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르노삼성, 반전카드가 없다

동아일보

입력 2012-03-05 03:00 수정 2012-03-0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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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점유율 5.1%로 추락… 한국GM과 격차 벌어져
차종 적고 신차 출시 계획도 없어 4위 자리도 불안


지난해 한국GM에 국내 시장점유율 3위 자리를 내준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3위 경쟁을 벌이는 한국GM은 도망가고, 오히려 5위인 쌍용자동차가 바짝 따라오는 형국이다. 문제는, 르노삼성차에 이 상황을 타개할 뚜렷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차는 2월 한 달 동안 5858대의 차량을 판매해 5.1%의 국내 시장점유율(상용차 포함)을 보이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인 현대자동차 ‘그랜저’(9337대) 판매량의 60%에 불과한 수치다. 르노삼성차의 2월 판매량은 1월에 비해 5.6%, 지난해 2월에 비해서는 30.5% 줄어들었다.

반면 르노삼성차와 3위 경쟁을 벌이는 한국GM은 2월 한 달 동안 르노삼성차의 2배에 육박하는 1만277대의 차량을 판매해 9.1%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여기에 만년 5위인 쌍용차는 2월 한 달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5% 늘어난 311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트럭이나 승합차 등 상용차 없이 세단(SM3, SM5, SM7)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QM5) 등 단 4개의 모델만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르노삼성차의 2월 성적표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완성차 회사 5곳 가운데 2월 판매량이 1월보다 줄어든 곳은 르노삼성차뿐이다. 르노삼성차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르노삼성차의 부진에 대해 자동차 업계에선 판매 모델 수가 적다는 태생적 한계를 지적했다.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는 몇 년째 4개 모델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며 “라인업이 적다는 것은 하나만 실패해도 회사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르노삼성차는 야심 차게 신형 ‘SM7’을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고, 이는 곧 르노삼성차 전체의 부진으로 연결됐다. SM7은 1월 850대, 2월 709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통상 자동차 회사의 실적 전환은 신차 출시를 계기로 이뤄진다. 하지만 르노삼성차는 올해 특별한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 없기 때문에 부진이 장기화할 확률이 높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신차 없이 하반기(7∼12월)에 ‘SM3’와 ‘SM5’의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만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난달 내놓은 ‘SM5 에코 임프레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하반기 페이스 리프트 모델까지 합류하면 국내 시장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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