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후백제 성벽 흔적 발굴, 자연지형 이용 남쪽 관문(關門) 지키는 요새
동아경제
입력 2015-06-12 14:01 수정 2015-06-12 14:03
전주 후백제 성벽 흔적 발굴. 사진=국립전주박물관
전주 후백제 성벽 흔적 발굴, 자연지형 이용 남쪽 관문(關門) 지키는 요새
전주 후백제 성벽 흔적 발굴 소식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에 국립전주박물관은 11일 오전 10시에 전주시 교동 소재 오목대(전라북도기념물 16호)에서 ‘후백제 도성벽 추정지’ 시굴조사를 완료하고 그 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전주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지난 2014년 전주시와 체결한 ‘후백제 복원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역사상 전주가 한 나라의 수도였던 시대는 후백제(900∼936년)였으며,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후백제는 독자적인 연호 ‘정개(正開)’를 사용하고 전주를 왕도로 37년간 후삼국을 호령한 강력한 나라였다”며 “그만큼 전주의 역사에서 후백제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오목대는 1380년 태조 이성계의 남원 운봉 황산전투 승전 연회지,1900년 고종의 ‘태조고황제주필유지’ 비석과 비각 건립 등 조선 왕조와 관련해서만 주목받아 왔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오목대 동쪽~남서쪽에 통일신라 후기부터 후백제시기에 해당하는 길이 251M, 폭 8M, 높이 3M~5M 내외의 대규모 토석혼축(土石混築) 성벽이 확인됨에 따라, 천년 전주의 역사적 실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사된 성벽의 구조와 출토유물은 통일신라 후기(9세기)부터 고려 초 이전(10세기)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후백제시기를 포함하고 있으며, 긴박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듯 토석(土石)과 와적(瓦積)으로 혼축한 성벽은 간단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출토유물은 집선문(集線文)평기와 위주에 초기 어골문(魚骨文)과 ‘大’·‘官’명문(銘文) 기와 등 후백제 산성(9세기 말)으로 추정되는 순천 해룡산성 출토품을 비롯하여 후백제 성으로 알려진 동고산성 북문지 3차 성벽과 서문지 2차 성벽, 나주 자미산성, 광양 마로산성, 광주 무진고성 출토유물과도 상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벽은 1944년 『전주부사(全州府史)』의 기록과 1992년 전영래 선생에 의해후백제 도성의 남서쪽으로 여겨졌으나, 조사결과 주 방어 대상이 성벽의 안쪽으로 확인됨에 따라 북쪽의 고토성(古土城)과 같이 성벽과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남쪽의 관문(關門)을 지키는 요새의 기능이 높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오목대의 넓은 대지에는 아직도 후백제의 여러 방어 시설이 있을 가능성이매우 높아 보인다.
한편 국립전주박물관은 이번 조사 성과에 대해 “그동안 전주시내에서 산발적으로 조사되었지만 확실치 않았던 후백제 유적에 대해 1948년·1954년 항공사진, 1968년 위성사진, 일제강점기지형도와 지적도, 발굴조사를 통해 그 역사적 실체를 밝혔다는데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오목대 전 지역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보다 구체적인 후백제의 실상이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 붙였다.
전주 후백제 성벽 흔적 발굴. 전주 후백제 성벽 흔적 발굴. 전주 후백제 성벽 흔적 발굴.
동아경제 기사제보 e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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