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값 급등에 컨버터 등 유지비용 부담… 운전자 10년간 총 3380만원 더 들어

강유현기자

입력 2014-11-21 03:00 수정 2014-11-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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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車 2015년 ‘유로6’ 규제 날벼락

7조6812억 원.

내년 1월 총중량 3.5t 이상 대형 경유 상용차에 ‘유로6’가 도입되는 데 따라 국내 운송업계를 포함한 소비자들이 10년간 부담해야 하는 돈이다. 트럭, 특장차, 버스 등이 해당된다.

유로6가 적용되면 차량들은 질소산화물(NOx)을 kWh당 0.4g, 미세먼지(PM)를 kWh당 0.01g까지만 배출할 수 있다. 현행 유로5 대비 배출 허용량이 각각 80%, 50% 줄어든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선택적 촉매환원저감장치(SCR) △디젤분진필터(DPF) △암모니아 산화촉매장치(AOC) 등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를 달아야 하는데 그 비용이 차량 한 대에 1000만∼1500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회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차량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들 부품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추가된다.


○ 차량 가격 상승에 요소수까지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총중량 3.5t 이상 경유 상용차의 최근 3년(2011∼2013년)간 연평균 내수 판매량은 4만271대다. 차량 가격이 대당 1000만 원 오른다고 해도 향후 10년간 고객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4조271억 원에 달한다.

만약 개인이 현재 2976만 원인 현대차 ‘마이티’ 2t 트럭을 내년 2월에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차량 가격 인상분 약 1000만 원에 향후 10년간 요소수 교체 비용 1300만 원, DPF 청소비용 80만 원, 컨버터 교체 비용 1000만 원 등 총 3380만 원이 추가로 들게 된다.

차량 유지비용도 만만찮다. SCR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요소수를 주입해야 한다. 버스는 약 112.5km, 트럭은 약 92.5km 주행할 때마다 요소수를 1L씩 보충해야 한다. 총중량 3.5t 이상 경유 상용차의 연간 운행거리가 평균 12만 km라는 점과 요소수가 시중에서 L당 약 1000원에 판매되는 점을 감안하면 버스는 요소수 구입에 연간 대당 107만 원, 트럭과 특장차는 130만 원이 든다.

신차를 뽑은 지 약 8년이 지나면 SCR, DPF, AOC 등 후처리 장치를 하나로 묶은 컨버터도 교체해야 한다. 이 교체비용은 약 1000만 원이 든다. 이 중 DPF는 2년 6개월마다 점검과 청소를 해야 하는데 이 비용은 20만 원 정도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10년간 유지비용만 총 3조6500억 원을 웃돌게 된다.


○ 화물차주 “20, 30년 된 중고차 몰아야 하나”


내년부터 차량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물사업자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차를 구매하고 있다. 현대차 대형 트럭은 9, 10월 4388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8.7% 증가했다. 지난달 타타대우 화물차 판매량은 988대로 지난해 10월보다 14.8% 늘었다. 유로6는 내년 1월 1일 생산 및 통관분부터 적용되지만 자동차업체들은 재고를 내년 6월까지는 팔 수 있다. 권대열 전국개별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부장은 “앞으로 신차를 구매하기 어려운 운전자들은 중고차를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20년, 30년 된 차량을 몰고 다니면 환경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운전자의 안전에도 문제가 된다”고 우려했다.

2016년 9월부터는 사태가 더욱 커진다. 현대차 ‘포터’, 기아차 ‘봉고’ 등 1t 이하 용달화물차에도 유로6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용달화물차의 월 순수입은 평균 84만 원에 그쳐 화물차주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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