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장 방문한 르노그룹 부회장 “생존 위해 파업 중단 촉구”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2-22 18:09 수정 2019-02-2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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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21일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Jose-Vicente De Los Mozos) 르노그룹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그룹에서 제조·공급 총괄을 맡고 있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약 10시간 동안 부산공장에 머물며 생산 현장 주요 사항을 점검했다. 특히 공장 내 조립과 차체, 도장, 파워트레인 등 각 공장 세부공정별 현장 책임자 및 중간 관리자들과 다섯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공장 상황을 재점검하고 혼란을 겪고 있는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시장 현황과 르노삼성의 경쟁력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며 “그룹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빠른 시일 내에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부산공장의 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전망이다.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자동차 공장들은 신규 차종 배정을 통한 물량 확보를 위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부산공장처럼 수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공장은 수출 물량 확보 여부가 생존과 직결되는 요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부산공장 시간 당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그룹 내 공장 중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그동안 부산공장은 생산성이 우수했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는데 현 상황에서 생산비용이 올라가면 신규 차종 물량 배정 과정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는 파업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제품 생산 능력을 통해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위기를 극복한 사례로 르노그룹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을 들었다. 바야돌리드 공장은 지난 2002년 29만대에 가까운 연간 생산량을 기록했지만 판매 부진과 경제 위기가 맞물려 임직원 13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경영 위기를 겪었다고 전했다. 특히 바야돌리드 공장 직원들도 많은 파업을 진행했지만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변화는 2009년 3년간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가 이뤄지면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후 바야돌리드 공장은 25만대가 넘는 생산물량 중 92%에 달하는 차량을 수출하는 생산기지로 거듭났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회사 미래는 르노삼성 임직원들에게 달려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상 당사자들이 임단협을 결론짓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방문한 가운데 이뤄진 르노삼성 노사는 2018 임단협 16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는 22일에도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 파업 진행을 예고했다. 22일 파업 종료를 기준으로 르노삼성 노조 누적 파업 시간은 144시간(38차례)에 달할 전망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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