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두개입에도 원-달러 환율 3일 연속 1400원대

이동훈 기자 , 신아형 기자

입력 2024-11-15 03:00 수정 2024-11-1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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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
최상목 “변동성 확대땐 안정조치”
强달러 영향… 1400원대 고착화 우려
외국인들, 환손실 우려 연일 순매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4.11.14

미국 대선 이후 연일 치솟는 환율에 정부가 뒤늦게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결국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 등으로 인해 1400원대 고환율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증시 역시 보합세에 그치며 의미 있는 반등을 거두지 못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오전 긴급 거시경제 간담회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이렇듯 외환시장에 대해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치솟았던 4월 이후 7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원 내린 1405.1원(오후 3시 반 기준)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정부의 엄포에도 환율이 3일 연속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넘기면서 정부가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잃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새어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국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휩쓰는 ‘레드 스위프(red sweep)’가 현실화되면서 달러화가 더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고 풀이한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고 106.78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다.

고환율 여파로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증시 부진도 이어졌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0.07% 오른 2,418.86에 거래를 마쳤으나 외국인은 2000억 원 넘게 팔면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 갔다. 8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약 17조 원에 달한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17% 하락한 681.56으로 장을 마쳤다. 2023년 1월 5일 이후 1년 10여 개월 만의 최저치다.

여기에 시가총액 1위인 대표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4년 5개월 만에 4만 원대로 내려오면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최고가(8만8800원) 대비 44%나 빠졌다. 투자자들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미 대선 종료에 따른 불확실성 제거, 당국의 외환시장 구두개입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전혀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백약이 무효한 상태”라는 비관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내에 강한 반등을 보이지 못한다면 국내 증시가 장기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라고 했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인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기존 3.2%에서 3.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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