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부품값 韓보다 10배 비싸게 폭리?

동아경제

입력 2012-06-04 14:46 수정 2012-06-04 16:4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한국에서 4900원이면 살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범퍼 몰딩을 미국에서는 4만8000원이나 줘야 한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차량 부품을 국내보다 최고 10배나 비싸게 팔아 교포사회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국내 인터넷 자동차전문지 오토헤럴드가 4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다이아몬드바에서 현대차 전문 튜닝사업을 하고 있는 권모 씨(49)는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차 부품가격이 너무 비싸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년, 10만 마일 등 파격적인 품질보증과 높은 경제성으로 현대차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부품가격을 한국보다 터무니없이 비싸게 받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에 운전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권 씨의 이 같은 주장은 상당 부분 사실로 파악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오토해럴드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제네시스 쿠페 앞 범퍼의 경우 국내에서는 9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지만, 미국 현지 가격은 36만 원(308달러)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일 부품의 가격 차이가 무려 4배나 되는 셈이다.

국내에서 4900원인 앞 범퍼 몰딩은 10배에 달하는 4만8000원, 7만9000원인 안개등은 35만3000원이다. 쏘나타와 아반떼, 그랜저 등 미국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모델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내에서 수입차 업체가 비싼 값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는 부품 유통 체계가 국내와 다르기 때문에 이런 가격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대리점을 통해 정비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의 단순체계와 달리 미국에서는 현대모비스의 부품이 미국 현지 법인과 디스트리뷰터(배급업체), 부품대리점을 거쳐 정비공장에 공급되는 복잡한 체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각 단계별 적정 마진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다는 논리다.

또한 미국시장 자체의 부품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어 오히려 경쟁회사 제품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 홍보실 관계자는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차 부품가격은 경쟁차들과 비교해 결코 비싸지 않다”면서 “실제로 앞 범퍼의 경우 현대차를 100으로 봤을 때 인피니티 130, 쉐보레 130, 포드 머스탱 124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부품 유통체계보다 한 두 단계 추가된 과정과 물류비를 감안하더라도 최고 10배 이상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이해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권 씨의 지적이다. 그는 “현대차 부품가격이 비싼 이유는 현대모비스의 최초 공급 가격이 워낙 높기 때문”이라며 “중간 유통 단계에서의 마진과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현대차를 수리하고 있는 상당수의 사업자들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듣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에서 직접 부품을 구입해 공급하는 업자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빌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수입된 부품으로 수리할 경우 예상치 못한 차량의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서비스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유통체계를 고쳐서라도 부품값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수입차 업체에 가지고 있는 최고의 불만이 바로 터무니없이 비싼 부품 가격 때문이라는 점을 현대차가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오토>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