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수입차 정비 직접 받아보니
동아닷컴
입력 2012-12-26 09:17 수정 2012-12-26 09:22
▲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음
올해 수입차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만 13만대 이상이 예상되고 있고 점유율은 10%를 훌쩍 넘었다. 내년은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14만 여대를 예상하고 있다. 대단한 기록갱신이다. 특히 수입차는 중저가 모델이 다수 소개되고 있지만 국산차 대비 고가 기종이 많은 만큼 10% 점유율 공략은 금액적인 측면에서 대단한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몇 년간 지속될 것이 예상되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 차종에서 심각한 애프터서비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를 운영해본 소비자들은 누구나 경험하는 사항 중의 하나가 바로 애프터서비스 문제이다.
물론 약 3년마다 차량을 교체하는 상위층 소비자는 수입차의 문제점을 고민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할 수 있으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 소비자들은 수입차가 잘못하면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꼭 수입차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중심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메이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소비자가 봉이고 마루타라는 인식이 존재한다면 선진국 진입이라는 목표는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는 부동산 다음으로 큰 재산이 소요되고 10년 이상을 고장 없이 사용하여야 하는 특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는 상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신차의 경우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모든 문제점에 대하여 소비자에게 전개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하소연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치가 없다는 큰 문제가 있다. 법적 근거로서는 미국, 일본, 유럽 등 대표적인 시스템을 모두 벤치마킹 하다 보니 선진국 이상될 정도로 잘 되어 있으나 적용하는 잣대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소비자 중심, 소비자를 배려하는 실질적인 장치 마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언급한 필자 소유의 수입 프리미엄 승용차 J모델의 사고 경우도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야밤 고속도도를 시속 약 100Km로 상위 차선을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변속기가 고장 나면서 아찔한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사용한 기간은 3년 2개월, 약 29,800Km 주행한 매우 깔끔한 고급 프리미엄 차종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고장이 나면서 차량이 말을 안 듣다보니 멈추기 전에 관성으로 끝 차선의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가야 하는 문제였다. 그것도 야밤에 주변 차로를 시속 100Km 내외로 달리는 차선을 넘어 안전하게 나와야 했다. 하필이면 갓길도 가변 차로로 이용하는 시간대여서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차량이 바로 멈추기 전에 간신히 차량이 들어간 공간을 찾아서 들어가는 순간 차량이 멈추는 것이었다. 자동차 전문가이고 차량 경험이 많다고 하는 필자의 경우가 이런 진데 일반인의 경우는 어떨까. 만약 사고라도 발생하면 아마도 모든 책임은 운전자가 지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고장의 원인일 것이다. 당연히 고장 나지 말아야 할 변속기가 고장이 난 것이다. 그 이후 힘들게 애프터서비스 센터로 갔지만 금요일 저녁이어서 수리가 불가능하고 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점검을 하여야 했고 변속기 전체를 교체해야만 했다.
변속기를 구하고 일이 밀린 서비스센터로 인하여 수리 기간은 10일 정도. 변속기 가격 약 1천만원, 수리공임 50만원, 10여일 대차 없는 상황. 그러나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은 3년을 갓 넘어 불가능한 상황. 아마도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수리는 커녕 차량을 처분하여야 할 상황도 생각할 수 있다. 필자의 차량은 어떻게 되었을까.
해당 메이커도 찜찜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3년을 넘었으나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엔진, 변속기는 고장이 나면 안되는 장치이고 비용을 받자니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고 그래서 결론을 내린 것이 변속기 비용은 해당 딜러가 부담하고 공임과 대차 등의 책임은 차량 소유자가 지는 형태였다.
약 10일 후에 찾은 필자의 차량, 공임 50만원 부담하고 대차는 없었다. 도리어 그 상황을 안 현대차에서 차량을 대차대신 사용하라고 보내왔다. 이 상황을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몇 가지 측면에서 생각하여야할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은 최소한의 기간이라는 것이다. 특히 엔진과 변속기라는 파워트레인 부분은 핵심적이고 고가의 시스템인 만큼 순간적인 고장이 나서는 안되는 부품이라는 것이다. 필자와 같은 고장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대처를 잘못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운전자가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파워트레인 부분만큼은 애프터서비스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조금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매우 미흡하다는 것이다. 10년 이상의 내구성이 필요한 것이 자동차인 만큼 획기적으로 늘려 소비자를 배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미국 시장에서 파워트레인 무상 보증 10년, 10만 마일을 시행하는 현대차와 같이 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렸으면 한다. 국내 메이커도 이제는 국내 시장에 도입하여야 하고 특히 부품값이나 공임이 월등히 높아 부담되는 수입차의 경우는 더욱 확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국산차 대비 평균 수배 이상 높은 부품비와 공임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치열한 완성차 판매로 인하여 이윤이 낮아지면서 이를 부품값으로 대체한다는 의구심을 가진 수입차 업체는 길게 보는 안목으로 병행 수입이나 일부 국내 OEM 생산 등을 통하여 실질적인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수입차 소유자의 경우 할부나 리스 등 낮아진 모습의 수입차 문턱으로 구입을 하였으나 막상 운영상의 비용부담 및 무상 애프터서비스 이후 폭등하는 부품값이나 공임 등으로 차량을 포기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차량 사고에도 국산차 대비 극히 높은 수입차 사고처리 비용으로 국민 모두의 수입차 보험료가 급증하는 문제도 해결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 필자와 같이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 직후에 발생하는 차량 문제를 누가 책임지느냐의 문제이다.
필자가 아니라 일반인의 경우는 하루만 지나도 본인 부담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엔진이나 변속기 서비스 기간이 말도 안되게 짧았다는 것이다. 차량을 3년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10년 이상을 생각하여야 하는데 1천만원이나 되는 변속기가 고장이 나서 교체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필자에게 고장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 사실 밝히는 것 자체가 창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차종은 일반 대중 모델이 아닌 프리미엄 모델이다. 더 잘 만들고 관리하여야 하는 차종이라는 것이다.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이 7년이나 10년이면 얘기를 하지 않겠으나 짧게 3년을 잡아놓고 알아서 사용하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인 만큼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이 넘었어도 상황에 따라 무상 서비스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위해서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넷째로 최근 수입차의 급증으로 제대로 된 애프터서비스를 못해준다는 얘기가 많아지고 있다. 일부 차종은 심각하다는 말도 있다. 필자의 경우도 5~7시간이면 충분한 수리를 위하여 10일을 기다려야 했다.
이 상태에서는 기대가 아니라 고통이 되고 브랜드 이미지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산차의 장점은 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저렴한 부품값과 공임, 실시간적인 수리기간, 특히 최근에 대차 같은 서비스 수준도 높아지면서 수입차 대비 장점이 강조되고 있다.
이 부분은 국산차의 가장 큰 장점인 만큼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다섯째 수입차를 장비빛으로만 보고 구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구입 문턱이 낮아져도 운영이나 유지비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생각 이상으로 커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이것저것 따져서 구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수입차의 급증은 대세이다. 소비자가 글로벌 마인드가 생기면서 다양한 수입 차종과 더불어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식상한 국내 브랜드에 비하여 나만의 차종을 구입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차량 구입은 단순한 한두 가지만 생각하지 말고 큰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전체적으로 심사숙고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수입차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필자는 외치고 싶다. 아직 국산차가 대세라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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