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年 11%씩 쑥쑥… 베트남 시장 잡아라”

염희진 기자

입력 2018-09-21 03:00 수정 2018-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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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난해 1983억원 수출… 아세안국가 중 최대 고객
현지 생산 요구 등 진입 장벽… 민관 협력 통해 극복해야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서 베트남이 한국 의약품의 주요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의약품의 대(對)베트남 수출액은 1억7679만5000달러(약 1983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미국, 중국, 독일, 헝가리, 아일랜드에 이어 7위로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베트남은 의약품시장 규모가 52억 달러(약 5조8000억 원)로 아세안 국가 중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크다. 인구 증가로 의약품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고 있어 베트남 의약품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0.9%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04년에 베트남 공장을 완공했으며 지난해 2월 베트남 식약청으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신풍제약은 1996년 현지법인과 공장을 세웠다. 이후 대웅제약, 대원제약, 대화제약, 삼일제약, CJ헬스케어, 유한양행, JW중외제약, 종근당 등이 잇달아 법인이나 대표사무소를 설립하며 베트남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일제약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현지 점안제(안약)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정부가 자국의 제약산업 보호를 위해 현지 생산을 요구하는 등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은 한국 제약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 수출보다 직접투자, 합작투자, 기술제휴를 통한 현지화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에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의약품 허가를 위한 의약품 입찰 과정에서 GMP 등 다양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가 올해 2월 의료기관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입찰기준을 강화한 개정안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국 의약품은 기존 2그룹에서 입찰이 불가능한 6그룹으로 등급이 추락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이에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함께 수차례 베트남을 방문해 관계당국과 이 문제를 협의한 끝에 한국 의약품은 기존 2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앞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GMP 인증을 획득하고 해당 국가에서 시판허가를 받게 된다면 한국 의약품은 1등급 승격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의약 선진국에서 품목허가를 승인받은 한국 의약품이 잇따르고 있어 승격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베트남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베트남 식약청장을 방문했다. 또 11월에는 양국 제약 산업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가칭 ‘미래협력포럼’을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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