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83㎏ 뚱뚱한 몸 아니다?…한국인 BMI 25→27로 높여야 하는 이유
박경민 기자
입력 2024-11-11 15:46 수정 2024-11-11 20:27
사진=뉴시스
경기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이모 씨(26)는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긴 하지만 운동을 평균 주 4회 하면서 체중을 관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키 180cm, 몸무게 87kg으로 체질량지수(BMI)는 26.9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정부는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국민건강보험이 운영하는 연구원에서 “서구화된 식습관 등을 고려할 때 비만 기준을 ‘BMI 25 이상’에서 ‘BMI 27’ 이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의 비만 인구는 반 토막 나게 된다. 일각에선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준을 완화하면 경각심이 무뎌질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 21년 추적 관찰 “BMI 25 사망 위험 가장 낮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원은 먼저 BMI에 따른 사망 위험을 분석했는데 “BMI 25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망 위험은 저체중인 BMI 18.5 미만과 고도 비만인 35 이상에서 BMI 25일 때보다 각각 72%, 64% 높았다. 특히 BMI 29 이상이면 사망 위험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BMI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정도 역시 분석했는데 “고혈압, 당뇨병 등 심뇌혈관 질환의 경우 BMI가 높아질수록 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이 역시 BMI 25를 비만 기준으로 정할 근거로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의 이선미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사망 및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동시에 고려할 때 현행 비만 기준을 최소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했다.
기준이 바뀔 경우 키 175cm인 성인 남성의 경우 몸무게 82.6kg, 162cm인 성인 여성의 경우 70.8kg 이상이어야 비만이 된다. 현재 기준보다 남성은 6.1kg, 여성은 5.3kg 체중이 더 나가야 비만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2022년 기준으로 전체 국민 중 약 900만 명이 BMI 25~27 구간에 있기 때문에 기준이 바뀔 경우 비만 인구는 ‘1738만 명’에서 ‘840만 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2022년 기준으로 37.2%인 비만율도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년 전 분석에선 BMI 23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였다”며 “유년기부터 기름진 음식에 노출된 세대가 많아지면서 관련 질병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의료계 일각 “비만 기준 변경 신중해야”
현재 세계 각국은 사망 위험과 질병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비만 기준을 정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위원회 분류를 대한비만학회가 받아들이면서 이에 따라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정했다. 아시아인은 체중이 적더라도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잘 걸린다고 해서 비만 기준을 다소 낮게 정한 것이다.
반면 미국은 BMI 지수 30 이상, 중국은 BMI 28 이상을 비만으로 간주한다. 일본은 자체 연구를 거쳐 2014년부터 남성은 BMI 27.7, 여성은 26.1 이상일 때 비만으로 간주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활동이 줄고 비만 인구가 늘어난 상황을 감안해 비만 기준 완화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성인의 BMI 25 기준 비만율은 2014년 31.5%에서 2022년 37.2%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행 기준은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건강 위험이 증가한다는 분석에 기반한 것”이라며 “관련 연구가 더 축적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준 변경을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비즈N 탑기사
- ‘벽에 붙은 바나나’ 소더비 경매서 86억원 낙찰
- 범죄? 사고?…시흥 낚시터서 숨진채 발견된 40대 ‘미스터리’
- 도박현장서 압수한 현금 훔쳐 쓴 전직 경찰관 징역 2년
- 정차 중이던 차 들이박고도 직진…70대 여성 ‘운전미숙’ 추정
- ‘싱글맘’ 쥬얼리 이지현, 국숫집 알바한다 “민폐 끼칠까 걱정”
- 세차장 흠집 갈등…“없던 것” vs “타월로 생길 수 없는 자국”
- 덕수궁서 연말에 만나는 ‘석조전 음악회’
- ‘컴퓨터 미인’ 황신혜가 뽑은 여배우 미모 톱3는?
- ‘솔로 컴백’ 진 “훈련병 때 느낀 감정 가사에 담았죠”
- 앙투아네트 300캐럿 목걸이… 소더비 경매서 68억원에 낙찰
- 자칭 숨바꼭질 달묘의 '뽀작'한 숨기 실력.."냥젤리가 마중 나와 있어"
- CJ제일제당, 헝가리-美에 신규 공장… “K푸드 영토확장 가속”
- 전세 계약 전 근저당권 반드시 확인하세요[부동산 빨간펜]
- 삼성, 3분기 전세계 39개국에서 스마트폰 1위…작년보다 4곳 줄어
- 테무·알리서 산 아이 옷에서 유해물질 최대 622배 초과 검출
- SK하이닉스, 세계 최고층 321단 낸드 양산
- 롯데 “부동산-가용예금 71조”… 유동성 위기설에 이례적 자산 공개
- [단독]구인난 허덕 韓 방산업계… 佛선 ‘예비군’까지 만들어
- 나트륨 30% 덜 들어간 햄버거 등 식품 19종 개발
- 기도하는 마음으로… 370년 묵은 행운, 씨간장[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