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6기통 같은 강력 엔진에 연비는 확 줄였다… 다운사이징은 이렇게 하는거야!

동아경제

입력 2013-07-11 03:00 수정 2013-07-1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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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올 뉴 MKZ’


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운사이징’(Downsizing·경량화)은 세계적인 추세다.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기존의 동력 성능을 유지하고 연비까지 높이려는 시도는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 속에서 자동차 업계의 생존수단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다운사이징 열풍 속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업체는 미국 포드자동차다. ‘기름 많이 먹고 큰 미국차’라는 인식은 더이상 포드에 유효하지 않다. 포드의 고급 브랜드 ‘링컨’은 대표 모델인 중형차 ‘MKZ’에 2L에 불과한 엔진을 달았다. 이러한 시도는 성공적으로 판단된다. 5월 국내 출시된 ‘올 뉴 MKZ’를 시승하면서 3.5L급 엔진을 달았던 기존 모델과의 성능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올 뉴 MKZ는 외관부터 미국차 고유의 투박한 느낌과 궤를 달리한다. 링컨은 디자인 혁신을 위해 50여 명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링컨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는데, 올 뉴 MKZ는 이 스튜디오에서 탄생한 첫 모델이다. 차체 실루엣은 주로 곡선을 활용해 유려한 느낌을 준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빛나던 과거를 향한 오마주다. 1938년형 링컨 ‘제퍼’에 장착됐던 ‘펼쳐진 날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내부 디자인과 편의장치는 미래지향적이다. 변속기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레버식이 아닌, 다섯 개의 버튼으로 이루어진 버튼식 시스템이다. 중앙 콘솔장치 옆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변속이 가능하다. 레버가 차지하던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장점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음성인식장치 ‘싱크’(현재는 한국어 미지원), 전면 터치식 공조장치 조작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장치를 달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엔진이다. 포드의 2L급 4기통 가솔린 에코부스트 엔진은 3.5L급 6기통 엔진과 맞먹는 234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그러면서도 연비는 기존보다 20% 개선된 L당 10.2km이다.

실제 시승에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소음과 가속 느낌이었다. 비슷한 덩치에 심장만 줄였으니 힘을 짜내느라 소음이 나거나 멈칫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는 기우였다. 에코부스트 엔진은 6단 변속기와 맞물려 깔끔한 변속 느낌을 보여줬고, 고급차에 대한 운전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장착한 소음 저감장치는 운전 중 엔진 소리가 거슬리는 일이 없게 했다. 승차감은 기본적으로 안락한 편이지만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면 하체에 힘이 실리며 비교적 탄력 있는 코너링 성능을 보여줬다. 올 뉴 MKZ의 국내 판매가격은 4700만 원으로 독일 고급차 브랜드의 경쟁모델보다 1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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