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내 캠프 그리브스로 가을여행 떠나요

조영달 기자

입력 2023-11-10 03:00 수정 2023-11-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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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10∼26일 가을여행 기획
캠프 그리브스 전시관 10개동 개방
반세기 미군 흔적 남은 전시관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거듭나


경기도는 정전 70주년을 맞아 경기 파주시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시관 10개 동 중 올해 새로 개관한 스위스관에는 6·25전쟁 당시 연합군이 이용했던 통신실을 재현한 전시실이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경기 파주시 군내면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에는 미군이 반환한 ‘캠프 그리브스’가 있다. 비무장지대(DMZ)로부터 불과 2km가량 떨어져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경기도는 정전 70년을 맞아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10∼26일 ‘DMZ 캠프 그리브스 가을 여행’을 기획했다. 도 관계자는 “서울에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졌던 DMZ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고, 분단의 아픔과 정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 미군이 주둔하던 민통선 내 기지 개방
캠프 그리브스는 미 육군 2사단이 6·25전쟁 직후인 1953년 7월부터 2004년 8월 이라크로 파병될 때까지 반세기 동안 주둔한 곳이다. 지금도 당시 미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근현대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캠프 그리브스는 민통선 안에 있어 군 허가를 받은 사람만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일반인은 임진각에서 곤돌라를 타고 가 일부 건물만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가을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캠프 그리브스 안에 있는 전시관 10개 동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여러 전시관 중에서도 ‘스튜디오BEQ’는 꼭 둘러봐야 할 코스다. 독신자 장교 숙소로 사용되던 곳인데 현재는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스웨덴, 스위스 등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4개국과 관련된 사진·물품 7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기획전시 1관’은 미군 퀀셋 막사(생활관)를 활용해 ‘NNSC 박물관’으로 꾸몄다. NNSC 회의실인 판문점 T1을 가구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NNSC의 역사와 기증품, 영상, 정전협정 직후 남북한 촬영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경기도는 정전 70주년을 맞아 경기 파주시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판문점이 건축될 당시의 사진도 전시돼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올해 새로 조성된 스위스관에는 스위스 대표단의 첫 여정과 처음 판문점이 지어질 당시의 희귀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 그리브스에는 스위스에서 정전협정서 사본을 무상으로 대여해 전시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야놀자 홈페이지에서 곤돌라 이용권과 특별 개방 통합권을 예매하면 된다. 곤돌라에서 하차한 장소에서 현장 입장권 구매도 가능하다. 입장 시간은 하루 5회(오전 10·11시, 오후 2·3·4시)로 회당 관람 시간은 80분이다. 입장료는 3000원.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 “DMZ 평화관광 벨트 조성할 것”
미군이 떠난 후 캠프 그리브스는 평화·생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드라마나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인기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영화 ‘수리남’, 레드벨벳 슬기의 뮤직비디오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경기도는 캠프 그리브스와 인근 임진각 평화공원, 도라산 평화공원, 도라전망대, 제3땅굴 등을 잇는 DMZ 평화관광 벨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 국방부로부터 ‘캠프 그리브스’ 11만8000여 ㎡(약 3만6000평) 부지의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받았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캠프 그리브스를 거점으로 한 DMZ평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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