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급발진 조사 이러니 국민이 믿겠나?” 의혹투성이

동아경제

입력 2012-10-09 14:44 수정 2012-10-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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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사고와 관련된 정부의 조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9일 교통안전공단 국정감사에서 문병호 의원(민주통합당)은 대구 와룡시장 그랜저 급발진 사고와 관련, 합동조사단이 엔진제어장치 불량을 확인하지 않은 채 서둘러 급발진 사고를 결론지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엔진제어장치의 ‘ECU 냉땜(cold soldering joint 납땜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기적으로는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 대한 조사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87년과 2010년 일본 토요타 자동차는 냉땜으로 인한 급발진 유사현상이 발견돼 해당 차량을 리콜 한 바 있다. 문 의원의 주장은 국내 조사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필요했었다는 것.

문 의원은 “엔진제어장치에 냉땜이 생길 경우 잘못된 신호가 발송돼 스로틀 밸브가 갑자기 열리거나 닫히게 되는데 스로틀 밸브가 열릴 경우 급발진이 발생하고 닫힐 경우는 시동이 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땜 문제는 와룡시장 급발진 사고의 핵심쟁점인 만큼 합동조사단은 반드시 추가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MW 급발진 사고에 대해서도 부실조사 의혹이 제기됐다. 문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수입차의 사고기록장치(EDR) 장착 현황’을 보면 2000년 이후 수입된 BMW는 전차종에 EDR이 장착돼 있다.

그는 “합동조사단은 ‘급발진 사고가 난 BMW 차량에는 EDR이 없다’며 EDR 조사를 제외했다”면서 “하지만 합동조사단의 한 자문위원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고 차량에 EDR이 장착돼 있다는 증거까지 제시했는데도 합동조사단은 이를 묵살하고 EDR 조사를 제외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동조사 주무기관인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급발진 사고가 전 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한 점의 의혹 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BMW 차량의 급발진 사고 조사결과 발표가 10월 말로 예정돼 있어 아직 시간이 있으므로 사고 차량의 EDR 반드시 검사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민감한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의 석연치 않은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문 의원은 “교통안전공단은 합동조사단의 회의 녹음파일에는 BMW 사고차량에 EDR이 장착돼 있다는 증거를 설명하는 내용 등 민감한 사항이 들어있다”며 “해당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제출하도록 했지만 교통안전공단은 파일을 모두 삭제했다며 둘 다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녹음파일 삭제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국토부는 ‘녹음파일은 삭제했지만 녹취록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자료를 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은 현재까지 합동조사단 자문위원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고 회의에 누가 참석했는지도 비공개로 하고 있다”며 “어떤 차량에 EDR이 장착됐는지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급발진 소송과 관련해 재판부가 요청하는 ‘사고차량의 EDR 장착 여부’마저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며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정부기관이 국민의 편에 서서 진실을 밝히기보다 자동차 제조사의 편에 서서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기 때문에 급발진 사고는 없었다는 국토부의 발표를 국민들이 믿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급발진 합동조사반의 구성이 불합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은 “교통안전공단이 합동조사반의 대부분을 공단 소속 직원들로 채워 진상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가 구성한 급발진 합동조사반은 교통안전공단(자동차안전연구원) 소속 16명과 외부 자문위원 5명(급발진전문가 2명, 시민단체 1명, 학계 2명 등) 등 총 21명으로 구성됐다.

심 의원 측은 급발진 합동조사반 구성에 있어 외부 자문위원수와 공단소속 연구원들의 비율이 맞지 않아 자문위원의 의견이 번번이 묵살당하고 있다는 합동조사반의 제보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 의원은 “급발진 진상규명을 위해 구성된 합동조사반이 오히려 논란만 일으키고, 마치 자동차제작사의 대변인처럼 행동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지금의 합동조사반을 없애고 새로운 합동조사반을 꾸려 사고분석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하이브리드 5만대 시대, 사고발생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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