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담뱃값 인상, ‘한 달 안에 금연’ 말처럼 쉬울까

최지연 기자

입력 2014-12-04 15:02 수정 2014-12-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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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흡연 15년째인 직장인 엄모 씨(29)는 내년부터 담배를 완전히 끊기로 했다. 담뱃값 인상안이 확정된 직후 내린 결정이었다. 쉽게 끊기 힘들 것 같아 전자담배까지 구입했다. 엄 씨는 "딱 이번 달까지만 피고 끊을 생각"이라며 "평소 1갑 반 이상 폈지만 요즘엔 연초는 반 갑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전자담배를 핀다"고 말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2000원 오른다.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 중에는 엄 씨처럼 올해까진 담배를 피겠다는 사람 외에 '인상 한 달 전부터라도 금연을 시도해보겠다'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하지만 담배를 한 달 만에 끊기는 무리다. 금단 현상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대개 금단 현상은 금연 3일째에 최고조에 이르러 2주 내에 가장 심하다. 금연 1주 째엔 강한 흡연욕구와 함께 배고픔, 분노, 불안, 우울,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4주 째엔 변비, 기침, 졸림 등의 증상도 보인다. 이성규 대한금연학회 홍보이사(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사)는 "보통 '금연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최소 6개월~1년간 담배를 한 번도 피지 않았어야 한다"며 "니코틴 중독 상태에 따라 금단현상이 오는 시기 등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연보조제나 금연약 등의 도움을 받을 순 있지만 일단 '끊겠다'는 본인의지가 우선돼야 한다. 이 이사가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 중 흡연자 9949명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본인의지로 금연을 시도한 사람이 91%로 가장 많았다. 니코틴 껌이나 패치 등 니코틴 대체요법(5.2%), 금연초 사용(2.0%), 상담(1.5%)이 그 뒤를 이었다. 금연약 복용률은 0.4%에 불과했다. 이 이사는 "보조제나 약물 등 2차적인 방법보다 본인 의지로 금연하려는 사람이 많은 만큼, 첫 결심과 실천이 중요하다"며 "금연약은 효과는 높아도 기본 10만 원 가량의 가격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전자담배는 금연보조제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디에틸렌글리콜, 메탄, 포름알데히드, 메탄올, 스테아르산 등 유해물질이 들어 있다. 니코틴 사용량 조절도 쉽지 않아 중독을 가중시킬 위험도 있다. 일반 담배는 몇 개비를 피웠는지 쉽게 헤아릴 수 있지만, 전자담배는 니코틴 카트리지가 끝나면 수시로 교체하며 피우게 돼 흡연량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 이사는 "전자담배도 결국 담배"라며 "안전성 및 유해성 등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연을 위해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홍차, 탄산음료 등 흡연 욕구를 일으킬 수 있는 음료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 입이 심심하면 저지방, 저칼로리 스낵을 먹거나 물 또는 무가당 주스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금단 증상이 나타날 때는 물을 마시거나 소금물로 입을 헹궈주면 효과적이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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