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km 달리며 혹독한 테스트, “못난이 GS의 재탄생”
동아경제
입력 2012-07-21 10:19 수정 2012-07-21 10:30
검은색 렉서스 ‘뉴 GS350’을 처음 본 순간 머릿속에서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다스베이더의 가면이 떠올랐다. 미국 영화사상 최고의 악인 50명 가운데 3위에 오른 다스베이더는 어둡고 위험한 악의 화신인 동시에 잔혹한 절대 권력으로 은하제국을 통치하는 인물이다.자동차가 가진 첫인상은 그 차의 성격과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성공한 중년을 위한 차는 중후하고 세련된 느낌이 강하고, 활동적인 젊은 층을 겨냥한 차는 대부분 깜찍하고 도시적인 외모를 지닌다.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뉴 GS350은 나이와 상관없이 럭셔리하면서도 강력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자동차라는 느낌이 강했다.
#지구 100만km 달리며 혹독한 테스트
렉서스 GS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 BMW의 5시리즈와 경쟁하는 프리미엄급 중형 세단이다. 상위 모델인 LS가 독일 기함들과의 경쟁에서 선전하고 ES와 IS가 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한 것과 달리, GS는 그동안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고전해왔다.승용차 부문에서 유독 처지는 못난이 GS의 재탄생을 위해 렉서스는 지난 4년간 많은 공을 들였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직진 안정성과 고속주행능력, 핸들링의 정확도를 시험했고,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서킷 뉘르부르크링에서는 내구성과 안전성을 테스트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얼음길과 험난한 비포장길을 달렸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구불구불한 도로에서는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시험했다. 렉서스 GS 개발팀은 이런 방식으로 지구 위를 100만km 이상 달리며 혹독한 테스트를 진행한 끝에 4세대 뉴 GS350을 탄생시켰다.
#운전자 심장을 뛰게 하는 F-스포츠
이번에 시승을 위해 만난 차는 뉴 GS350 중에서도 역동적인 주행성능으로 운전자의 심장을 가장 빨리 뛰게 만든다는 F-스포츠 모델이다. GS 개발을 주도한 가나모리 요시히코 수석엔지니어는 신차 디자인을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럭셔리는 언제나 렉서스의 근간이지만, 신형 GS는 여기에 다이내믹까지 더하려고 노력한 차다. 렉서스 디자인의 혁명이다. 이 차가 바로 렉서스의 차세대 디자인을 대표한다고 보면 된다.”그의 설명대로 신차 곳곳에서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전면 사다리꼴 모양의 스핀들 그릴은 상단부와 하단부를 통합해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리어스포일러, 메시 그릴 등으로 공격적이고 강렬한 느낌을 표현했다.
반대로 실내는 안정적이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질감 좋은 천연가죽과 금속성 재질로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몄고, 대시보드 중앙에 깊숙이 자리한 모니터는 화질이 선명했다. 내비게이션은 터치가 아닌 마우스로 조절하며, 시트는 넉넉하고 코너링에서도 몸을 잘 잡아줬다. 하지만 뒷좌석은 무릎 공간에 여유가 없고, 후륜구동 특성상 가운데가 솟아 있어 성인 3명이 앉기에는 불편했다. 트렁크 용량은 530ℓ로 골프백 4개가 넉넉히 들어간다.
#고속에서 불안감 완전히 극복
신차는 최고출력 310마력의 3.5ℓV6 듀얼 VVT-i 엔진을 탑재했다. 출력은 높였지만 이전 모델과 같은 엔진이다. 300마력이 넘는 자동차는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속도가 탁월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5.7초면 도달하고, 시승 중 어떤 도로에서도 힘 때문에 답답한 경우는 없었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을 채택했는데 경쟁 모델이 7, 8단을 장착한 것과 비교하면 조금 부족해 보인다.이전 GS는 독일 차들과 비교해 고속 안전성에서 큰 약점을 보여왔다. 중·저속의 정숙성과 안락함에서 항상 최고 점수를 받으면서도 고속에서의 불안감 탓에 최종 선택에서 밀리곤 했다. 하지만 신차는 이런 단점을 완전히 극복했다. 실제 200km/h를 넘나드는 고속주행에서도 바퀴가 붕 뜨는 듯한 불안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도로에 밀착해 달리는 접지감과 안정감에서 오히려 독일 차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였다.국도에서 코너링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과거에는 너무 부드러워 커브에서 밀리는 인상을 줬다면 신차는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줘 고속에서도 정교한 코너링이 가능했다. 도로 굴곡을 넘을 때 딱딱한 서스펜션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신차는 다이내믹한 주행성을 귀로도 느낄 수 있도록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음과 배기음을 듣기 좋게 조절했다.
#4가지 주행모드 선택…연비는 아쉬워
렉서스는 신차의 혁신적인 주행성능을 위해 몇 가지 첨단기능을 추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다이내믹 핸들링 시스템으로 EPS(전자제어파워스티어링)와 앞바퀴 조향을 제어하는 VGRS, 뒷바퀴 스티어링을 제어하는 DRS가 있다. 이 첨단기능들이 중·저속에서 핸들링을 향상시키고 고속에선 차체를 잡아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사진=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주행은 연료를 아끼는 에코(ECO), 일반적인 노멀(NORMAL), 기어 변속을 빠르게 하는 스포츠(SPORTS), 스티어링 반응을 빠르게 하고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만드는 스포츠플러스(SPORTS+) 등 4가지 모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신차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9.4km/ℓ로 조금 아쉬운 수준이다. 국내 판매가격은 773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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