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올해 첫 하락…‘대출 규제’ 여파

최동수 기자

입력 2024-11-17 14:32 수정 2024-11-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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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입주 33년 차 중계 주공5단지(2326채) 전용면적 58㎡는 올해 9월 7억 원에 거래됐다. 가격이 7월 대비 1000만~2000만 원가량 하락했다. 은평구 입주 6년 차 래미안 베라힐즈(1305채) 전용 84㎡는 지난달 11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인 8월 12억1000만 원 대비 6000만 원 하락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대출 규제로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가끔 오는 문의도 호가 정도 물어보고 매수 의지가 크지 않다”고 했다.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2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으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거래가 급감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0.01%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1.19%) 이후 9개월 만이다. 실거래가지수는 호가나 시세 등을 반영한 표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격만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권역별로 낙폭이 가장 큰 곳은 은평·서대문구·마포구 등이 있는 서북권으로 0.90% 하락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있는 동북권도 0.42% 내렸다. 서대문구 4300채 규모 DMC파크뷰자이 전용 84㎡ 평균 매매가격은 8월 12억9000만원에서 9월 12억8000만 원으로 하락했다. 이달 14일에는 12억6500만 원에 거래됐다.

반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의 지수는 0.86% 올라 상승세가 이어졌다. 강남구 대치아이파크 전용 59㎡는 지난달 9일 26억5000만 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반포자이 전용 132㎡는 올해 9월 53억4100만 원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다. 중구·종로·용산구 등 도심권과 강서·양천·영등포구 등 서남권은 각각 0.10%, 0.30%씩 올랐다.

권역별로 상승과 하락 거래가 나타나는 가운데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줄고 매물이 쌓이고 있다. 이날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온라인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9337건이다. 2단계 DSR 시행 전인 8월 31일(7만1226건) 대비 25.4%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7월 9181건(계약일 기준), 8월 6474건을 나타낸 뒤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에는 3089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날 기준 10월 거래량은 3254건이다.

전문가들은 연말로 갈수록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며 관망세가 심화될 것으로 봤다. 일부 고가 단지에서 상승세가 나타나지만 전반적으로 약세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말까지 신고된 매매계약을 바탕으로 10월 실거래가 잠정지수를 산출한 결과 서울은 0.36%, 전국은 0.06% 하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부 상승거래가 나오는 곳도 있지만 대출 규제로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급격한 하락보다는 소폭 조정을 받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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