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눈 비탈도 거뜬 ‘명차’라 부를 만하네
동아경제
입력 2013-01-07 09:47 수정 2013-01-07 09:56
벤츠 ‘S500 4매틱 롱 데지뇨 에디션’
럭셔리 대형 세단을 차별화하는 대표적인 특징은 뛰어난 승차감과 주행 성능, 혁신 기술, 통합적 안전성, 품위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하나라도 뒤처지면 럭셔리 대형 세단에서 가차 없이 제외시킨다. 세계적으로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자동차로는 메르세데스 벤츠(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정도일 것이다.
# 사륜구동 대형 세단 눈길에서 실력 발휘
약속과 모임이 줄줄이 잡혀 있던 연말. 폭설과 강추위로 도로가 꽁꽁 얼어붙어 움직이기 힘들었던 며칠간, 운 좋게도 이런 상황과 계절에 끄떡없을 만한 럭셔리 세단을 시승했다. 바로 벤츠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S클래스 최고급 라인인 2013년형 ‘S500 4매틱 롱 데지뇨 에디션’이다.
보통 고가 스포츠카나 럭셔리 카 브랜드는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장마철 또는 빙판길이 많은 겨울철에 시승차를 잘 내놓지 않는다. 아무래도 사고가 날 위험이 높은 데다, 고가 차량일수록 사고가 나면 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폭설이 내린 한겨울에 벤츠가 1억8890만 원짜리 세단을 시승차로 선뜻 내놓았다는 것은 그만큼 차량에 자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이런 자신감은 복잡한 차 이름에서 먼저 유추할 수 있다. 긴 이름에서 ‘4매틱(Matic)’은 사륜구동, ‘롱(Long)’은 긴 차체, ‘데지뇨(Designo)’는 벤츠 최고급 마감재인 데지뇨를 적용했다는 의미다.
특히 이 차의 사륜구동은 평상시 앞뒤 바퀴에 45대 55 고정 비율로 엔진동력을 전달하다, 비상시에는 주행안전 프로그램(ESP)과 전자식 구동력제어 시스템(4ETS)이 작동해 구동력을 스스로 조절한다. 예를 들어, 바퀴 4개 가운데 1~2개가 눈길에 미끄러지거나 도로에 밀착되지 않고 겉돌 경우 동력을 차단하고 나머지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 험로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한다.
# 최고급 인테리어, 내비게이션은 아쉬워
외부 디자인은 기존 S500과 거의 변화가 없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공기흡입구 등은 그대로다. 다만 기본 장치인 18인치 10스포크 알로이 휠 대신, 19인치 멀티스포크 알로이 휠을 끼웠다.
하지만 데지뇨를 적용한 실내는 곳곳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최고급 천연가죽으로 시트. 대시보드, 도어라이닝, 포켓을 감싸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호두나무 무늬로 내장을 꾸미고, 뒷좌석에 DVD플레이어와 8인치 스크린을 설치해 탑승자를 배려했다. 그 밖에도 하먼카돈(Harman Kardon) 사운드 시스템과 아날로그시계 등 호화로울 정도로 내부를 잘 꾸몄다. 굳이 한 가지 지적하자면 내비게이션은 시승 내내 불편했다. 터치가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화면 시인성이 떨어지고 도로 안내도 쉽게 알아듣기 힘들었다.
이 차는 벤츠의 최신 기술이 접목된 가솔린 직분사 바이터보 V8 4.7ℓ가솔린엔진을 탑재했다. 이전 모델의 5.5ℓ(최고출력 388마력, 최대토크 54.0kg·m) 엔진보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오히려 최고출력(435마력)과 최대토크(71.4kg·m)는 크게 향상됐다. 연비도 이전 6.5km/ℓ에서 7.8km/ℓ로 좋아졌다. 엔진회전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해주는 7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 가속페달 밟는 만큼 속도가 쭉쭉
실제 주행 능력은 어떨까. 차를 출발시키자 공차중량 2.2t에 전장 5.23m, 휠베이스 3.17m에 달하는 기함의 움직임이 의외로 민첩했다. 도심을 달리는데 낮은 엔진회전 영역의 중·저속에서 토크감이 상당했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살짝만 밟아도 원하는 만큼 빠르게 속도가 붙었고 브레이크 성능도 뛰어났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0초, 안전최고속도는 250km/h이다.
