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재하청 막는다…“영세업체 일감 끊겨” 우려도

최혜령 기자

입력 2026-04-16 18:14 수정 2026-04-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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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뉴스1
올 하반기(7~12월)부터 공공 부문에서 계약을 따낸 업체가 다시 일감을 주는 2차 도급(재하청)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도급 계약은 2년 이상을 보장하고 근로 계약도 이에 맞춰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방지한다.

그동안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면서 재하청 근로자들의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공공 부문의 착취적 하도급에 문제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재하청을 받던 중소·영세업체의 일감이 끊겨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는 데다 원청업체도 추가로 장비와 인력 등을 갖춰야 해 비용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2차 도급’ 금지하고 ‘쪼개기 계약’도 차단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공공 부문 도급 운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가 하반기 가이드라인을 만든 뒤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이뤄지는 2차 도급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건설 분야를 제외하고 공공이 발주하는 발전소 정비, 시설 관리, 청소, 경비 등 각종 계약이 재하청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신기술이 필요하거나 일시적인 업무 등에서만 ‘하도급 사전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예외적으로 2차 도급을 허용한다.

정부가 2차 도급 관행 개선에 나선 것은 재하청, 재재하청을 거치면서 저임금과 고용 불안은 물론이고 외주화 과정에서 산업안전 문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동일한 업무를 하더라도 발주기관 노동자는 350만 원 안팎을 받은 반면 하도급으로 내려갈수록 200만 원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특히 한국전력과 발전5사 등 에너지 공기업과 코레일 등 대형 공기업에서 하도급으로 인한 저임금과 안전 문제가 지적돼 왔다.  2025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김충현 씨도 발전사가 재재하청을 준 2차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이와 함께 도급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년 이상을 보장하고 근로 계약도 기간을 맞추도록 했다. 단기, 반복 계약을 차단해 도급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이번 실태 조사에서 1차 도급은 2년 이하의 계약이 76.9%였으며, 2차 도급은 2년을 넘는 계약이 없었다.

● “재하청 업체 고사 위기”

또 하청 노동자의 적정 임금을 보장하기 위해 청소·경비·시설물 관리 등 일반 용역의 최저 낙찰하한율을 높이기로 했다. 급식비, 복지포인트, 명절상여금도 정부가 정하는 총인건비 인상률 산정에서 제외해 처우 개선에 나선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재하청 업체들의 일감이 끊기면서 노동시장 내 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을 향한 하청 노조의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재하청 업체를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2차, 3차 하청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원도급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오히려 노동시장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한 경우 재하청이 인정되더라도 원도급사가 계약 수행에 필요한 인력이나 장비 등을 늘려야 해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근로자 처우 개선 등으로 전체 도급 예산이 늘면서 정부의 예산 투입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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