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고 콜레스테롤 낮추는 데 도움되는 빵이 있다고?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11-20 10:42 수정 2024-11-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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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탄수화물 섭취는 필수다. 탄수화물은 필수 영양소다. 특히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는 뇌의 주 에너지원이다. 뇌에 포도당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학습능력, 판단력, 집중력, 민첩성, 운동능력 등이 떨어진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면 근육 손실로 이어진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탄수화물은 하루 총 섭취 칼로리에서 최소 45%를 차지해야 하며 75%를 넘지 않아야 한다. 각종 연구를 종합하면 전체 칼로리의 50%를 탄수화물로 채우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문제는 어떤 탄수화물을 섭취하느냐다.

체중 조절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한 종류의 빵을 먹으면 체중감량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스페인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공개한 2023년 식품 소비 보고서 통계를 인용한 스페인 매체 코페(cope.es)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사람들은 연간 평균 27.35kg의 빵을 먹는다.

스페인 영양 재단(Spanish Nutrition Foundation)은 다양한 종류의 빵이 건강에 이롭지만 그중 호밀 빵이 특히 건강에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호밀빵은 지방 함량이 100g당 3.3g으로 낮기 때문에 체중 감량이나 칼로리 섭취를 줄이려는 사람들에게 유익하다. 또한 호밀의 섬유질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소화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어 동맥을 깨끗하게 유지케 함으로써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재단은 또한 “호밀빵에는 뼈와 치아를 강화하는 인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와 노인 모두에게 유익하다. 철분, 칼슘, 셀레늄, 나트륨 같은 다양한 미네랄과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신진대사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한 지방산도 함유하고 있다”며 “영양소가 풍부하여 채식주의자나 비건에게 매우 유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소화기계 재단(Spanish Digestive System Foundation)에 따르면 호밀 사워도우는 장내 미생물의 혈당 수치 조절을 돕는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연구에 따르면 호밀빵을 먹으면 혈당 수치가 더 천천히 떨어진다. 이는 건강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강 전문가들은 호밀빵이 체중 감량 식단에 적합하며, 매일 섭취할 수 있지만 과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호밀빵을 다이어트 식단에 포함시키는 사람이 많다. 최근 체중감량에 성공한 방송인 박나래도 호밀빵을 즐겨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동핀란드대학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호밀은 섬유질과 영양성분 함량이 높아 일반 곡물보다 더 건강한 빵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무엇보다 젖산과 장내 박테리아가 통곡 호밀의 건강상 이점에 기여한다.

호밀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호밀 사워도우(시큼한 맛이 나는 반죽)는 젖산균이 풍부하다. 이는 반족을 발효시켜 부풀게 할뿐만 아니라 호밀에 포함된 생리 활성 화합물을 변형시킨다. 이들은 분지사슬 아미노산과 아미노산을 함유한 작은 펩타이드를 생성한다. 이는 인슐린 대사 및 기타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호밀에서 발견되는 많은 화합물은 흡수되기 전 장내 박테리아에 의해 처리되며 건강 효과를 향상시킨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학술지 대사체학(Metabolomics)에 발표한 이 연구에서는 사워도우에서 발견되는 미생물과 장내 미생물이 매우 유사한 유익 화합물을 생성하며, 장내 미생물은 호밀 함유 성분인 트리메틸글리신(베타인)의 유도체를 생성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주목할 만한 발견 중 하나는 호밀을 섭취하면 혈당 수치가 느리게 감소하여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알아내지 못 했다. 이 연구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호밀의 생리활성 화합물, 즉 식물화학물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장내 미생물은 이런 화합물을 보다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전환하여 신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이러한 이점을 더욱 강화한다.

영양과학자인 팀 스펙터(Tim Spector)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유전역학)는 자신도 호밀빵을 즐겨먹는다며 빵을 고를 때 포장지의 문구에 속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기 다이어트 앱 조(Zoe)에서 “빵 포장지의 ‘고섬유질’에 대한 기준치는 100g당 약 6g으로 매우 낮다. 대신 탄수화물 대 섬유질 비율(C:F)이 5:1 미만인지 확인하라”며 “연구에 따르면 호밀빵은 통밀 빵에 비해 신진대사와 장내 미생물 반응이 더 좋고 포만감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것으로 타나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워도우를 선택하면 빵의 소화율이 향상될 수 있으며 사워도우 빵은 기계적으로 생산된 빵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의 증상을 현저히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부분의 슈퍼마켓에서 파는 사워도우 빵은 상업용 효모, 향료, 유화제 등 여러 화학물질을 첨가해 실제 사워도우의 맛을 훨씬 더 짧은 시간에 모방한 것이기에 ‘사워도우’라고 표기되어 있더라도 더 건강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과점에서 신선한 빵을 사서 먹으라고 조언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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