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졸림, 피로, 기억·집중력 저하? 수면무호흡증! [건강 기상청 : 증상으로 본 질병]
최영철 기획위원
입력 2024-05-31 03:00 수정 2024-05-31 03:00
[인터뷰] 이승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각종 증상+수면 중 10초 이상 무·저호흡 1시간당 5번 이상”
“고혈압,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 심뇌혈관계 질환 유발”
“양압기 사용이 가장 효과적 치료법, 체중 감량도 큰 도움”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 증상은 코골이지만 코골이가 있다고 해서 모두 수면무호흡증은 아니다. 코골이가 심한 사람이 낮에 지나치게 졸리고 늘 피곤함을 느낀다면 이비인후과나 수면센터를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우리나라 남성의 27%, 여성의 16% 정도에서 나타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흔하지만 주간 졸림증, 기억·집중력 저하 등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뇌혈관계 질환 등 치명적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실제 수면다원검사가 국민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된 2018년으로부터 5년이 지난 2023년 수면무호흡증 환자 수는 15만3802명으로, 2017년 3만1377명보다 약 5배나 증가했다. 또 같은 시기에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인 양압기 치료의 비용 일부(양압기 장비 월 임대료의 50~80%)가 국민건강보험으로 지원되면서 양압기 치료 환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과연 수면무호흡증은 어떤 질환이고 치료법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국내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대가이자 이 분야 명의로 알려진 이승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수면위원회 위원장과 대한비과학회수면연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올해부터는 대한수면호흡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심각한 만성질환이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동반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의 의학적 정의는?
“수면 중에 일시적으로 숨이 멈추어지거나 감소해 혈중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다시 숨을 쉬기 위해 깨어나는 상황이 반복되는 호흡장애 질환이다. 성인에게서 수면 중에 10초 이상 숨을 못 쉬는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발생한다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호흡장애가 있다고 판단한다. 성인의 경우 주간 졸음, 코골이, 만성피로 등의 증상 또는 고혈압, 심뇌혈관계 질환 등이 있으면서 수면다원검사상 무호흡과 저호흡이 1시간에 5번 이상 일어나거나, 증상 또는 합병증과 관계없이 무호흡과 저호흡이 시간당 15번 이상 발생하는 경우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은?
“폐쇄성과 중추성으로 구분된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면서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환자의 대부분에서 호흡하려는 노력은 사라지지 않고 잘 유지된다. 반면 중추성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상기도가 좁아지지 않더라도 다양한 원인으로 호흡하려는 노력 자체가 감소하거나 사라지게 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 주로 심각한 심부전증이나 뇌질환이 있는 경우에 발생한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 증상은?
“심한 코골이와 잠을 자면서 숨을 안 쉬다가 한꺼번에 ‘꺽꺽’하며 몰아쉬는 증상을 보인다. 밤에 잠을 못 자니 낮에 심하게 졸리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소하면서 일에 능률이 떨어진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수면 중 무호흡과 깨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장기간 계속되면 혈중산소포화도가 심하게 감소해 심장과 뇌로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다. 또 혈액에 혈전(피떡)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동맥경화증에도 영향을 줘 고혈압, 심근경색, 심부전증, 부정맥 등 심장질환과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 등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혈중산소포화도가 60% 이하로 감소하게 되면 심실부정맥의 발생 빈도가 의미 있게 증가한다.”
대부분의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코를 고는 이유는?
“코골이는 수면 중에 상기도가 부분적으로 좁아지고 목젖과 목 안의 점막이 떨리게 되면서 발생한다. 코를 골고 자다가 상기도가 심하게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면 무호흡이나 저호흡과 같은 수면무호흡증이 생기게 된다. 대부분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코골이를 동반하는데, 아주 심한 수면무호흡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상기도가 완전히 막히면서 오히려 코골이 소리의 빈도가 줄어들 수도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구강호흡을 하는 이가 많다.
수면무호흡증은 어떻게 진단을 내리나?
“일단 코안 또는 목 안과 같은 상기도가 좁아져 있는지 확인한 후 잠을 자는 동안 수면과 호흡 상태 등을 알아보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수면다원검사는 하룻밤 동안 검사실에서 잠을 자며 실시간으로 뇌파, 심전도, 혈중산소포화도, 호흡기류, 호흡노력 등 여러 가지 신체 활동을 측정하는 검사다. 이 검사를 통해 수면 중 숨이 멈추는 정도와 횟수, 잠에서 깨는 각성 여부, 혈중산소포화도 변화, 코골이 정도, 수면 단계 등을 확인하고 이 결과를 분석해 수면무호흡증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심한 정도를 파악한다. 예전에는 비급여검사로 비용이 약 70만~80만 원에 달했지만, 2018년 7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자부담 검사 비용이 80% 정도 줄어 13만~16만 원이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비만이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키는지?
