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경제 4大뇌관에 성장동력 휘청”

김준일기자

입력 2015-05-27 03:00 수정 2015-05-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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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계부채 [2]기업투자 부진 [3]소득 불평등 [4]엔低

국제통화기금(IMF)이 △가계 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 △기업의 투자 부진 △사라지는 ‘계층 사다리’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한국 기업의 이윤 감소를 한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경제의 두 축인 소비와 투자, 사회 활력을 촉진하는 계층 이동,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 등이 망라된 것이다.

IMF는 최근 내놓은 ‘2015년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하며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 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

IMF는 한국의 가계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로 베이비부머(1958∼1963년생)의 은퇴를 들었다.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한국에서 베이비부머가 노후 생활을 위해 연금에 기대는 대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영업 창업에 나선다는 것. 실제로 전체 가구에서 50대 이상 가구의 가계 부채 점유율은 최근 10년 새 10% 이상 늘었다.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2013년 전세자금 대출이 2009년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는 점도 가계 부채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혔다.

IMF는 다만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부채가 소비 목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가계의 고정자산으로 이어지고 있어 가까운 장래의 거시경제에 위협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IMF “노동-금융-공공-교육 4大 구조개혁 필수” ▼

2010년부터 기업의 투자가 부진해지면서 한국의 경제성장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낮은 수익성과 정체된 현금 유동성, 높은 부채 비율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어 투자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장 둔화는 세수 감소로 이어져 재정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2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매출 성장률이 2010년 대비 지난해 상반기에 17% 줄었으며, 그나마도 기업의 수익이 상위 10대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2013년 기업의 수익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IMF는 특히 조선, 물류, 건설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기자본 대비 부채가 200%를 넘어선 기업이 2013년 기준 전체의 15.5%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일본이 2011년 8월 이후 양적 완화를 단행하면서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의 이윤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교육적 성취와 사회적 지위가 세습되는 경향이 최근 10년간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 있었던 ‘대졸자=중산층’ 신화도 사라지면서 전문직이 아닌 직업군은 중산층으로 편입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IMF는 한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되살리려면 서비스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적극적인 정부 정책으로 사회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금융·공공·교육 개혁 등 최근의 4대 구조 개혁 조치는 한국이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보하는 데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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