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벤츠 CLA 45 AMG ‘너무나 매력적인 콤팩트 스포츠 쿠페’

동아경제

입력 2014-05-24 09:06 수정 2014-05-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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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잘나간다고 해도 잠시 방심하면 어느새 도태되는 게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현주소다. 이런 무한경쟁에는 1등 회사도 예외가 없다. 현재에 만족해 안주하려는 순간 어느새 경쟁회사는 저만치 앞서가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랜 기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이 회사가 만들어낸 ‘자동차 역사상 최초’라는 수식어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하지만 벤츠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고 자동차 미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비결이다.

벤츠의 명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획기적인 모델이 시장에 나왔다. 바로 CLA 45 AMG 4메틱이다. 이 차는 메르세데스-AMG 설립 45주년을 기념해 개발한 AMG 역사상 최초의 4기통 고성능 차량이다.

과거 8기통이나 12기통 등 대배기량 모델만을 고집해온 메르세데스-AMG가 2.0리터 엔진을 내놨다는 것은 이들이 향후 어떤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도전은 성공할 것인지, CLA 45 AMG를 타고 본능이 이끄는 대로 달려봤다. 물론 작은 엔진이지만 ‘1인 1엔진(one man - one engine)’이라는 AMG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
#세계 젊은이들 시선 단박에 사로잡아
이 차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 젊은이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성공한 세대들이 요구하는 순발력과 질주본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도심을 달릴 때는 어떤 장애물도 앞을 가로막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신호등에 옆 차와 나란히 서있다가도, 신호가 바뀌자마자 순식간에 점이 돼 멀리 달아날 수 있는 주행능력을 뽐낸다. 이는 AMG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한 360마력 2.0리터 직렬 4기통 터보엔진 덕분이다. 1리터당 180마력을 뿜어내는 강력한 엔진(최대토크 45.9kg.m)은 이 차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6초 만에 도달하도록 만들어준다. 이런 가속은 슈퍼카까지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고성능 스포츠카와 맞먹는 수준이다. 스포츠카도 아닌 작은 쿠페가 보여주는 이런 속도감은 운전자의 쾌감을 더욱 높여준다.

여기에 콤팩트하고 탄탄한 차체도 덩치 큰 차를 멀리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매료시킨다.

차는 소형 4도어 쿠페로 전체적인 윤곽이 A클래스와 닮았다.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차체는 길이 4690mm, 너비 1775mm, 높이 1430mm로 현대차 아반떼(4550×1775×1435mm)와 비슷하다. 이런 차체는 도심을 질주하는데 적당하다. 차들로 넘치는 도로의 틈새를 비집고 다니거나, 골목골목을 마음대로 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트나 아파트, 빌딩 같은 복잡하고 좁은 주차장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탄탄하고 정확한 핸들링은 최고 강점
CLA 45 AMG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탄탄하고 정확한 핸들링이다. 작은 차체에 강력한 성능의 엔진을 얹을 경우, 대부분 차체가 엔진의 힘을 감당해내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운전자는 차량을 쉽게 제어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벤츠가 생각해낸 것이 사륜구동시스템이다. 주행상황에 따라 네 바퀴에 전달하는 구동 토크가 바뀌는 전자제어 다판 클러치 방식이다. 이는 평상시 연료효율을 위해 100%의 동력으로 앞바퀴를 굴리다가, 그때그때 주행 상황에 맞게 최대 50%까지 구동력을 뒷바퀴로 보내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트랜스미션은 AMG 스피드시프트 DCT 7단 듀얼 클러치를 적용했다.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이 차를 타고 달려보면 마치 작은 카트에 탄 듯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로 차가 움직이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단단한 하체 또한 이런 핸들링에 일조한다.


#곳곳에 고성능 AMG 유전자 심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벤츠 특유의 감성이 묻어난다. 평소 관심이 없었다면 이 차가 벤츠의 고성능 차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본다면 곳곳에 고성능차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단서들이 있다.

먼저 라디에이터그릴부터 보닛으로 연결되는 4개의 캐릭터 라인은 차의 역동성을 표현한다. 여기에 4개의 배기파이프와 커다란 브레이크 디스크 및 붉은색 캘리퍼, 19인치 대형 휠, 낮은 시트포지션, TURBO AMG 배지, 스티어링 휠의 붉은색 스티치, 붉은색 안전벨트 등이 차의 성격을 대변한다.
#폭발적인 스피드에 맞는 배기음 아쉬워
도심을 벗어나 빠르게 달리고 싶은데 노멀 모드에서 약간씩 주춤거린다고 느껴진다면 바로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패들시프트를 당기면 된다. 차가 가속페달에 즉각 반응하고 감각은 더욱 날카로워져 운전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높은 엔진회전수에서 터져 나오는 폭발력은 가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초고속영역에 진입하면 작은 차체에서 오는 한계가 분명히 느껴진다.

시승 내내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고속영역에서의 배기음이다. 저속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속도가 높아질수록 강렬해지는 AMG 특유의 폭발적인 배기음이 들려오지 않아 심심했다. 스포츠 배기시스템을 장착하면 더욱 짜릿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7개의 에어백에 갖가지 편의사양 갖춰
이 차의 공인연비는 10.6km/ℓ로 4등급이다. 하지만 본능이 이끄는 대로 화끈하게 질주한 뒤 측정한 실제연비는 6km/ℓ 내외에 머물렀다. 사흘간 일상적인 주행패턴으로 약 330km/ℓ를 달렸을 때는 평균 9km/ℓ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편의사양으로는 액티브 파킹어시스트, 어댑티브 브레이크, 제논 헤드램프, 에코 스톱앤드스타트,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고해상도 7인치 모니터, 3D 내비게이션, 후방카메라 등이 있다.

에어백은 7개가 있는데 A필러와 C필러 사이에 내장된 윈도우 에어백, 사이드 에어백, 무릎 에어백 등이 탑승자를 보호한다. 판매가격은 697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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