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으로 눈돌린 LCC “국제노선 10여개 신규 취항”

변종국 기자

입력 2018-09-14 03:00 수정 2018-12-1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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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들이 청주, 무안 등 지방 공항에서 정기 국제노선에 잇따라 신규 취항하고 있다. 노선이 포화 상태인 김포와 인천이 아닌 다른 지방으로 눈을 돌려 지역 여행객들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LCC들이 국토부로부터 운항 허가를 받았거나 신규 취항을 준비하고 있는 국제 정기 노선은 10여 개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이 추진하고 있는 인천∼하이커우, 치앙마이 노선을 제외하면 모두 서울과 경기 이외 지방 공항에서 취항하는 노선들이다.

제주항공은 무안∼코타키나발루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무안공항에서 정기 국제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항공사다. 일본 오사카,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베트남 다낭으로 가는 4개 국제노선을 운영하고 있을 만큼 무안공항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조만간 김해∼옌타이, 대구∼나리타 노선에도 취항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11월부터 무안∼기타큐슈 노선에 취항한다. 무안공항에서 LCC가 정기 국제노선을 운영하는 건 제주항공에 이어 두 번째다. 대구를 거점 기지로 삼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대구∼구마모토, 대구∼하노이 노선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는 항공사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청주공항에서만 7개 노선을 운영 중인데, 하반기에 청주∼지토세, 후쿠오카, 타이베이 노선을 신규로 개척할 계획이다. 또 제주∼타이베이 노선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부산은 김해∼하노이 노선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진에어는 신규 취항 없이 속앓이만 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외국인 임원 등기 문제로 신규 노선 취항 허가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애초 하반기에 청주에서 오사카, 타이베이, 후쿠오카에 취항할 예정이었다. 청주발 국제노선이 하나도 없었던 진에어는 청주공항에 집중해 새로운 여행객 수요와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또 김해∼우시, 무안∼푸둥 노선도 검토했다. 하지만 신규 노선 취항 중단 제재가 언제 풀릴지 몰라 신규 취항은 무기한 연기됐다.
LCC들이 지방 공항으로 눈을 돌리는 건 김포와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는 정기 노선이 사실상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 LCC 관계자는 “김포, 인천은 슬롯(공항의 시간당 활주로 용량)이 꽉 차서 새로운 노선이 들어갈 틈이 없고 국토부가 운항 허가도 잘 내주지 않아 지방 공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방 공항에서 취항하는 게 마케팅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대구공항 국제 정기편 중 60%에 이르는 12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인천, 김포가 아닌 대구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역발상을 내세운 결과 티웨이의 대구공항 국내선 점유율은 31%, 국제선 점유율은 약 60%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구공항은 잇따른 LCC들의 취항으로 탑승객 수가 2014년 153만 명에서 지난해 356만 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4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 LCC 임원은 “여행 수요가 있어야 항공 노선을 운영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항공산업의 경우엔 항공 노선을 공급하면 여행 수요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지방 공항을 잘 이용하면 또 다른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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