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불 붙은 비트코인 랠리, 사상 최초 8만 달러 넘겼다
이동훈 기자 , 조응형 기자
입력 2024-11-11 16:54 수정 2024-11-11 16:58
1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세는 10일(현지시간) 사상 첫 8만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8만1천달러를 넘어섰다. 2024.11.11.뉴스1
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8만 달러를 넘기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이어 미 의회도 가상자산에 우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상 화폐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가상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투기성 자금 유입과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사상 최초 8100만 달러 돌파
11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이날 낮 12시 55분 기준 8만1801달러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미 대선 직전까지 7만3000달러 선을 맴돌았지만, 트럼프 당선 직후 7만5000달러를 넘더니 결국 8만1000달러 선까지 뚫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전인 지난 6일 자정 대비 16%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28.9%)을 비롯해서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우는 도지코인(67.3%) 등도 같은 기간 가격이 급등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가격 상승은 트럼프 당선과 함께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공화당이 상·하원을 싹쓸이하는 ‘레드 스윕’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타났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대선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2024.11.06.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등 가상자산 친화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또 가상 화폐에 “매우 위험한 자산”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하는 가상자산 관련 법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지난 5월 미 하원을 통과한 ‘21세기를 위한 금융혁신 및 기술법안’(FIT21)은 가상자산 규제 권한을 SEC가 아니라 시장 친화적인 상품거래위원회(CFTC)에 맡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5년간 최대 100만개를 사들이도록 하는 일명 ‘루미스 법안’ 역시 발의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영구적 국가 자산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급등 장세에 “시장 과열” 우려도
가상자산의 상승 랠리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6일 블랙록의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14억 달러(1조9150만 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역대 최대 일일 순유입량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말 12만5000달러까지 치솟고, 2025년 말에는 2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지적했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가격이 트럼프 당선 효과로 크게 올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련 공약을 그대로 이행할지는 미지수”라며 “가상자산이 시장의 기대만큼 보여준 것이 없는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 지나치게 오른 감이 있다”고 했다.
가상자산이 오르면서 ‘상승장에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라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으로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상자산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는 상황이나, 가상자산별 성과 등을 면밀하게 검증하고 투자해야 한다”며 “가상자산 가격에 거품이 낀 상황에서 성급하게 투자하다가 큰 손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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