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톰’ 韓경제 강타…증시 내리막, 고용도 한파

이동훈 기자 , 세종=송혜미 기자

입력 2024-11-13 16:46 수정 2024-11-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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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482.57)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10.52)보다 20.87포인트(2.97%) 급락한 689.65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3.5원)보다 3.1원 오른 1406.6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4.11.13.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대한 우려가 한국 경제에 큰 폭풍우를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취할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가뜩이나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를 더욱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거대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자영업 경기 등 내수가 침체된 가운데 일자리 사정도 크게 악화됐다. 고환율로 인해 수입물가가 뛰고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위기가 다시 찾아올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4% 내린 2417.0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이후 사흘 연속 1% 넘는 급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1월 17일(2,435.90) 기록했던 연저점을 경신했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해 한국경제의 내수와 수출이 모두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만 7000억 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최근 사흘 간 순매도 금액만 1조5000억 원에 이른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도 4% 이상 급락해 주당 5만원선이 위협받게 됐다. 코스닥지수도 2.94% 급락한 689.65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환율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1410.6원까지 튀어 올랐다. 오후 3시 반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전일 대비 3.1원 오른 140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좀처럼 살아나질 않는 내수에 고용시장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8만 명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만 해도 취업자 수는 달마다 평균 32만 명 넘게 늘곤 했는데, 지난달에는 4분의 1토막이 났다. 내수 부진으로 도소매업 취업자가 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지표인 소매 판매는 2년 반째 줄면서 역대 가장 긴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국 경제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가운데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고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발 빠르게 대책을 마련해서 불안감을 해소하고 기업들도 달라진 경제 환경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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