“급격하고도 과도한 체중 증가는 수면무호흡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만 환자의 약 40%에서 수면무호흡증이 있고,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70%가 비만하다는 통계가 있다. 살이 찌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목 안의 공간이 좁아지고 수면무호흡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복부비만이 과도한 경우에도 횡격막이 위로 올라가 숨을 쉬기 어려워지면서 수면무호흡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체중 감량만으로도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할 수 있나?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은 수면무호흡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비만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비만 환자가 체중을 10% 정도 감량하면 수면무호흡이 약 26% 정도 개선된다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비만인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통한 체중 감량이 매우 중요하다.”
잠자는 자세 교정으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는데.
“그렇다. 수면 중 똑바로 눕게 되면 혀가 뒤로 밀리면서 상기도가 더 좁아질 수 있다. 일부 환자의 경우 옆으로 누우면 뒤로 밀려 있던 혀가 앞으로 움직이면서 상기도가 넓어지고 수면무호흡이 개선될 수 있다.”
코안이 다른 질환으로 좁아져 있다면?
“상기도의 일부인 코안이 비염이나 비중격만곡증(코 칸막이 뼈가 휘는 증상)과 같은 질환으로 막힌 경우 코골이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경우엔 국소비강스테로이드제와 같은 약물로 치료하거나 수술을 통해 막힌 코안을 뚫어줌으로써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을 개선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는?
“입안 양옆 점막이 비대하거나 편도가 커져 목 안이 좁아진 경우는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목젖입천장인두성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통해 목 안을 넓혀줄 수 있다. 하악, 즉 아래턱뼈 자체가 작거나 뒤로 밀려 목 안이 좁아진 환자들은 아래턱뼈를 잘라서 앞으로 빼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하고 있진 않다. 대신 턱을 앞으로 전진시켜 기도를 확장하는 장치를 입에 끼고 자는 치료법도 있다.”
양압기는 무엇이고 어떤 환자가 쓰나?
“수면 중에 코나 입을 통해 바람을 불어넣어 좁아진 목 안을 넓혀주고 유지하는 치료법이다. 양압기 치료는 성인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우선으로 쓰고 있다.”
양압기 사용을 힘들어하는 환자가 있다.
“양압기 치료의 현실적인 문제는, 안경처럼 평생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순응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다는 점이다. 양압기 치료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압기 사용 시작 후 1주~1개월 동안 양압기 착용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과 적응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설사 양압기에 적응이 됐다 하더라도 사용하는 중간 급격한 체중 증가나 감소 등 호흡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처음에 처방했던 양압기 압력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3~6개월마다 담당 의사와 정기적으로 긴밀한 협의 및 상담을 해야 한다.”
양압기 순응도 교육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나?
“양압기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체계적 교육상담에는 건강보험이 따로 적용되지 않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교육과 치료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소아 수면무호흡증이 더 무섭다는데.
