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신형 쏘나타 터보’에 처음 탑재되는 엔진 밸브 신기술 공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7-03 15:44 수정 2019-07-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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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스트림 G1.6 T-GDi 가솔린 엔진
엔진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 세계 최초 양산
주행조건에 따라 밸브 오픈 시점 제어
현대·기아 “성능 4%·연비 5% 개선…배출가스 12% 저감”
신형 쏘나타 터보 이어 ‘투싼·스포티지’에 적용 예정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엔진 흡기 밸브를 최적 상태로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하반기 출시를 앞둔 ‘신형 쏘나타 가솔린 터보’ 모델에 처음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3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독자 개발해 양산에 성공한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CVVD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이 처음 공개됐다.

현대차는 새로운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이 최고출력 180마력과 200마력대 등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최고출력 180마력을 발휘하는 엔진이 먼저 신형 쏘나타 가솔린 터보에 탑재돼 판매에 들어가며 고출력 버전은 향후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밸브 열림 타이밍 최적화…“운동성능 4%·연비 5%↑·배출가스 12%↓”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CVVD는 그동안 부분적으로만 가능했던 엔진 밸브 열림 시간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상충관계로 볼 수 있는 엔진 성능과 연료소비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키고 배출가스까지 줄여주는 ‘꿈의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로 하이브리드 모델에 장착되는 ‘앳킨슨사이클(Atkinson Cycle)’ 엔진보다 효율이 우수하다고 전했다. 해당 기술 관련 특허는 미국과 유럽(EU),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약 100여 건이 등록됐다고 밝혔다.

자동차 엔진은 흡입과 압축, 팽창, 배기 등 4단계 과정을 통해 연료를 연소시키고 이를 통해 동력을 발생시킨다. 이 과정에서 흡기와 배기가 통과하는 관문인 밸브의 열리고 닫히는 시점과 깊이를 주행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가변 밸브 제어 기술을 통해 엔진 성능과 효율을 보완해왔다.
상용화된 가변 밸브 제어 기술로는 밸브의 여닫힘 시점을 제어하는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 (CVVT, Continuously Variable Valve Timing)’ 기술과 밸브의 개폐 깊이를 조절해 실린더 내 공기량을 제어하는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CVVL, Continuously Variable Valve Lift)’ 기술 등이 있다. 밸브 기술 적용 여부는 일반적으로 차량 후방 트렁크도어 상단에 부착된 엠블럼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CVVD 기술은 엔진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려있는 기간을 제어해 성능과 효율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라고 현대·기아차 측은 소개했다.

기존 엔진들은 연비 향상에 초점을 둔 앳킨슨사이클과 성능에 중점을 둔 밀러사이클, 연비와 성능 절충형 기술인 오토사이클 등 3가지 중 하나의 엔진 사이클을 선택하고 이에 맞는 고정된 ‘밸브 열림 시간(밸브 듀레이션, Valve Duration)’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CVVD 기술은 연비주행과 가속주행 등 운전 조건에 따라 밸브 듀레이션을 길거나 짧게 제어할 수 있어 앞서 양산된 모든 엔진 사이클 조건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효 압축비는 4:1에서 10.5:1까지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 가변 압축 효과도 얻을 수 있다.

CVVD 기술이 적용된 엔진은 출력이 적게 필요한 정속주행 시 흡기밸브를 압축 행정 중후반 시점까지 열어두고 압축 시 발생하는 저항을 감소시키면서 압축비를 낮춰 연비 개선 효과를 얻는다. 반대로 가속주행 시에는 흡기 밸브를 압축 행정 초반에 닫아 폭발에 사용되는 공기량을 최대한 모은 상태로 토크를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가속성능을 높인다.
현대·기아차 측은 “최적 밸브 듀레이션 구현으로 연료 연소율을 높여 배출가스 저감에서 높은 효과가 발휘한다”며 “CVVD 기술 적용 시 엔진 성능은 4% 이상, 연비는 5% 이상 개선되고 배출가스는 12%가량 저감된다”고 설명했다.

CVVD 기술은 운전 상황에 따라 밸브 듀레이션을 조절해 성능과 연비 두 가지를 동시에 개선시키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133년에 달하는 가솔린 엔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기술로 평가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기술 개발로 엔진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올라서고 갈수록 엄격해지는 배기가스 규제에 적극 대응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CVVD 적용 첫 엔진 ‘스마트스트림 G1.6 T-GDi’…“쏘나타·투싼·스포티지에 탑재”

CVVD 기술이 처음 적용되는 스마트스트림 G1.6 T-GDi는 배기량 1598cc,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CVVD 기술 외에 연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저압 배기가스재순환 시스템(LP EGR)도 국내 최초로 적용된다.

EGR 시스템은 엔진에서 연소된 배기가스 일부를 다시 엔진으로 재순환시켜 연소실 온도를 낮추고 연비를 개선하면서 유해 배출가스 저감을 유도하는 장치다. 신규 G1.6 T-GDi 엔젠에는 연소된 배기가스를 흡기계가 아닌 터보차저 컴프레셔 전단으로 유입시키는 저압 시스템이 새롭게 탑재됐으며 이를 통해 고부하 영역 엔진 효율을 높였다고 현대·기아차 측은 설명했다.

또한 엔진 온도를 신속하게 상승시키거나 냉각해 연비를 높이고 엔진 내구성과 가속성능을 개선한 ‘통합열관리시스템(ITMS, Integrated Thermal Management System)’도 도입된다. 기존 T-GDi 엔진의 연료 분사 압력인 250바(bar)보다 40% 높은 350바 직분사 시스템과 기계적인 마찰을 최소화한 구동부품을 적용해 엔진 마찰을 34% 저감한 ‘마찰저감 엔진무빙시스템’ 등 신기술이 대거 접목됐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도 신기술 개발을 통한 효율 향상과 IT 기술 융합에 의한 상품성 개선, 전동화에 최적화된 파워트레인 개발을 목표로 글로벌 최고 수준 파워트레인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주행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독자 개발한 세계 최초 CVVD 기술은 파워트레인 분야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 성능과 상품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지속 개발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CVVD 기술이 처음 적용된 G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쏘나타에 이어 향후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 등 다른 차종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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