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역사 뽐내는 앰배서더서울풀만, ‘금강내산’과 함께 재탄생했다[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전승훈기자
입력 2022-03-01 14:00

67년 역사를 가진 앰배서더서울풀만은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민영호텔이다. 1955년 문을 연 서양식 여관인 ‘금수장’이 모태다. 1965년 호텔 이름을 앰배서더호텔로 바꿨으며, 이후 여러 차례 증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2008년 413실 규모의 특1급 호텔(5성급)로 탄생했다.
새 단장한 앰배서더서울풀만 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대형 아트월 ‘금강의 빛’ 작품이다. 겸재 정선이 72세 때인 1747년에 그린 ‘금강내산(金剛內山)’을 바탕으로 10분8초 동안 금강산의 사계절의 변화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봄이 와서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여름의 봉래산과 가을의 풍악산에는 단발령과 금강내산이 케이블카로 연결되고, 겨울의 개골산의 설경에는 도시의 야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림 속을 잘 살펴보면 금강산의 산세 곳곳에 금수장부터 앰배서더 호텔그룹의 역사가 담긴 호텔들이 깨알처럼 숨어 있다.


―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최악의 상황에서 화재로 문을 닫고 리모델링을 진행했던 2년간을 뒤돌아 본다면.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 문을 닫고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으니 전화위복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장충동 앰배서더서울풀만 호텔만 보면 이 기회에 뼈대만 남기고, 모든 시스템을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그룹 내의 17개 직영호텔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호텔들까지 생각하면 무척 힘든 시기였다.”
―리모델링의 컨셉은.
“더 이상 호텔은 잠만 자고, 먹는 곳이 아니다. 에어비앤비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MZ세대들은 호텔에서 나만의 색다른 체험을 하기를 원한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호텔은 양극화됐다. 해외에서 온 손님이 없으니 비즈니스호텔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5성급 호텔은 더욱 호황을 누렸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호텔은 휴식하고, 즐기고, 재밌게 놀고, 웰니스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MZ세대는 사고방식이 다르다. 호텔의 개념을 젊은층에 맞춰 새롭게 리포지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됨에 따라 업무공간으로서의 호텔이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5G, 6G 초고속 인터넷을 갖춘 친환경 스마트시스템이 필수적이다. 객실에서 리모컨이 필요없이 내가 가진 휴대폰만으로 TV, 커튼, 전등 등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IT시스템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전체 객실 중에 30% 가량을 레지던스 객실로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반복되는 팬데믹 속에서 관광호텔만으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텔의 개념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객실 상품도 다변화를 해야한다.”
―앰배서더 호텔 이름은 어떤 뜻인가.
“아버지가 6.25전쟁이 끝나고 1955년 장충동 언덕에 서양식 여관인 금수장을 처음으로 열었다. 그런데 1965년 한일협정 이후 한일간의 국교가 정상화되자 일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몰려왔다. 당시 금수장을 운영했던 아버님이 ‘한국을 홍보하는 민간대사’라는 뜻에서 앰배서더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당시 민간이 갖고 있는 큰 호텔은 앰배서더가 유일했다. 앰배서더가 가장 크고, 역사도 오래됐다. 조선호텔, 반도호텔, 워커힐호텔은 전부 정부나 관광공사가 갖고 있는 호텔이었는데, 나중에 삼성(신세계), 롯데, SK 등 재벌그룹의 손으로 들어갔다. 아버지께서 ‘앰버서더 호텔’ 이름을 알리려고 공항의 택시운전 기사들을 모시고 대접하면서 홍보했던 에피소드도 기억이 난다. ‘앰배서더 호텔’이란 이름을 외우기 어려워하자 ‘안비싸다 호텔’로 기억하도록 선전했다. 택시기사들의 입소문을 활용한 놀라운 홍보 마케팅 기업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외국 호텔 체인들이 어마어마하게 국내로 입성했다. 미국의 유명 글로벌 브랜드 호텔 체인은 국내 재벌그룹의 호텔들이 전부 제휴했다. 앰배서더도 해외 호텔체인을 찾던 중에 프랑스의 아코르 그룹을 만났다. 1977년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만난 두 명의 설립자가 미국의 홀리데이인의 성공을 보고, 프랑스 파리 근교에 노보텔이란 브랜드를 처음 만든게 아코르 호텔체인의 시작이었다. 1987년부터 앰버서더호텔과 아코르그룹은 장충동 소피텔, 강남 노보텔부터 시작해 35년 넘도록 함께 성장해왔다. 아코르그룹은 제일 후발주자였지만 유럽 최대의 호텔체인이 됐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5대 호텔체인 중의 하나로 성장했다. 미국의 호텔체인이 대부분인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유럽 호텔체인과 손을 잡았다.”
―향후 호텔업의 전망은.
“해외 호텔업 관계자들 이야기로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중단된 2년 간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패션, 음식, 영화(기생충), 드라마(오징어게임), K팝(BTS) 등으로 한국의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는데, 해외에 나가보지 않은 한국인들만 모르는 현실이다. 현재도 해외에서 한국음식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한류를 간접 체험하는 열풍이 대단한데, 코로나가 끝나면 한국에 오고 싶었던 해외 관광객들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호텔과 관광업계가 본격적으로 준비해야할 시기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비즈N 탑기사
‘책 출간’ 한동훈, 정계 복귀 움직임에 테마株 강세
조선 후기 화가 신명연 ‘화훼도 병풍’ 기념우표 발행
붕괴 교량과 동일·유사 공법 3곳 공사 전면 중지
명동 ‘위조 명품’ 판매 일당 덜미…SNS로 관광객 속였다
“나대는 것 같아 안올렸는데”…기안84 ‘100 챌린지’ 뭐길래- ‘전참시’ 이연희, 득녀 5개월만 복귀 일상…아침 산책+운동 루틴
-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잠수함’ 기념우표 발행
-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음주운전’ 인천시의원 송치
- 학령인구 감소 탓에 도심지 초교마저 학급 편성 ‘비상’
- 상속인 행세하며 100억 원 갈취한 사기꾼 일당 붙잡혀
의사들이 꼽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음식들
“과자에 반도체 입혔더니”…‘SK하이닉스 과자’ 20만개 팔렸다
[단독]제너시스BBQ 김지훈 대표 물러나…영입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교체
‘영하 20도’ 최강한파 심장도 떨고 있다…‘이 질환’ 주의
삼성전자, CES 2026서 대규모 단독 전시관 운영… ‘AI 리빙 플랫폼’ 조성-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6% 올라 4년 만에 최대…서울은 12.5%
- 은행권 10월 대출 연체율 0.58%…전월 대비 0.07%p 상승
- 계란 한판 한달새 다시 7000원대… 불안한 ‘서민밥상’
- 올해 주식부자 1위는 이재용…‘30세 이하 100인’엔 BTS 멤버도
- 내년 입주 ‘반토막’…서울 세입자 ‘월세 인플레’ 직격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