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명차 시승기] ‘티볼리’ 좋은 점과 나쁜 점 솔직한 평가
동아경제
입력 2015-01-24 08:30 수정 2015-01-24 08:30
쌍용자동차의 소형 SUV ‘티볼리’는 대체적으로 잘 만들어졌지만, 몇몇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약 100km 가까운 시승을 끝낸 뒤 떠오른 생각을 한마디로 종합하면 “디자인이 멋지고 가격도 만족스럽다. 또한 핸들링이 부드럽고 운전하기에 편했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이 가솔린차 치고는 너무 크고, 치고 나가는 가속력이 부족해 답답한 느낌이다. 연비도 조금 아쉽다.”였다.
지난 21일 티볼리를 직접 운전하고 서울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100여km를 달렸다. ‘해고자 복귀’, ‘이효리 비키니’, ‘정치인 불매운동’ 등등 출시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티볼리였기에 내심 시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또한 이날 시승 직전에 쌍용차 이유일 사장이 ‘3월 사퇴’ 의사를 돌연 밝혀 관심을 끌기도 했다.
#개성 있는 디자인에 높은 점수 주고 싶어
시승 전 주차장에 세워진 티볼리를 꼼꼼히 살폈다. 기아차 쏘울과 BMW 미니, 닛산 쥬크 등이 골고루 연상됐지만, 언뜻 박스카 느낌도 나면서 최근 트랜드를 잘 반영한 균형 잡힌 모습에 호감이 갔다. 전체적으로 개성 있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다.
전면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최소화해 현대적인 이미지를 표현했고, 범퍼에 볼륨을 줘 강한 인상을 남겼다. HID 헤드램프에 LED 주간주행등을 넣어 고급스럽게 꾸몄다. 측면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브라인과 A필러 C필러의 각도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 날렵하면서 감각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실내 인테리어도 완성도가 높아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블랙과 레드의 투톤 시트와 대시보드, 곳곳의 스티치가 동급 경쟁차와 비교해 고급스런 이미지를 풍긴다. 두툼한 D컷 스티어링 휠은 손에 감기는 맛이 좋고, 운전자를 잡아주는 세미버킷시트는 주행 중 안정감을 줬다.
실내공간도 만족스럽다. 전폭이 동급 최대인 1795mm인데다, 2열에 센터터널이 없어 3명 앉아도 될 만큼 뒷좌석이 넉넉했다. 적재공간은 423리터로 골프백 3개를 실을 수 있다. 뒷좌석은 앞으로 접을 수 있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6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클러스터는 3.5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직관성이 높고 화려하다. 또한 국내 최초로 조명을 완전히 끌 수 있는 풀 오프(Full-off) 기능을 갖춰 야간주행 시 운전자의 피로감을 줄이고 안전운행을 돕는다.
#치고 나가는 맛은 아쉬워
쌍용차는 티볼리를 개발하면서 영하 42도의 혹한지역 테스트, 영상 50도를 넘는 사막 테스트, 표고차 3000m의 브레이크 테스트, 해발 4000m 산악지대 테스트 등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주장인데 아직 검증은 어렵다.
파워트레인은 쌍용차가 새롭게 설계한 배기량 1597cc e-XGi160 가솔린엔진에 아이신사(社)의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최고출력 126마력에 최대토크 16.0kg.m을 발휘해 평범한 수준이다. 쌍용차는 다이내믹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바로 올림픽대로에 들어섰다. 낮 시간이라 정체도 없고 도로가 뚫려있다.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조금은 더디지만 꾸준히 속도가 올라갔다. 주변에 차가 없는 반듯한 도로를 만나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순간 엔진음이 커지며 RPM이 급격히 상승했다. 그러나 차는 울컥하는 느낌이 든 뒤 한 박자 느리게 앞으로 나아갔다. 앞으로 나가려는데 어떤 힘이 목덜미를 잠깐 움켜잡았다가 놓아주는 느낌이다.
일정 속도에 도달한 뒤에도 시프트다운이 곧바로 일어나지 않고 고RPM에서 한참을 머문 뒤 떨어졌다. 전체적인 가속은 직결감이 떨어졌고, 날카롭기보다는 부드러운 편에 가까웠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무래도 연비 위주로 차량을 세팅하다 보니, 가속감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핸들링 부드러운데 소음은 거슬려
하지만 연비도 경쟁차와 비교해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이날 시승이 모두 끝난 뒤 측정한 실제 연비는 1리터당 13km를 약간 상회했다. 공인연비인 12.0km/ℓ(복합연비)보다 높았지만, 시승코스가 연비에 유리한 고속화도로임을 감안할 때 조금은 아쉽다. 몇몇 시험 구간을 빼고는 대부분 정속으로 달렸다. 티볼리가 경쟁차로 지목한 르노삼성차 QM3(디젤)의 공인연비는 18.5km/ℓ이다.
차량의 거동은 수준급이다. 동급의 수입차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커브를 만나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아도 자세를 충분히 유지했고, 고속으로 램프를 빠져나올 때도 안정적이다. 특히 과격한 브레이킹에도 자세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소음은 가솔린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귀에 거슬렸다. 저속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했으나, 조금 속도를 높이자 엔진음과 노면 마찰음 등이 실내로 밀려들어왔다. 아무래도 찻값을 낮추다보니 돈이 드는 흡·차음재를 적게 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1635만~2347만 원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국산 준중형 세단 가격으로 SUV를 살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인 유혹이다. 2535 젊은 세대가 티볼리를 기다리고, 출시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티볼리는 벌써 5000대 예약을 돌파했고, 지금 계약하면 2개월여를 기다려야 한다. 티볼리 디젤모델은 7월, 사륜구동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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