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ET, 한국 교육의 진짜 경쟁력으로 떠오르다[기고/김영도]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입력 2026-03-11 14:49 수정 2026-03-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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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K-Edu를 떠올리면 많은 이가 높은 대학 진학률, 치열한 입시, 우수한 학업성취도를 먼저 이야기한다. 물론 이것도 한국 교육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주요 경제국인 한국에서 세계 100위권 대학이 손에 꼽히는 현실을 보면, 입시 중심 교육이 과연 한국 교육을 대표하는 위상이어야 할지 되묻게 된다. 세계가 앞으로 주목할 한국 교육의 진짜 경쟁력은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른다. 사람을 길러 산업을 움직이게 한 힘, 그 힘의 이름은 바로 K-TVET(기술·직업교육훈련)이다.

대한민국 산업화는 공장을 세운 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설비를 돌려 공장을 움직이고 문제를 해결하며 품질과 생산성을 끌어 올린 기술인재가 있었기에 비로소 가능했다. 산업화 시대 한국 청년들에게 직업교육은 단순한 교육과정이 아니었다.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일자리를 얻고 가난을 넘어서는 길이었으며 삶의 방향을 바꾸는 기회였다. 실업계 고등학교와 전문대학, 그리고 산업현장의 훈련 체계는 한국의 고도 경제성장을 떠받친 중요한 기반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이 요구하는 기술 인재의 모습은 과거와 다르다. 1970년대 산업이 필요로 했던 인재는 기계를 다루는 기술자였다. 지금 산업이 원하는 인재는 기계와 데이터, 자동화와 인공지능(AI), 품질과 안전을 함께 이해하는 기술자다. 과거의 기술자가 정해진 공정을 정확히 수행하는 인력이었다면, 오늘의 기술자는 공정을 읽고 문제를 진단하며 기술을 현장에 맞게 다시 적용하고 개선할 수 있는 인재여야 한다. 산업은 더 이상 손이 빠른 인력을 찾지 않는다. 생각하고 연결하고 혁신할 수 있는 기술 인재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육기관의 역할도 다시 분명해진다. 실업계 고등학교는 기초 직업역량의 출발점이 돼야 하고, 대학은 고급 연구와 원천기술 개발의 중심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산업의 요구를 가장 현실적으로 교육과정에 연결하는 기관이 전문대학이다.

K-TVET의 핵심은 산업 변화와 교육 대응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교육 시스템에 있다. 전문대학은 산업 현장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더 중요한 것은 직업교육이 청년만을 위한 교육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기술의 수명은 짧아졌고, 한 번 배운 기술만으로 평생 일하기 어려워졌다. 중장년층에게 필요한 것은 길고 무거운 학위과정이 아니라 산업 변화에 맞춰 빠르고 유연하게 역량을 전환할 수 있는 교육이다. 필요한 내용을 짧은 단위로 학습하고 곧바로 현장에 적용하는 마이크로러닝(Microlearning) 기반 전환교육은 중장년층에게 특히 유효하다. 청년의 첫 출발과 중장년의 재도약을 함께 책임질 수 있을 때 K-TVET은 비로소 완성된다.

이제 시선을 세계로 넓혀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많은 국가가 한때 한국이 겪었던 문제를 겪고 있다. 산업 변화에 뒤처진 교육 체계, 부족한 기술 인력, 교육과 일자리 사이의 미스매치가 그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학교 건물이나 장비가 아니다. 산업과 교육을 연결하고 기술을 일자리로 이어주는 교육 시스템이다. 한국은 그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다.

따라서 K-TVET의 해외 확산은 단순한 교육 서비스 수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육과정, 교원 양성, 자격 체계, 산학 협력, 현장 실습,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묶은 인재 양성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문대학이 있어야 한다. 산업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질적으로 기술 인재를 길러온 기관이기 때문이다.

K-Edu의 경쟁력은 바로 K-TVET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문대학이 있다. 산업화 시대 한국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었던 TVET은 이제 해외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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