차가 많지 않은 늦은 밤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반듯한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꾹 밟자 거의 동시에 속도계 바늘이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즉답식으로 속도가 올라갔다. 80km/h에서 초고속영역까지 주춤하는 구간 없이 꾸준히 가속됐고, 어느 순간 기어가 바뀌었는지 모를 정도로 매끄럽게 변속됐다. 스포츠카가 아닌 대형 세단이 시트에 몸이 묻힐 정도의 가속감을 보여준다는 것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크루즈컨트롤을 켜고 120km/h로 정속주행을 하자 엔진이 조용해지면서 엔진회전수(RPM)가 2000 내외에 머물렀다. 90~100km/h대에서는 1500으로 뚝 떨어져 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휠베이스 3m 이상의 대형차는 일반적으로 커브길에서 약점을 보인다. 추월할 때 민첩성이 떨어지고 고속으로 회전할 때는 쏠림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S500은 핸들링이 날카롭고 고속의 급커브도 비교적 부드럽게 돌아나가 불안하지 않았다.
# 눈 10cm 쌓인 산동네도 거뜬히 올라가
시승 중간에 10cm가량 눈이 쌓인 서울 도심의 고지대 동네를 찾았다. 동네 입구 도로에는 눈 때문에 올라가지 못한 차량이 늘어서 있었다. 입구에서 목적지까지 거리는 약 1km. 가속페달을 밟아 서서히 차를 움직였다. 평균 20km/h 내외의 일정 속도로 꾸준히 올라갔다.
중간에 내려오는 차를 위해 잠시 섰다가 다시 출발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막바지 급경사 길도 큰 미끄러짐 없이 잘 올라가 목적지에 다다랐다. 이 길은 경사가 심해 눈이 오면 어지간한 사륜구동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도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나흘간 도심과 고속도로 630km를 달린 뒤 측정한 실제 연비는 7.1km/ℓ로 차급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눈에 띄는 안전장치로는 액티브 라이트 시스템과 브레이크 어시스트 플러스, 코너링 라이트, 나이트뷰 어시스트, 낵프로 헤드레스트, 파크 트로닉이 있다.
함께 출시한 S500 롱 데지뇨 에디션은 1억8470만 원으로 4매틱보다 420만 원 저렴하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럭셔리 대형 세단을 차별화하는 대표적인 특징은 뛰어난 승차감과 주행 성능, 혁신 기술, 통합적 안전성, 품위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하나라도 뒤처지면 럭셔리 대형 세단에서 가차 없이 제외시킨다. 세계적으로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자동차로는 메르세데스 벤츠(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정도일 것이다.
# 사륜구동 대형 세단 눈길에서 실력 발휘
약속과 모임이 줄줄이 잡혀 있던 연말. 폭설과 강추위로 도로가 꽁꽁 얼어붙어 움직이기 힘들었던 며칠간, 운 좋게도 이런 상황과 계절에 끄떡없을 만한 럭셔리 세단을 시승했다. 바로 벤츠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S클래스 최고급 라인인 2013년형 ‘S500 4매틱 롱 데지뇨 에디션’이다.
보통 고가 스포츠카나 럭셔리 카 브랜드는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장마철 또는 빙판길이 많은 겨울철에 시승차를 잘 내놓지 않는다. 아무래도 사고가 날 위험이 높은 데다, 고가 차량일수록 사고가 나면 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폭설이 내린 한겨울에 벤츠가 1억8890만 원짜리 세단을 시승차로 선뜻 내놓았다는 것은 그만큼 차량에 자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이런 자신감은 복잡한 차 이름에서 먼저 유추할 수 있다. 긴 이름에서 ‘4매틱(Matic)’은 사륜구동, ‘롱(Long)’은 긴 차체, ‘데지뇨(Designo)’는 벤츠 최고급 마감재인 데지뇨를 적용했다는 의미다.
특히 이 차의 사륜구동은 평상시 앞뒤 바퀴에 45대 55 고정 비율로 엔진동력을 전달하다, 비상시에는 주행안전 프로그램(ESP)과 전자식 구동력제어 시스템(4ETS)이 작동해 구동력을 스스로 조절한다. 예를 들어, 바퀴 4개 가운데 1~2개가 눈길에 미끄러지거나 도로에 밀착되지 않고 겉돌 경우 동력을 차단하고 나머지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 험로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한다.
