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공시가격, 왜 옆집보다 비쌀까[부동산 빨간펜]

이축복 기자

입력 2026-04-09 18:15 수정 2026-04-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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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 1585만가구 중 공시가격 상위 1위 단지는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청담(전용면적 464.11㎡)’으로 올해 공시가격 325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200억6000만원에서 125억1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에테르노 청담. 2026.03.17. 서울=뉴시스


이축복 산업2부 기자
부동산 기사를 읽다 보면 ‘공시가격’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공시가격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 언뜻 들으면 무슨 의미인지 쉽게 알아듣기 어렵죠. 공시가격과 시세 중 어떤 가격이 더 높은지 헷갈리신다면 이번 부동산 빨간펜을 추천합니다. 이번 부동산 빨간펜에서는 ‘공시가격’에 대해 들여다봅니다.

Q. 공시가격이 무엇인가요?

“공시가격은 각각의 부동산에 대해 과세액이나 연금 등을 산정하기 위해 정부가 별도로 매기는 가격을 말합니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산정기준 등 67개 행정 목적에 활용되고 있죠. 한국부동산원이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인정되는 가격’을 산정해 정합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층, 위치, 조망 등에 따라 공시가를 다르게 매기죠.

공시가는 호가(呼價)나 실거래가와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호가는 시장에서 제품을 사거나 팔 때 거래하고자 하는 가격을 말합니다. 집주인이나 매수 대기자 모두 본인이 원하는 가격을 마음대로 부를 수 있기 때문에 호가를 공시가에 반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실거래가는 매도인과 매수인이 실제로 집을 거래할 때 서로 합의해 국토교통부에 신고하는 금액을 말합니다. 합의가 있었으니 문제가 없다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급매나 특수관계 거래인 경우에는 시세보다 더 낮게 팔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공시가는 실거래가와 완전히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공시가는 시세보다 낮습니다. 이는 공시가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이라는 지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0년 기준 9억 원 이상 15억 원 이하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69.2%였는데 이는 10억 원에 거래되는 아파트라면 공시가는 7억 원 수준으로 매겨진다는 뜻이죠.”

Q. 최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어떻게 되나요?

“전국에 있는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1585만 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6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9.16% 올랐습니다. 서울은 18.67% 올랐는데 이는 역대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성동구(29.04%), 강남구(26.05%), 송파구(25.49%) 등에서 크게 올랐죠.

공시가격이 오르면 보유세를 더 내게 됩니다. 공시가격이 12억 원 이하라면 재산세만 내지만 12억 원을 넘으면 종합부동산세도 내야 합니다. 올해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기준 가격인 공시가 12억 원을 넘는 아파트는 48만7362채로 전년(31만7998채)보다 53.3% 증가했습니다. 세 부담이 커지면 씀씀이를 줄여야 할 수도 있죠.

기초연금을 받는 고령자라면 연금을 더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장학금 지급 기준에도 활용되기 때문에 소득이 그대로더라도 장학금 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죠.

다만 서울 외 지역에서는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3.37% 오르며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집값이 서울과 경기 남부, 서울에서도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특정 지역 위주로 오른 영향으로 보입니다.”

2026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 서울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고가 아파트 보유세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일보 DB

Q. 공시가를 현실화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공시가를 시세 수준으로 올려 형평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입니다. 공시가격은 공동주택, 토지, 단독주택 등 모든 부동산에 대해 매겨지는데요. 이런 부동산의 종류나 부동산 가격대별로도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이 조금씩 다릅니다. 2020년 정부는 시세 대비 공시가 비율이 지나치게 낮은데다, 고가 주택일수록 현실화율이 낮은 등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점진적으로 공시가를 시세 대비 90%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세부담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보니 집주인 반발이 커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실거래가는 하락하는데 공시가격은 오르는 ‘역전 현상’입니다. 2022년 금리 인상으로 집값은 급락했지만 현실화 계획이 유지되며 역전 현상이 발생했죠.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76.1%)은 공시가격이 최근 거래가격보다 높은 것을 문제로 받아들인다고 답했습니다.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와 유사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4.9%였습니다.”

Q. 공시가격이 오르면 집주인에게 무조건 불리한가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를 올려달라는 요구는 3245건으로 낮춰달라는 요구(887건)보다 3.7배 많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전세 사기가 사회적 이슈가 된 이후부터 빌라 같은 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세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려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는데, 반환보증에 가입하려면 보증금이 주택 공시가격 126%보다 낮아야 합니다. 따라서 공시가격이 오르면 보증금을 조절하지 않고도 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해지죠. 그래서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 상향 요구 10건 중 9건(95.6%)은 다세대주택에서 나왔습니다.”

Q. 제가 사는 곳의 공시가격을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시가격 열람 탭에서 공시가를 알고 싶은 곳 주소를 입력하면 됩니다. 네이버부동산 같은 민간 플랫폼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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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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