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실체 없는 ‘살인 에어백’ 리콜… “결함 없지만 리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7-12-15 16:55 수정 2017-12-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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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결국 국내에서도 다카타 에어백 탑재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15일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돼 국내 판매된 약 3만2000대 차량을 리콜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벤츠코리아는 여전히 해당 에어백에서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개선해야 할 점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리콜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번 리콜이 여론에 떠밀려 실체가 없이 진행되는 ‘보여주기’식 리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다카타 에어백 테스트를 진행 중인 과정에서 발견된 결함이나 위험요소는 없었다”며 “리콜을 하는 이유와 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현재로선 밝힐 수 없지만 조만간 국토부에 리콜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카타 에어백 결함은 탑승자를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인플레이터 장치 결함으로 에어백 작동 시 내부 부품이 탑승자에게 상해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된 결함이다. 실제로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는 금속 파편이 운전자 얼굴로 튀어 20여명이 사망했고 2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다카타 에어백은 ‘살인 에어백’ 혹은 ‘죽음의 에어백’으로 불리는 오명을 쓰게 됐다. 제조사인 일본 다카타는 지난 2015년 결함을 인정했고 이 에어백을 사용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약 1억대에 달하는 차량을 리콜 중이다.

벤츠코리아의 경우 앞서 국내 판매 차량에 적용된 다카타 에어백은 결함 제품과 다른 설계와 공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해 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다카타 에어백 이슈로 35만1218대에 대한 리콜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는 국내에서도 판매된 동일 차종이 포함됐다. 이로 인해 벤츠의 한·중간 시장 차별 논란이 불거졌고 국정감사에서는 국내 소비자를 우습게 본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연일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면서 국내 소비자 안전은 소홀히 한다는 이유에서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벤츠코리아가 중국에 이어 국내에서 다카타 에어백 리콜을 실시하는 기술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악화되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며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기 꺼려하는 업계 관행이 고스란히 반영된 행동”이라고 전했다.

리콜 대상 차종은 2008~2012년형 C클래스와 E클래스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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