벤츠 ‘S500 4매틱 롱 데지뇨 에디션’은 기존 S500과 외부디자인 면에서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 최고급 인테리어, 내비게이션은 아쉬워
외부 디자인은 기존 S500과 거의 변화가 없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공기흡입구 등은 그대로다. 다만 기본 장치인 18인치 10스포크 알로이 휠 대신, 19인치 멀티스포크 알로이 휠을 끼웠다.
하지만 데지뇨를 적용한 실내는 곳곳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최고급 천연가죽으로 시트. 대시보드, 도어라이닝, 포켓을 감싸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호두나무 무늬로 내장을 꾸미고, 뒷좌석에 DVD플레이어와 8인치 스크린을 설치해 탑승자를 배려했다. 그 밖에도 하먼카돈(Harman Kardon) 사운드 시스템과 아날로그시계 등 호화로울 정도로 내부를 잘 꾸몄다. 굳이 한 가지 지적하자면 내비게이션은 시승 내내 불편했다. 터치가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화면 시인성이 떨어지고 도로 안내도 쉽게 알아듣기 힘들었다.
이 차는 벤츠의 최신 기술이 접목된 가솔린 직분사 바이터보 V8 4.7ℓ가솔린엔진을 탑재했다. 이전 모델의 5.5ℓ(최고출력 388마력, 최대토크 54.0kg·m) 엔진보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오히려 최고출력(435마력)과 최대토크(71.4kg·m)는 크게 향상됐다. 연비도 이전 6.5km/ℓ에서 7.8km/ℓ로 좋아졌다. 엔진회전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해주는 7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인테리어의 마감과 감성은 최고 수준이지만 내비게이션이 다소 아쉽다.
# 가속페달 밟는 만큼 속도가 쭉쭉
실제 주행 능력은 어떨까. 차를 출발시키자 공차중량 2.2t에 전장 5.23m, 휠베이스 3.17m에 달하는 기함의 움직임이 의외로 민첩했다. 도심을 달리는데 낮은 엔진회전 영역의 중·저속에서 토크감이 상당했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살짝만 밟아도 원하는 만큼 빠르게 속도가 붙었고 브레이크 성능도 뛰어났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0초, 안전최고속도는 250km/h이다.
차가 많지 않은 늦은 밤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반듯한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꾹 밟자 거의 동시에 속도계 바늘이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즉답식으로 속도가 올라갔다. 80km/h에서 초고속영역까지 주춤하는 구간 없이 꾸준히 가속됐고, 어느 순간 기어가 바뀌었는지 모를 정도로 매끄럽게 변속됐다. 스포츠카가 아닌 대형 세단이 시트에 몸이 묻힐 정도의 가속감을 보여준다는 것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크루즈컨트롤을 켜고 120km/h로 정속주행을 하자 엔진이 조용해지면서 엔진회전수(RPM)가 2000 내외에 머물렀다. 90~100km/h대에서는 1500으로 뚝 떨어져 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휠베이스 3m 이상의 대형차는 일반적으로 커브길에서 약점을 보인다. 추월할 때 민첩성이 떨어지고 고속으로 회전할 때는 쏠림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S500은 핸들링이 날카롭고 고속의 급커브도 비교적 부드럽게 돌아나가 불안하지 않았다.
벤츠 기함답게 뒷자석 스크린 등 다양한 편의장치를 갖췄다.
# 눈 10cm 쌓인 산동네도 거뜬히 올라가
시승 중간에 10cm가량 눈이 쌓인 서울 도심의 고지대 동네를 찾았다. 동네 입구 도로에는 눈 때문에 올라가지 못한 차량이 늘어서 있었다. 입구에서 목적지까지 거리는 약 1km. 가속페달을 밟아 서서히 차를 움직였다. 평균 20km/h 내외의 일정 속도로 꾸준히 올라갔다.
중간에 내려오는 차를 위해 잠시 섰다가 다시 출발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막바지 급경사 길도 큰 미끄러짐 없이 잘 올라가 목적지에 다다랐다. 이 길은 경사가 심해 눈이 오면 어지간한 사륜구동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도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나흘간 도심과 고속도로 630km를 달린 뒤 측정한 실제 연비는 7.1km/ℓ로 차급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눈에 띄는 안전장치로는 액티브 라이트 시스템과 브레이크 어시스트 플러스, 코너링 라이트, 나이트뷰 어시스트, 낵프로 헤드레스트, 파크 트로닉이 있다.
함께 출시한 S500 롱 데지뇨 에디션은 1억8470만 원으로 4매틱보다 420만 원 저렴하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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