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 ‘빛의 거장’ 카라바조를 한국서 만난다

김민 기자

입력 2024-11-11 13:42 수정 2024-11-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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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그리스도의 체포’ 1602년 경, 우피치미술관 소장품. 액츠매니지먼트 제공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3점을 포함해 카라바조(1571~1610) 혹은 그에게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그린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하는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은 카라바조 혹은 카라바조 추정 작품 10점과 안니발레 카라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등 바로크 시대 화가 작품 47점 등 총 57점을 국내에 선보인다.

카라바조의 ‘이 뽑는 사람’ 1608~1610년 경, 우피치미술관 소장품. 액츠매니지먼트 제공
카라바조는 17세기 빛과 그림자의 강한 대조와 극적이고 사실적인 장면 묘사로 유럽 종교 회화에 새로운 흐름을 일으킨 바로크 거장이다. 종교 개혁의 바람이 불어오던 시기 위기에 처한 교황청의 분위기와 맞물려 교회와 대중 모두에게 사랑받은 그의 회화 스타일은 루벤스, 렘브란트 등 다른 예술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카라바조는 38세에 사망해 남은 작품이 100여 점으로 알려져 있다.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은 작가의 ‘성 토마스의 의심’, 1601~1602년 경, 우피치미술관 소장품. 액츠매니지먼트 제공
전시작 중 우피치미술관 소장품은 ‘그리스도의 체포’, ‘성 토마스의 의심’, ‘이 뽑는 사람’이다. 이중 ‘성 토마스의 의심’은 카라바조 하면 떠올리는 대표작 중 하나인데, 그리스도가 부활했음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옆구리 상처를 성 토마스가 손가락으로 찔러보는 장면을 담았다. 핀 조명을 비추는 것 같은 그림의 효과와 인물들의 얼굴 주름, 상처 등 사실적인 묘사로 당대에도 인기를 끌어 약 20점이 복제되었다고 한다. 호정은 큐레이터는 “최초로 그린 작품은 독일 포츠담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 작품은 카라바조가 스케치를 했다는 점이 문헌으로 확인돼 우선은 ‘추정작’으로 우피치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세바스티아노’, ‘묵상하는 성 프란시스코’ 등 다른 작품들도 카라바조 특유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유명 미술관이 아닌 개인 소장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 호 큐레이터는 “카라바조에 관한 연구는 2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때부터 귀족 가문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 하나둘씩 세상에 나오면서 관련 입증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시된 모든 작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이 도록에 첨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라바조의 ‘묵상하는 성 프란체스코’, 1603년 경. 액츠매니지먼트 제공
연구 논문에는 소장처, 관련 문헌, 엑스레이 촬영, 기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다. 이를테면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은 보르게세 미술관 소장품이 따로 있는데, 이 작품도 17세기에는 미술관에서 소장했다는 문헌 기록이 남아 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미술사의 단면을 확인하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전시는 내년 3월 27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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