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자일리톨 껌 꾸준히 씹었더니…미숙아 출생율 24% ‘뚝’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11-18 16:04 수정 2024-11-1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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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임신부의 잇몸 질환이 조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자일리톨 껌 씹기가 이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조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 아프리카 말리위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천연 알코올 당인 자일리톨(xylitol)이 함유된 껌을 씹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과 비교해 조산율이 24%, 저체중아 출생률은 30% 낮았다. 조산은 임신 20주 이후부터 37주 이전에 이뤄지는 분만을 가리킨다. 정상분만은 40주 내외다.

학술지 메드(Med)에 13일(현지시각)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부교수이자 논문 제1저자인 그렉 발렌타인(Greg Valentine) 박사는 자일리톨 껌을 씹은 임신부 그룹에서 저체중아 출산 확률이 30% 감소했다며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극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1만 명 이상의 임신부를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2015년 5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3년여 동안 진행했다. 연구기간 동안 4549명의 임신부는 자일리톨 껌을 씹은 반면, 나머지 5520명의 대조군은 기존의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았다. 데이터 분석과 후속 조사는 2021년 10월에 완료됐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치주질환(잇몸질환)은 조산 및 저체중 출산 위험을 2~3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관성을 설명할 말한 명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치주질환과 관련된 염증 반응 또는 구강 내 박테리아가 혈류를 통해 몸의 여러 장기로 확산되는 과정을 통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의 치아 플라크 1mm³ 안에는 병원균을 포함해 약 1억 개의 박테리아가 존재하며, 이러한 박테리아는 신체 전반에 감염과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껌, 사탕 등에 사용하는 자일리톨은 프로바이오틱 특성을 가진 천연 알코올 감미료다. 연구에 따르면 자일리톨은 치주질환과 강하게 연관된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고, 독립적으로 잇몸 조직의 염증을 줄일 수 있다.

치주질환은 잇몸 아래 플라크를 제거하는 딥 클리닝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거나, 규칙적인 양치질로 예방할 수 있지만 말라위 같은 국가는 물자, 의료인력, 깨끗한 식수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어렵다고 발렌타인 박사는 지적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껌 씹기와 같은 간단한 개입이 더 효과적인 구강개선책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에 참가한 임신부들은 임신 초부터 출산까지 자일리톨 껌을 씹었다.

발렌타인 박사는 “치주질환이 조산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말리위의 경우 임신부의 약 70%가 잇몸 질환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 연구는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말라위의 조산율을 20%에 달한다.

한편 자일리톨은 부작용도 있다.

지난 6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미국 연구자들에 따르면 설탕 대체제인 자일리톨은 심장마비, 뇌졸중 또는 심혈관 관련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자일리톨은 복부 팽만감·설사 같은 소화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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