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증시 업종별 양극화 심화

뉴시스(신문)

입력 2024-11-12 10:38 수정 2024-11-1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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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방산주↑ 반도체·2차전지↓
트럼프 관련 업종별 차별화 지속


AP 뉴시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국내 증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지속되면서 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이 이어지며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수혜 업종들은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반면, 트럼프 리스크 업종은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주로 꼽히는 조선과 방산,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들은 연일 강세 보이고 있다.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한화시스템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조선주 한화오션은 전날 52주 신고가를 찍었고, HD현대중공업은 역대 최고가(8월8일, 장중 22만500원)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주가가 22% 넘게 상승했다.

조선업계의 상승 랠리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주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건조 능력을 알고 있으며,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길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해군력 강화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미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수혜가 있을 것”이라며 “주요 국가들의 안보 강화 기조로 잠수함, 수상함 등 군함 등의 수요 증가에 따른 국내 조선사 반사이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쟁 종식 기대감에 우크라이나 재건주들도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삼부토건은 최근 7거래일 연속 급등하면서 주가가 3배 가까이 뛰었다. 이 기간 삼부토건은 3번이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 꼽히는 HD현대건설기계, SG, 현대에버다임, 디와이디 등도 연일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은 트럼프의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폐기와 관세 부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고, SK하이닉스도 이틀째 7% 가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 불확실성에 2차전지주로 분류되는 삼성SDI는 6거래일째 하락하며 주가가 20% 넘게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5일 이후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에코프로그룹주들은 10% 넘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수급 주도권을 쥔 외국인이 최근 조선, 방산 등의 업종을 매집해왔기 때문에 단기간에 매매 시각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월 들어 외국인은 삼성중공업(1576억원, 2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37억원, 3위), 한화시스템(1052억원, 4위) 등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트럼프발(發) 리스크’로 지목된 기업들의 주가 약세가 과도했다는 인식 속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400원대에 진입하는 등 3분기에 비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트럼프 트레이드 진행 과정에서 주가가 부진했던 수출주(환율효과·가격 메리트 등)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 대금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지수가 큰 폭으로 우상향하진 않더라도 낙폭 과대 ‘수급 소외주’와 기존 ‘주도주’ 간의 트레이딩 기회는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대선 직후에는 2개월 동안 수익률이 부진했던 조선과 제약·바이오 업종이 선제적으로 반응했다”며 “해당 업종들은 누가 당선되던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 업종이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11월 중국 ‘광군제’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호텔·레저, 화장품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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