종결 후 전량 폐기될 예정이다. 업자들이 해외로 수출한 물량 중 일부는 지난 5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세관에 적발돼 현장 폐기됐고 나머지 물량도 압수 중이다.

검거된 일당들은 자금 조달책과 금형 담당, 제작 담당 및 수출업체 알선 담당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 제작된 내·외부 포장재에는 ‘순정부품’이라고 선명하게 각인됐다. 또한 순정품에 근접한 수준의 브랜드 마크를 적용하기 위해 별도 금형을 제작하고 일련번호와 바코드 등을 정밀 인쇄하는 등 치밀함까지 보였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불법 제조된 연료필터와 오일필터는 외관은 비슷해 보이지만 결함 발생 시 운전자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가령 연료필터는 정전기를 방전시키기 위한 접지 단자를 두는데 코팅이 불량한 모조품은 접지 단자 부식이 스파크를 발생시켜 연료에 불이 붙을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오일필터의 경우 구성 부품간 이격과 조립불량이 발생해 오일 누유로 인한 화재 발생 및 엔진 고장 가능성을 높인다.

강승철 현대모비스 글로벌시장관리팀장은 “이번에 적발된 모조품은 국내에도 유통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정비 시 순정부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중국과 인도, 유럽, 러시아 등 해외에서 사법기관과 협조해 모조부품 단속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360건의 단속 성과가 있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최근 3년 동안 현지 234개 업체를 적발하며 160여억 원에 달하는 모조부품을 압수·폐기했다. 작년 말에는 베트남에서 크랭크샤프트, 베어링, 피스톤, 클러치 등 36개 품목, 3500여개 모조부품을 압수하기도 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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