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XJ 3.0 “180도, 곡선주로 50km/h로 진입했더니”

동아경제

입력 2013-03-11 09:23 수정 2013-03-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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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영국 신사’로 비유될 만큼 고풍스런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을 표방하며 정체성을 이어온 영국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jaguar)가 새로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재규어는 최근 플래그십(대형) 세단 XJ와 스포츠 세단 XF의 2013년 형 모델을 출시하며 파워트레인과 구동방식에 대대적 변화를 줬다. 배기량을 줄이고 연비를 개선한 다운사이징 고효율 엔진과 AWD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들을 선보인 것. 재규어는 이를 통해 고급 세단 영역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5일 경남 남해 일대에서 가솔린 2.0 터보 엔진과 3.0 수퍼차저 엔진으로 파워트레인을 개선한 2013년 형 재규어를 시승했다.
국내에 시판중인 재규어 XJ와 XF는 사양에 따라 각각 8개와 7개의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승회를 통해 기자가 중점적으로 경험해 본 모델은 XJ 3.0SC 프리미엄 럭셔리 LWD 모델로 신형 V6 DOHC 수퍼차저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 8기통 5.0리터 가솔린엔진과 6기통 3.0리터 디젤엔진으로 구성됐던 XJ 라인업에서 가솔린 3.0 모델을 새롭게 추가한 것.

신형 V6 DOHC 수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5.9초에 도달한다. 연식변경과 함께 전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된 8단 자동변속기와 스톱&스타트 시스템의 영향으로 연비는 기존보다 7% 개선된 8.4km/ℓ(복합연비)를 확보했다.

LWB(Long Wheel Base) 모델은 뒷좌석 무릎공간이 125mm 늘어나 실내가 한층 여유롭다.

이번 연식 변경 모델의 실내외 디자인은 기존과 동일해, 재규어를 대표하는 대형 세단 XJ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외관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이안 칼럼(Ian Callum)의 철학이 느껴지는 역동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선들은 재규어를 ‘매끈하며 날카로운 자동차’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운전석에서 실내를 살펴보면 XJ 특유의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천연 가죽과 목재를 사용해 한 눈에도 고급스럽다. 차문에서 대시보드 상단까지 이어진 무늬목은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목재를 사용해 통일성을 높이고, 이중으로 바느질 된 가죽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져 고급스럽다.

아날로그식 계기판을 대체한 12.3인치 디지털 가상 계기판과 재규어 특유의 다이얼 방식 변속기, 실내 곳곳에 장식된 크롬들은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실내는 고풍스러움과 첨단의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모습이다.

남해의 구불구불한 해안도로 73km를 XJ 3.0SC LWB를 타고 달렸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어보니 정지 상태에서나 일부 저속구간에서 차체로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가벼워진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 다소 어색하다. 하지만 여전히 스포츠카에 가까운 예민한 조향성은 남아있다.
계기판 바늘을 50km/h에 유지하고 한적한 국도를 달렸다. 거듭된 곡선주로를 달려온 탓에 스티어링 휠과 차체의 움직임은 익숙해진 상황. 내리막 곡선주로의 시작점에서 감속 없이 스티어링 휠의 조작만으로 진입했다. 예상보다 큰 원을 그리던 곡선주로는 180도에 가까운 커브길이다. 당연히 한쪽 방향으로 차체가 심하게 쏠리는 상황에서 5미터가 넘는 차체는 완벽하게 제어가 가능했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만큼 차체는 정확히 곡선주로를 돌아 나왔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스티어링 휠은 반응은 파워트레인의 변경과 함께 보다 작고 가벼워진 엔진의 영향으로 부드러워졌다”며 “그만큼 조정능력을 향상시켜 이전 보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직선 구간에서 변속기 다이얼을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적극적인 주행을 시도했다. 변속시점이 일반주행보다 조금씩 늦어지며 엔진회전을 최대한 끌어 올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스포츠 모드에서 변속기 다이얼 아래 체커기 버튼을 누르면 하체의 승차감이 조금 더 딱딱하게 변하고 보다 스포티한 주행을 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 하단에 위치한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변속을 하며 운전을 해본다면 스포츠카에 가까운 운전감각을 느낄 정도로 주행감성이 역동적이었다. 국내 판매가격은 1억4690만 원.

남해=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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