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최고위원직 사퇴… 文에 “결단해달라”
동아경제
입력 2015-12-08 13:54 수정 2015-12-08 13:54
주승용 의원. 사진=동아일보 DB
주승용, 최고위원직 사퇴… 文에 “결단해달라”
주승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를 언급하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혔다.
주승용 의원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또한 주승용 의원은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서 사퇴와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날 주승용 의원은 “어제 문재인 대표를 만났다”며 “최근 당을 분란에 빠뜨리고 있는 현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의 입장을 충분히 들었다”며 “저는 당을 단합시키기 위한 방안과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주승용 의원은 “제1야당의 최고위원으로서 당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이래가지고 과연 우리당이 총선 승리,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인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며 “이에 저의 고뇌를 담아서, 당이 사는 길과 저의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을 이었다.
주승용 의원은 지도부를 언급하면 혁신과 통합에 실패했다며 패배 뒤에 더 무능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에게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힌 주승용 의원은“부디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들을 척결해야 할 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주시기 바랍니다”고 말했다.
동아경제 기사제보 eco@donga.com
주승용 의원 사퇴 관련 전문(주승용 의원 SNS 발췌)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
주승용입니다.
저는 어제 문재인 대표와 만났습니다.
최근 당을 분란에 빠뜨리고 있는 현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표의 입장을 충분히 들었습니다. 저는 당을 단합시키기 위한 방안과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밤새 고민했습니다.
제1야당의 최고위원으로서 당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이래가지고 과연 우리당이 총선 승리,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인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이에 저의 고뇌를 담아서, 당이 사는 길과 저의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금 누란의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분열의 정치가 통합의 정치를 압도하면서 제1야당이 서서히 침몰하고 있습니다. 당이 잇따른 선거에 연전전패하고도 스스로 혁신에 실패하면서 민심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지도부는 혁신에 실패했습니다.
대표는 시도 때도 없이 계속적으로 혁신을 주장하지만,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혁신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패권정치만을 강화하고 있을 뿐입니다.
지도부는 통합에 실패했습니다.
외부에서 적들이 쳐들어오면 집안싸움을 멈추고 함께 싸우는 법인데,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동지들을 적대시하며 분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대표는 당을 살리기 위한 통합에 나서지 않고, 당을 분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지도부는 패배 뒤에 더 무능했습니다.
선거에서 패배한 지도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지도부는 두 차례의 재보선에서 전패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호남은 4월 재보선 때부터 ‘민심의 경고등’을 켰으나, 대표는 호남의 민심을 애써 무시하며 오히려 모욕했습니다. 민심 회복을 위한
근본적 해법이 필요했으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미봉책만 내놓았습니다.
지도부의 일원인 저의 책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은 모두 저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저는 2.8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당의 중심을 잡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약속했으나, 결과적으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민심이 떠나고, 당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저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책임지고 결단하겠습니다.
제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남으로써 통합의 물꼬를 트고자 합니다. 저는 앞으로 60년 전통의 ‘우리당’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표께도 어려운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지난 8월에 최고위원직 복귀를 결단한 것은 대표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으로서 수차례 만남을 통해 “계파 패권정치 청산에 따르는 당의 일체화와 통합이 최고의 혁신이며, 총선과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라는데 공감하고, 함께 노력하기로 한다.”고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대표는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어제는 제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제가 그토록 재고를 요청했던 ‘제19대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과 ‘선출직 최고위원 궐위 시 선출규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것도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대표와 저 사이에 최소한의 정치적 신뢰도 없었던 것입니다. 패권주의 민낯을 또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문재인 대표께서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해주셔야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움직이는 자가 세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표는 당원을 이길 수 없습니다. 당원이 원하는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지도자는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부디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들을 척결해야 할 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막은 막막하지만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에 희망이라는 싹이 보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희망의 씨앗을 뿌릴 때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혁신하지 못하면 공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말씀드린 “야당에 악마가 산다.”는 한 언론인의 충고가 현실이 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야당에는 악마가 산다. 야당이 정신 똑 바로 차리고 당이 결속하고 방향을 바로 잡고 가면 악마는 고개를 숙이고 숨어있다.
그러나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에, 파벌 다툼, 당권 싸움을 하고 우왕좌왕하면 악마는 고개를 든다. 악마는 당을 분열시킨다,
지도부를 무력화한다, 파벌 및 노선싸움을 한다. 악마가 활개를 치는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고 모두 떠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경계로 삼고자 했으나, 끝내 악마를 막지 못한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비록 지도부에서 물러나지만,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치혁신의 그 날까지,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당 혁신과 야권통합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당원이 되겠습니다.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습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저의 언행으로 그동안 혹여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용서를 구합니다. 고맙습니다.
2015. 12. 8
국 회 의 원
주 승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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