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孫子가 꼽은 ‘이기는 조직’의 5가지 비결은…

동아일보

입력 2014-03-13 03:00 수정 2014-03-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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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잘 싸우는 사람은 이미 승리를 만들어 놓고 싸우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 않게 승리를 얻어낸다는 뜻이다. 반면 하수가 싸울 때는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싸우는 것 같지만 그것은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몸부림과 다르지 않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은 이기는 군대와 지는 군대의 차이를 바로 이 점에 두고 있다. ‘이기는 군대는 먼저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군대다(勝兵 先勝求戰). 지는 군대는 일단 싸워 놓고 승리의 방법을 찾는 군대다(敗兵 先戰求勝).’ 이기는 군대와 지는 군대는 전쟁을 하기 전에 승리의 방법을 만들어 놓고 싸우느냐, 아니면 일단 싸워놓고 승리의 방법을 찾느냐는 점에서 구별된다.

선승(先勝)의 조건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군대는 5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위아래 모든 구성원이 같은 꿈을 가진 조직은 승리한다. 최고경영자의 꿈과 비전을 공유하는 조직이다. 둘째, 준비한 자가 준비 안 된 상대와 싸우면 승리한다. 위기에 앞서 철저히 대비한 조직이다. 셋째, 싸울 만한 상대인지 아닌지 미리 판단할 수 있는 조직은 승리한다. 승리의 가능성을 정확히 꿰뚫고 전쟁 여부를 결정하는 조직이다. 넷째, 인원과 물자의 규모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조직은 승리한다.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적당히 할당하고 분배할 줄 아는 조직이다. 다섯째, 전방의 장군이 능력 있고 후방의 군주가 간섭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인재를 뽑아 권한을 이임할 줄 아는 조직이다.

새로운 투자와 신흥시장 진출을 결정하는 일은 기업의 존망을 가르는 중요한 과제다. 백 번 승리를 거뒀더라도 한 번 투자에서 실패하면 모든 승리가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 승산 없는 사업에 발을 잘못 들여놓거나 확실하지 않은 분야에 일을 벌려 결국 기업이 망하고 직원이 거리에 나앉는 사례를 자주 목격한다. 이 시대의 경영자들은 ‘손자병법’의 선승구전(先勝求戰) 구절을 절실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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