“10세 이하 어린아이들에게서도 코골이, 수면무호흡, 구강호흡, 수면 중 잦은 뒤척임 등이 동반된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는 상기도 안의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경우 수면 중 매우 힘들게 숨을 쉬고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로 잘 먹지 못해 성장장애가 올 수 있다. 또 소아의 수면무호흡증은 학습장애, 행동장애, 주의집중력장애 등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 수면무호흡증 치료법은?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가 원인이라면 절제 수술을 하면 된다. 소아는 이 수술을 통해 90% 이상 수면무호흡증이 개선된다. 성인보다 소아에게서 특히 효과가 좋다. 만일 소아에게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먼저 이비인후과를 찾아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에 대한 진찰을 해보고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호흡장애의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그 결과 절제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수술에 임해야 한다. 소아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검사항목에 소아 수면무호흡증을 추가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최영철 기획위원 ftdog@donga.com
“각종 증상+수면 중 10초 이상 무·저호흡 1시간당 5번 이상”
“고혈압,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 심뇌혈관계 질환 유발”
“양압기 사용이 가장 효과적 치료법, 체중 감량도 큰 도움”
이승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사진 박해윤 기자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꾸벅꾸벅 졸고 늘 피곤함을 느낀다면? 코골이가 심하고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이유 없이 확연히 떨어진다면? 다른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잠을 자는 중간에 반복적으로 숨을 쉬지 않고 깨는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 증상은 코골이지만 코골이가 있다고 해서 모두 수면무호흡증은 아니다. 코골이가 심한 사람이 낮에 지나치게 졸리고 늘 피곤함을 느낀다면 이비인후과나 수면센터를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우리나라 남성의 27%, 여성의 16% 정도에서 나타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흔하지만 주간 졸림증, 기억·집중력 저하 등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뇌혈관계 질환 등 치명적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실제 수면다원검사가 국민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된 2018년으로부터 5년이 지난 2023년 수면무호흡증 환자 수는 15만3802명으로, 2017년 3만1377명보다 약 5배나 증가했다. 또 같은 시기에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인 양압기 치료의 비용 일부(양압기 장비 월 임대료의 50~80%)가 국민건강보험으로 지원되면서 양압기 치료 환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과연 수면무호흡증은 어떤 질환이고 치료법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국내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대가이자 이 분야 명의로 알려진 이승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수면위원회 위원장과 대한비과학회수면연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올해부터는 대한수면호흡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심각한 만성질환이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동반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들었는데 숨을 못 쉰다?!
수면무호흡증의 의학적 정의는?
“수면 중에 일시적으로 숨이 멈추어지거나 감소해 혈중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다시 숨을 쉬기 위해 깨어나는 상황이 반복되는 호흡장애 질환이다. 성인에게서 수면 중에 10초 이상 숨을 못 쉬는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발생한다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호흡장애가 있다고 판단한다. 성인의 경우 주간 졸음, 코골이, 만성피로 등의 증상 또는 고혈압, 심뇌혈관계 질환 등이 있으면서 수면다원검사상 무호흡과 저호흡이 1시간에 5번 이상 일어나거나, 증상 또는 합병증과 관계없이 무호흡과 저호흡이 시간당 15번 이상 발생하는 경우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은?
“폐쇄성과 중추성으로 구분된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면서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환자의 대부분에서 호흡하려는 노력은 사라지지 않고 잘 유지된다. 반면 중추성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상기도가 좁아지지 않더라도 다양한 원인으로 호흡하려는 노력 자체가 감소하거나 사라지게 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 주로 심각한 심부전증이나 뇌질환이 있는 경우에 발생한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 증상은?
“심한 코골이와 잠을 자면서 숨을 안 쉬다가 한꺼번에 ‘꺽꺽’하며 몰아쉬는 증상을 보인다. 밤에 잠을 못 자니 낮에 심하게 졸리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소하면서 일에 능률이 떨어진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수면 중 무호흡과 깨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장기간 계속되면 혈중산소포화도가 심하게 감소해 심장과 뇌로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다. 또 혈액에 혈전(피떡)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동맥경화증에도 영향을 줘 고혈압, 심근경색, 심부전증, 부정맥 등 심장질환과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 등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혈중산소포화도가 60% 이하로 감소하게 되면 심실부정맥의 발생 빈도가 의미 있게 증가한다.”
대부분의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코를 고는 이유는?
“코골이는 수면 중에 상기도가 부분적으로 좁아지고 목젖과 목 안의 점막이 떨리게 되면서 발생한다. 코를 골고 자다가 상기도가 심하게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면 무호흡이나 저호흡과 같은 수면무호흡증이 생기게 된다. 대부분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코골이를 동반하는데, 아주 심한 수면무호흡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상기도가 완전히 막히면서 오히려 코골이 소리의 빈도가 줄어들 수도 있다.”
자부담 대폭 줄어든 수면다원검사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구강호흡을 하는 이가 많다.
양압기는 성인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대학교의료원 제공
“상기도인 코가 막히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는 코로 숨 쉬기가 힘들면 자연스럽게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입을 벌리고 자면 입안이 건조해지면서 염증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어떻게 진단을 내리나?
