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끼고 사는 어린이, 사춘기 빨리 오고 키 덜 큰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11-25 14:10 수정 2024-11-25 14:29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화면에서 방출하는 청색광(블루라이트)이 조기 사춘기는 물론 뼈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기 사춘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많이 알려졌다. 뼈 성장 가속화는 어떨까. 언뜻 보면 긍정적인 효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가 충분히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자 아이는 14세에서 16세 사이에, 남자 아이는 16세에서 18세 사이에 성장판이 닫혀 최종 키에 도달한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남녀 구분 없이 조기 사춘기의 증가가 보고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은 처음에는 쑥쑥 크다가 상대적으로 더 빨리 성장이 멈추는 경향이 있다. 어린 나이에 청색광이 나오는 스마트 폰 같은 기기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제62회 유럽소아내분비학회(European Society for Pediatric Endocrinology) 연례 회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 터키 가지대학교(Gazi University) 의과대학 연구진은 생후 21일 된 수컷과 암컷 쥐 각각 18마리를 3개 그룹으로 나눠 정상 빛 주기, 6시간 청색광 노출, 12시간 청색광 노출이 되도록 조치했다. 그리고 첫 번째 사춘기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 주기적으로 몸과 대퇴골(끝에 성장판 존재)의 길이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청색광에 노출된 쥐들은 정상적인 빛 조건에서 자란 쥐들보다 뼈 성장이 더 빠르고, 사춘기 또한 더 일찍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지난해 청색광에 노출된 쥐들의 조기 사춘기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 연구는 지난 연구의 연장선으로 청색광 노출이 뼈 성장과 사춘기 조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최초의 사례다.
과학정보 매체 사이테크 데일리(scitechdaily)에 따르면 주요 저자인 에일린 킬린크 우구를르(Aylin Kılınç Uğurlu) 박사는 “이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인간 어린이에게 그대로 적용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의 데이터는 청색광에 장기 노출되면 신체 성장과 성장판의 성숙이 가속화되어 조기 사춘기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뇌과학 및 아동 건강과 질병이 전문 분야인 우구를르 박사는 “성장이 빠르다는 것은 유익한 것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청색광 노출이 쥐의 뼈 성장판에 더 일찍 구조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발견했다”며 “이는 장기적인 뼈 나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이들의 뼈가 너무 빨리 성숙해져 성인이 되었을 때 평균보다 키가 작을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이제 사춘기 이전의 청색광 노출이 다 자란 쥐의 키와 골격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조사할 계획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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