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찾은 소피 마르소, "취화선, 제일 좋아는 한국 영화"
동아경제
입력 2015-10-09 15:16 수정 2015-10-09 15:17
영화 <제일버드> 장면
1980년대 수많은 남학생의 책받침에 코팅된 사진 속 주인공인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48)가 부산을 찾았다.
그녀의 출연작 ‘제일 버드’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에 초청됐기 때문이다.
9일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안녕하세요. 저는 소피(입니다)”라며 한국어로 인사했다. 그는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서 명성을 가진 곳입니다. 관객이 전 세계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에 초청받아 영광입니다”라고 말했다.
1980년 ‘라붐’의 사랑스러운 소녀로 세계 영화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며 데뷔한 마르소는 이후 ‘유 콜 잇 러브(여학생)’ ‘샤샤를 위하여’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빼어난 미모로 스타 자리를 지켰다.
마르소는 그 계기가 된 ‘라붐’을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았고 ‘책받침 여신’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반가움을 표시했다. “유명한 ‘헤드폰 장면’이 제 인생에서 중요했던 것입니다. 배우로 살다 보면 많은 별명을 얻게 됩니다. 아직도 길을 가다 만난 사람들이 저에게 '당신은 나의 젊음의 일부'라는 말을 해줍니다. 그 말 때문에 젊어지는 기분이 들어요.”
소피 마르소는 역할모델로 삼거나 우상으로 여기는 영화인이 있느냐는 물음에 할리우드 스타 메릴린 먼로를 꼽았다. “저는 남들이 영화를 보기 시작할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어요. 그래서 어릴 적에는 아이돌(우상)이 없었죠. 요즘에는 메릴린 먼로가 저의 아이돌이 됐습니다. 보기만 해도 매료되는 사람이지요. 흥미롭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요.”
좋아하는 한국영화나 영화인을 묻자 그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을 극찬했다. “얼마 전에 환상적인 영화를 봤어요. ‘취화선’을 봤는데 정말 걸작이고 명작입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로 '무인도에 가면 들고갈 영화 10편'이라고 하죠. 그 10편 중 '취화선'이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이 젊은 감독 중에서 눈여겨봐야 할 좋은 감독인 것 같습니다."
한국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요청받은 마르소는 영화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표시하고 팬들에게 권하는 말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관객은 영화를 사랑합니다. 그래서 영화의 중요성에 대한 말을 하고 싶어요. 영화란 남에게 다가가는 일입니다. 내 세계를 떠나 타인에게 다가가는 일이죠. 열린 자세로 다른 사람을 대하면서 영화를 즐기게 됩니다. 한국 관객은 이미 영화를 사랑하니 제가 더 할 말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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