“일단 코안 또는 목 안과 같은 상기도가 좁아져 있는지 확인한 후 잠을 자는 동안 수면과 호흡 상태 등을 알아보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수면다원검사는 하룻밤 동안 검사실에서 잠을 자며 실시간으로 뇌파, 심전도, 혈중산소포화도, 호흡기류, 호흡노력 등 여러 가지 신체 활동을 측정하는 검사다. 이 검사를 통해 수면 중 숨이 멈추는 정도와 횟수, 잠에서 깨는 각성 여부, 혈중산소포화도 변화, 코골이 정도, 수면 단계 등을 확인하고 이 결과를 분석해 수면무호흡증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심한 정도를 파악한다. 예전에는 비급여검사로 비용이 약 70만~80만 원에 달했지만, 2018년 7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자부담 검사 비용이 80% 정도 줄어 13만~16만 원이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비만이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키는지?
“급격하고도 과도한 체중 증가는 수면무호흡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만 환자의 약 40%에서 수면무호흡증이 있고,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70%가 비만하다는 통계가 있다. 살이 찌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목 안의 공간이 좁아지고 수면무호흡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복부비만이 과도한 경우에도 횡격막이 위로 올라가 숨을 쉬기 어려워지면서 수면무호흡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체중 감량만으로도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할 수 있나?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은 수면무호흡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비만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비만 환자가 체중을 10% 정도 감량하면 수면무호흡이 약 26% 정도 개선된다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비만인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통한 체중 감량이 매우 중요하다.”
잠자는 자세 교정으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는데.
“그렇다. 수면 중 똑바로 눕게 되면 혀가 뒤로 밀리면서 상기도가 더 좁아질 수 있다. 일부 환자의 경우 옆으로 누우면 뒤로 밀려 있던 혀가 앞으로 움직이면서 상기도가 넓어지고 수면무호흡이 개선될 수 있다.”
코안이 다른 질환으로 좁아져 있다면?
“상기도의 일부인 코안이 비염이나 비중격만곡증(코 칸막이 뼈가 휘는 증상)과 같은 질환으로 막힌 경우 코골이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경우엔 국소비강스테로이드제와 같은 약물로 치료하거나 수술을 통해 막힌 코안을 뚫어줌으로써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을 개선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는?
“입안 양옆 점막이 비대하거나 편도가 커져 목 안이 좁아진 경우는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목젖입천장인두성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통해 목 안을 넓혀줄 수 있다. 하악, 즉 아래턱뼈 자체가 작거나 뒤로 밀려 목 안이 좁아진 환자들은 아래턱뼈를 잘라서 앞으로 빼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하고 있진 않다. 대신 턱을 앞으로 전진시켜 기도를 확장하는 장치를 입에 끼고 자는 치료법도 있다.”
양압기 치료, 성인 무호흡증에 효과적
양압기는 무엇이고 어떤 환자가 쓰나?
“수면 중에 코나 입을 통해 바람을 불어넣어 좁아진 목 안을 넓혀주고 유지하는 치료법이다. 양압기 치료는 성인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우선으로 쓰고 있다.”
양압기 사용을 힘들어하는 환자가 있다.
“양압기 치료의 현실적인 문제는, 안경처럼 평생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순응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다는 점이다. 양압기 치료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압기 사용 시작 후 1주~1개월 동안 양압기 착용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과 적응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설사 양압기에 적응이 됐다 하더라도 사용하는 중간 급격한 체중 증가나 감소 등 호흡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처음에 처방했던 양압기 압력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3~6개월마다 담당 의사와 정기적으로 긴밀한 협의 및 상담을 해야 한다.”
양압기 순응도 교육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나?
“양압기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체계적 교육상담에는 건강보험이 따로 적용되지 않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교육과 치료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소아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
소아 수면무호흡증이 더 무섭다는데.
“10세 이하 어린아이들에게서도 코골이, 수면무호흡, 구강호흡, 수면 중 잦은 뒤척임 등이 동반된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는 상기도 안의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경우 수면 중 매우 힘들게 숨을 쉬고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로 잘 먹지 못해 성장장애가 올 수 있다. 또 소아의 수면무호흡증은 학습장애, 행동장애, 주의집중력장애 등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 수면무호흡증 치료법은?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가 원인이라면 절제 수술을 하면 된다. 소아는 이 수술을 통해 90% 이상 수면무호흡증이 개선된다. 성인보다 소아에게서 특히 효과가 좋다. 만일 소아에게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먼저 이비인후과를 찾아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에 대한 진찰을 해보고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호흡장애의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그 결과 절제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수술에 임해야 한다. 소아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검사항목에 소아 수면무호흡증을 추가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최영철 기획위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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