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터쇼 2018]프랑스 밀어낸 독일… 틈새 파고드는 한중일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8-10-03 08:56 수정 2018-10-03 19:20
2일(현지 시간) 언론 공개행사로 포문을 연 ‘파리모터쇼’가 유럽 메이커들의 신차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모터쇼는 미래를 내다보고 신기술의 장이 되는 자리로 여겨지지만 이번 파리모터쇼에서는 참가업체들 대부분이 신차 위주로 경쟁하면서 의미가 다소 퇴색된 모습이다. 모터쇼 단골손님들도 대거 불참하면서 예년에 비해 볼거리가 현저히 줄었다는 지적이다.
2018 파리모터쇼에서는 당장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출시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 고급업체들의 핵심 라인업이 단연 주목받았다. 안방에서 흥행을 노리는 르노는 자율주행 방향성을 중점적으로 제시했다. 반면 푸조시트로엥이 속한 PSA그룹은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과 고급 브랜드 DS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업체들도 유럽의 비좁은 문을 파고들기 위해 소형차나 SUV 위주 전략 차종을 선보였다.
○ 120년 전통 파리모터쇼 무너진 위상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와 격년으로 치러지는 파리모터쇼는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와 함께 유럽 최대 자동차 행사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동차 업체들은 전통 모터쇼 대신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으로 무대를 옮겨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파리모터쇼 규모는 최근 10년 이래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파리모터쇼 주최 측에 따르면 참가 업체는 완성차와 부품업체 합계 204곳이다. 지난 2014년(271개)과 비교하면 참가업체는 약 14% 감소하면서 100년 넘게 이어온 파리모터쇼의 위상을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올해엔 큰손 폴크스바겐이 일치감치 빠지면서 파리모터쇼에 큰 타격을 줬다. 이와 함께 애스턴마틴·벤틀리·맥라렌 등 최고급 메이커들과 볼보·포드·닛산·피아트크라이슬러와 같은 양산차 업체들도 파리모터쇼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 파리에서도 벤츠·BMW 맞대결
이번 모터쇼는 독일 고급업체들이 프랑스 안방을 꿰찬 형국이다. 그 중심에는 벤츠와 BMW가 있다. 벤츠는 7대의 신차를 발표했다. 이중 B클래스 4도어 스타일과 신형 SUV GLE가 눈길을 끌었다. B 클래스는 역동적인 디자인과 민첩함을 담아내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차종으로, 벤츠의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을 적용해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GLE는 온오프로도 주행성능을 확보하고, 공간활용성을 높이고, 콘솔 제어장치에 완전히 새로운 메르세데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정교한 운전 보조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게 벤츠 측의 설명이다.
BMW는 전세계에서 1500만대 이상 팔린 뉴 3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웠다. 7세대 3시리즈에는 도심 제동 기능이 포함된 충돌·보행자·자전거 운행자 감지 경고 기능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또한 음성인식 시스템인 ‘BMW 인텔리전트 퍼스널 어시스턴트’도 포함시켰다. 엔진 라인업은 뉴 320i에는 184마력의 가솔린 엔진이 적용됐다. 뉴 330i는 258마력, 뉴 320d는 190마력이다. BMW X5도 세계최초로 공개됐다. 신형 X5는 BMW의 대형 SUV 라인업 모델로 더욱 크고 강렬해진 외관과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갖췄다. 차량 전장과 전폭, 전고가 이전 모델보다 확대됐으며 주행감을 위해 새로운 섀시 시스템도 적용했다. 파워트레인은 총 4개의 라인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 안방 흥행 노리는 프랑스 업체들
프랑스 업체들도 저마다 히든카드를 꺼냈다. 우선 르노는 자율주행 기술수준 4단계를 확보한 ‘이지 얼티모(EZ-ULTIMO)’를 소개했다. 자율주행 기술 4단계는 앞차와의 거리 유지, 차선 유지, 차선 변경 및 교차로 회전 등이 가능하고 돌발 상황이 발행했을 때 통제센터의 제어를 받아 차량의 컨트롤이 자동으로 가능한 수준이다. 이지-얼티모는 밖에서는 차 안이 보이지 않고 소수의 승객만을 태우도록 설계됐다. 차체 색상은 녹색과 샴페인 색의 두가지 톤을 채택했다. 전장은 5.7m이며 코쿤 형태로 설계돼 승객이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지-얼티모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프리미엄 자율주행차를 불러 공유할 수 있게된다. 소음이 없는 전기차인만큼 전기 모터용 특수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푸조는 508 세단을 기반으로 한 에스테이트(왜건) 모델인 뉴 508 SW와 순수전기자율주행차 e-레전드 콘셉트카를 준비했다. e-레전드는 504 쿠페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재해석해 탄생했으며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다. 시트로엥의 경우 브랜드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C5 에어크로스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시트로엥 고급 브랜드 DS는 두 번째 SUV 라인업 DS3 크로스백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DS7 크로스백 E-텐스(E-Tense)도 소개했다. DS3는 현장에서 의전차량으로 활용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 독보적인 페라리… 포르쉐는 대중화
페라리는 올해 파리에서 특별 한정 모델 페라리 몬자 SP1과 몬자 SP2 실물을 공개했다. 1950년대 경주용 페라리를 기반으로 한 이 슈퍼카는 페라리 스페셜 세그먼트 ‘아이코나’ 첫 번째 모델이다. 몬자 SP1은 1인승 모델 몬자 SP2는 2인승 모델이다.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810마력 12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시속 100km 까지는 2.9초, 시속 200km 까지는 7.9초 만에 도달 가능하다.
포르쉐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실시한 신형 마칸을 무대에 올렸다. 미립자 필터기술(GPF)가 적용된 2.0리터, 4기통 터보차지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245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37.8kg.m 수준이다. 7단 PDK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단 6.7초에 불과하다.
포르쉐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실시한 신형 마칸을 무대에 올렸다. 미립자 필터기술(GPF)가 적용된 2.0리터, 4기통 터보차지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245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37.8kg.m 수준이다. 7단 PDK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단 6.7초에 불과하다.
○ 유럽 틈새 시장 파고드는 한중일
현대기아동차는 철저히 현지 전략 모델로 꾸렸다. 현대·기아자동차는 i30 패스트백 N과 신형 프로씨드를 각각 공개했다. i30 패스트백 N은 현대차 고성능 N 브랜드 3번째 모델이다. 해치백 i30 N보다 차체가 길고 낮으며 역동성을 더욱 강조했다. 프로씨드는 신형 씨드의 슈팅브레이크(고성능 왜건) 버전이다. 프로씨드는 기존 3도어 스타일에서 실용적인 5도어 스타일로 바뀌었다. 기아차는 니로 EV도 유럽에 처음 선보였다.
도요타는 이번 모터쇼에서 B-세그먼트 콤팩트카인 야리스를 비롯해 코롤라, 라브4, 캠리 등 전차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만을 출품했다. 또한 올 뉴 코롤라 투어링 스포츠를 세계 최초로 무대에 올렸다. 렉서스는 RC 럭셔리 스포츠 쿠페와 LC 옐로우 에디션(LC Yellow Edition)를 등장시켰다. 7세대 ES 세단 역시 파리모터쇼를 통해 유럽에 최초로 공개됐다. 뉴 UX 컴팩트 크로스오버도 전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GAC모터(광저우자동차)가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처음으로 파리모터쇼를 찾았다. GAC모터는 주력모델 GS5 SUV, 엔버지 에너지 컨셉트카 등을 선보였다. 베트남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인 빈페스트가 세단과 SUV 각각 A2.0과 SA2.0을 선보였다.
파리=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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