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고물줄 가격 논란 “중형차 한대 값 폭탄 할인”
동아경제
입력 2013-03-26 15:48 수정 2013-03-26 15:58
수입차의 ‘고무줄 가격’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26일 세계일보는 수입차 업계의 가격정책이 지나치게 들쑥날쑥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게 한다며 심지어 20%가 넘는 파격할인까지 나오는 탓에 기존 고객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의 조사에 따르면 BMW 3시리즈를 타던 수입차 마니아 김모(38)씨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벤츠 매장에 들렀다가 폭탄 할인 제안을 받았다. 벤츠 영업사원은 E클래스 전 차종을 1000만 원 할인하고도 소모품 평생 무상공급 등의 제안을 했다. 또한 벤츠 E220을 리스하면 10.2% 할인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제보했다.
1억 원을 넘는 고급 세단의 경우 할인 폭은 더욱 컸다. 영국 프리미엄 브랜드 재규어의 경우 대형 세단 XJ를 구매하려던 최모(39)씨의 경우 지난 연말 매장을 방문한 이후 영업사원으로부터 3500만 원 할인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고 매장을 찾자 현장에서 4200만 원을 깎아주겠다는 제안을 들었다고 한다.
세계일보 취재팀이 탐문 조사한 BMW 320d ED 모델의 경우에도 실제 견적서를 받아보니 4430만 원 권장소비자가의 15% 할인된 견적을 받을 수 있었다. 6260만 원인 520d도 현금으로 구매하면 650만 원, 할부일 경우 800만 원이 더 저렴해 졌다.
많은 이들이 찾는 수입 베스트셀링 모델에서도 할인은 여전했다. 폴크스바겐의 1.6ℓ 골프 블루모션(3110만 원)의 경우 400만 원 가까이 할인 혜택이 주어졌다. 최근 신형 모델의 국내 출시가 점쳐지자 할인폭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이밖에 렉서스의 GS 모델 중 가장 고가인 GS350 F sport(7690만 원)는 1000만 원 이상 가격이 내려갔으며 포드 토러스(4400만원)는 600만 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7710만 원)는 700만 원 가량 저렴해졌다.
수입차 업계의 고무줄 가격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이 같은 일이 계속되는 데는 수입차 업계의 판매구조에서 비롯된다. 판매업체와 대리점이 직접 계약을 맺고 있는 국산차와 달리 수입업체와 판매를 전담하는 딜러사가 별개로 존재하는 수입차 업계의 구조 때문에 동일한 차량으로도 딜러사간 판매가격이 들쑥날쑥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산차는 대리점이 회사가 정한 가격에 차를 팔고 판매대금을 회사에 보내는 구조지만 수입차는 이와 다르게 수입업체와 판매사가 달라 각 딜러사의 재고 상황에 따라 사실상 가격을 통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일부 업체는 일부러 처음부터 소비자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할인해주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며 “매월 할인율과 각 딜러사마다 변하는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는 발품을 팔아 가격을 알아봐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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