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자동차 판매 실적]국산 ‘신차효과’ vs 수입 ‘파격할인’
동아경제
입력 2013-09-04 17:17 수정 2013-09-04 17:37
8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모처럼 국산차의 반격이 있었다. 매달 쏟아지는 수입차에 비해 현저하게 적었던 국산차 발표가 이달에만 5건이 집중됐던 것. 이 기간 이들 차량의 판매 성적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신차효과’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매달 신차를 쏟아냈던 수입업체들은 지난달 신차 출시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대규모 할인공세로 맞서며 판매 상승을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쳤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이 발표한 8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외 합계 68만9870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 증가한 수치다. 내수와 수출이 각각 29%와 24.3% 올랐지만 2012년 파업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지난해 장기 파업으로 생산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에 이번 판매량 증가는 기저효과가 크다”며 “노조 파업 여파 탓에 실질적으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에도 신차들이 내수 판매 상승에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다. 현대차가 내놓은 ‘아반떼’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아반떼’는 8월 7857대가 팔려 베스트셀링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전월 대비로는 각각 2309대와 70대가 더 팔렸다. 또한 기아차는 ‘더 뉴 스포티지R’을 출시해 지난해와 전월 각각 2298대, 1613대나 판매량(5191대)이 늘었다. 쌍용차도 코란도C의 파생모델로 올 들어 최고의 판매량(1799대)을 기록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스파크 새 버전으로 지난해 대비 399대 증가한 6563대를 팔아 선전했다.
이 밖에 쌍용차는 렉스턴W 수동변속기 모델, 기아차는 K3 쿠페형 버전(K3 쿱)을 추가하는 등 내수 부진 탈피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
이에 반해 수입차들의 신차 출시는 △크라이슬러 300C AWD △지프 랭글러 루비콘 10주년 기념모델 △볼보 2014년형 세단 △시트로엥 DS3 카브리오 등 4대에 그쳤고 이들 차량이 수입차 전체 판매대수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았다.
4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7월보다 6.5% 감소한 1만3977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 증가한 수치다. 올해 누적 10만3417대는 2012년 8만3583대 보다 23.7%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은 ‘신차효과’라기 보다 기존 인기차량들의 꾸준한 판매량과 할인효과에 따른 결과다.
실제로 BMW의 베스트셀링 5시리즈(520d 804대·528i 562대)는 전체 수입차 판매 1~2위를 석권했고 메르세데스벤츠의 풀체인지 모델 E클래스(7월 출시)는 원활한 판매가 안 될 정도로 국내 물량이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폴크스바겐 7세대 골프(2.0 TDI 473대·1.6 TDI 444대) 역시 재고 물량 한계로 전월에 비해 등록대수가 감소하는 등 기존 인기 차량 중심으로 전체 판매량이 변화했다.
대표적으로 BMW의 경우 이달 5시리즈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앞두고 기존 차량들의 재고소진을 위해 일부 딜러사들이 8월 반짝 파격 할인을 진행했다. 520d는 700만 원, 528i는 최대 1000만 원까지 할인했다. 이와 함께 폴크스바겐은 파사트 7%, 티구안 2~4%까지 깎아줬다. 이 밖에 도요타도 벤자와 86에 적용했던 700만 원 할인을 계속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차량의 경우 수입업체들의 물량공세로 인해 신차효과 지속 기간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디젤, 전기차 등 최신 트랜드에 맞는 차량들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입업체들이 파격적인 가격할인으로 국산차와 격차를 더욱 줄이고 있다”며 “정부가 ‘수입차 대체부품 인증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기 때문에 수리비까지 낮아지면 수입차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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