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흉터 없는 자궁 절제술로 마음까지 배려
차준호 기자
입력 2024-11-14 03:00 수정 2024-11-14 03:00
로봇 활용 ‘질 경유 내시경 수술’
기존 복강경 대비 수술부위 작고
회복 빨라 일상생활 빠르게 복귀
근종 위치-수술력 등 요인 고려… 숙련된 전문 의료팀이 진행해야
박상희(가명·47) 씨는 최근 불규칙한 생리와 복부 팽만감, 지속적인 방광 압박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자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다발성 자궁근종(자궁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근육 덩어리)이라고 진단했다. 의료진은 “근종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어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개복을 통해 자궁절제술을 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하지만 박 씨는 개복 수술로 큰 흉터가 남는다는 사실이 큰 부담이 됐다.
박 씨는 지인들에게 속사정을 얘기했고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어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추성필 교수를 찾았다. 추 교수는 각종 검사를 통해 10cm 거대 근종과 동반된 다발성 근종 및 자궁선근증(비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이 발견되는 질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흉터가 크게 남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무흉터 수술 가능 여부’를 검토했다.
추 교수는 ‘질 경유 내시경 수술(vNOTES)’로 흉터 없이 자궁 절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설명을 직접 들은 박 씨는 수술을 결정했다.
추 교수는 다빈치 SP 로봇을 활용한 vNOTES 자궁절제술을 통해 약 1.7kg의 자궁을 제거했다. 기존 복강경 수술의 경우 보통 배꼽 부위를 통해 수술 도구를 삽입한 후 자궁을 절제하는 방식이어서 흉터가 일부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무흉터 수술은 질을 통한 접근으로 외부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또 수술 직후 경험하는 통증도 다른 수술 방식에 비해 덜하고 회복도 빠르다. 박 씨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흉터 없이 빠르게 회복했다.
현대 의료에서 흉터 없는 수술에 관한 관심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단순히 미용상의 부분으로 여겨졌던 흉터가 이제는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많다. 흉터는 환자에게 수술 경험을 상기시키며 정신적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자궁절제술 후 남은 흉터로 인해 자궁이 없다는 상실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다른 증상과 함께 심리적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 교수는 무흉터 수술을 ‘시크릿 포트 복강경’이라고 표현했다. 흉터가 외부로 전혀 보이지 않고 ‘비밀’처럼 숨겨져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흉터 수술은 흉터가 없다는 것 이외에도 큰 이점이 있다. 기존 복강경에 비해 수술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탈장과 같은 합병증도 적다. 기존의 복벽을 절개하고 수술하는 방식의 복강경보다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로 복귀가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흉터 없는 수술은 자궁 절제 수술 이후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외부로 드러나는 흉터가 없다는 것이 환자의 외적인 만족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모든 자궁근종 수술에 무흉터 수술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근종의 위치, 환자의 신체 상태와 기존 수술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이력이 있거나 골반 내 감염이 심한 경우에는 무흉터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질을 통한 수술은 배꼽을 통해 진행하는 수술에 비해 자궁 뒤쪽 공간의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 수술은 숙련된 전문 의료팀이 진행해야 안전하다.
추 교수는 “무흉터 수술은 단순히 외적인 미용을 넘어서 환자의 마음을 고려한 수술 방식”이라며 “환자마다 최적의 수술 방법을 찾고 최소한의 흉터로 최대의 결과를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기존 복강경 대비 수술부위 작고
회복 빨라 일상생활 빠르게 복귀
근종 위치-수술력 등 요인 고려… 숙련된 전문 의료팀이 진행해야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추성필 교수가 ‘질 경유 내시경 수술(vNOTES)’로 흉터 없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수술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박상희(가명·47) 씨는 최근 불규칙한 생리와 복부 팽만감, 지속적인 방광 압박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자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다발성 자궁근종(자궁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근육 덩어리)이라고 진단했다. 의료진은 “근종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어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개복을 통해 자궁절제술을 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하지만 박 씨는 개복 수술로 큰 흉터가 남는다는 사실이 큰 부담이 됐다.
박 씨는 지인들에게 속사정을 얘기했고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어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추성필 교수를 찾았다. 추 교수는 각종 검사를 통해 10cm 거대 근종과 동반된 다발성 근종 및 자궁선근증(비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이 발견되는 질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흉터가 크게 남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무흉터 수술 가능 여부’를 검토했다.
추 교수는 ‘질 경유 내시경 수술(vNOTES)’로 흉터 없이 자궁 절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설명을 직접 들은 박 씨는 수술을 결정했다.
추 교수는 다빈치 SP 로봇을 활용한 vNOTES 자궁절제술을 통해 약 1.7kg의 자궁을 제거했다. 기존 복강경 수술의 경우 보통 배꼽 부위를 통해 수술 도구를 삽입한 후 자궁을 절제하는 방식이어서 흉터가 일부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무흉터 수술은 질을 통한 접근으로 외부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또 수술 직후 경험하는 통증도 다른 수술 방식에 비해 덜하고 회복도 빠르다. 박 씨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흉터 없이 빠르게 회복했다.
현대 의료에서 흉터 없는 수술에 관한 관심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단순히 미용상의 부분으로 여겨졌던 흉터가 이제는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많다. 흉터는 환자에게 수술 경험을 상기시키며 정신적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자궁절제술 후 남은 흉터로 인해 자궁이 없다는 상실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다른 증상과 함께 심리적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 교수는 무흉터 수술을 ‘시크릿 포트 복강경’이라고 표현했다. 흉터가 외부로 전혀 보이지 않고 ‘비밀’처럼 숨겨져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흉터 수술은 흉터가 없다는 것 이외에도 큰 이점이 있다. 기존 복강경에 비해 수술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탈장과 같은 합병증도 적다. 기존의 복벽을 절개하고 수술하는 방식의 복강경보다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로 복귀가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흉터 없는 수술은 자궁 절제 수술 이후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외부로 드러나는 흉터가 없다는 것이 환자의 외적인 만족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모든 자궁근종 수술에 무흉터 수술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근종의 위치, 환자의 신체 상태와 기존 수술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이력이 있거나 골반 내 감염이 심한 경우에는 무흉터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질을 통한 수술은 배꼽을 통해 진행하는 수술에 비해 자궁 뒤쪽 공간의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 수술은 숙련된 전문 의료팀이 진행해야 안전하다.
추 교수는 “무흉터 수술은 단순히 외적인 미용을 넘어서 환자의 마음을 고려한 수술 방식”이라며 “환자마다 최적의 수술 방법을 찾고 최소한의 흉터로 최대의 결과를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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