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부터 롤스로이스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진 조작… BMW, ‘역대급’ 과징금 철퇴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7-11-10 16:06 수정 2017-11-11 16:27
롤스로이스 팬텀
BMW코리아가 인증서류 조작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6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는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10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또한 ‘디젤게이트’로 업계를 뒤흔들었던 폴크스바겐이 부과 받은 과징금(319억 원)보다 2배가량 큰 규모다.환경부는 지난 9일 BMW코리아가 인증서류를 위·변조하고 미인증 부품을 사용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적발해 6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세부적으로는 28개 차종 8만1483대가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한 것으로 조사돼 579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여기에 해당 차종은 이달 중 인증이 취소돼 국내 판매가 중단된다. 다만 대상 모델 대부분이 지난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인증을 받은 구형 모델이다. 현재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차종이 대다수로 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BMW 5시리즈
28개 차종 리스트를 보면 과거 BMW코리아의 인증서류 조작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디젤과 가솔린을 비롯해 주력 세단과 SUV, 소형차, 고성능 모델과 플래그십 세단 등 차종을 가리지 않고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 BMW 브랜드의 경우 5시리즈(528i, 525d, 액티브 하이브리드 5, 520d 투어링, GT 35i)와 7시리즈(750Li, 730d), 3시리즈(328i 컨버터블, 320d 투어링), 4시리즈(428i 컨버터블), X1(18d, 20d), X3(28i), X6(M50d), 액티브투어러, M3·M4 컨버터블, M5(M5, M5 에디션), Z4 등이 포함됐다. 미니는 쿠퍼 S 컨버터블과 쿠퍼 S 5도어 및 SD 5도어, 컨트리맨, 컨트리맨 S JCW 등이 대상이다. 고급 브랜드 롤스로이스도 서류 조작이 적발됐다. 플래그십 모델 팬텀 EWB와 고스트 EWB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BMW 7시리즈
서류 조작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인증 시험실에서 측정된 자료로 인증을 받거나 해당 차종이 아닌 다른 차종 측정값이 표기된 방법으로 위·변조됐다.이와 관련해 BMW코리아는 M3와 M4, M6, 미니 쿠퍼 S 등 7개 차종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모델들은 위·변조된 서류를 통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차종이다. 특히 환경부 리스트에 없는 M3 세단과 M4 쿠페, M6 쿠페 및 M6 그란쿠페도 이번 판매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인증을 받기 전에 차량 출고가 이뤄진 사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적발됐기 때문이라고 BMW 관계자는 설명했다.
BMW M4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 수입돼 판매된 11개 차종 7781대는 배출가스 관련 미인증 부품을 장착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로 인해 해당 차종들의 판매가 중단되지는 않지만 29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또한 배기가스 과다 배출 여부에 따라 환경부로부터 리콜명령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부품 미인증 역시 차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BMW 모델로는 5시리즈 GT 30D와 X5 M50D, X3·X4 20D, X1 20D 등을 비롯해 플래그십 세단 750Li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까지 포함됐다. 방법도 여러 가지다. DSC 컨트롤 유닛이나 OBD 프로그램을 변경했고 배기가스재순환장치 냉각기 교체, 미인증 액추에이터 부품 사용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니는 쿠퍼와 쿠퍼 D, 쿠퍼 S 클럽맨, 쿠퍼 D 클럽맨, 미니 JCW 등이 대상이다. 배출가스 관련 프로그램이 변경되거나 미인증 연료펌프가 사용됐다.
미니 쿠퍼 S
BMW코리아 관계자는 “1개 차종 인증에는 약 1000장의 서류가 필요한데 2015년 이전(디젤게이트 이전)에는 회사 내에 인증 업무 담당 직원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서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인증 업무를 연구부서가 맡기 시작했고 인력 보강 등을 통해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인증서류 문제와 관련해 회사 내부적으로도 정확한 원인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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